이정헌 의원 “5년 만에 꺾인 출연연 기술료... 과감한 기술사업화로 담대한 도전 나서자”

- 작년 전체 출연연 기술료 수입 전년 대비 약 40억원 감소... 5년간 상승세 꺾여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3개 출연연 중 12곳 기술료 수입 일제히 하락 - 현장에선 “R&D 삭감 여파” 지적... 기업 기술투자 침체도 원인으로 꼽혀 - 전담인력(TLO) 3곳 제외하고 모두 순환근무... 전문인력 비율도 감소 - 이 의원 “기술사업화 조직의 운영 안정화 필요”... ‘케네디 달 탐사 연설’ 눈길

2024-10-17     이원주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17일 국정감사에서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기술이전 수입료가 5년 만에 감소했다며 전담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수요 중심의 기술개발로 국가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높이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먼저 1962년 미국 존 F.케네디 대통령이 라이스 대학에서 했던 ‘달 탐사 연설’로 질의를 시작했다. 이 의원은 “미국이 아폴로 프로젝트에 성공하며 개발된 원천 기술들이 비즈니스로 이어지며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라며 “국가 과학기술 투자가 기술사업화를 통해 미래 성장 엔진을 만들 수 있다는 교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이 공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의 ‘출연연 기술료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22년 1241억6400만원이던 전체 출연연 기술이전 수입료는 작년 1201억6600만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전 수입료는 크게 기술에 대한 대가를 고정 금액으로 지급하는 ‘정액기술료’와 매출 및 이익 등에 따라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경상기술료’로 나뉘는데, 정액기술료가 지난해 감소했다. 그만큼 신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규모가 적었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3개 연구기관 중 12곳이 2023년 기술료 수입이 일제히 감소했다. 특히 출연연 맏형격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22년 기술료 수입이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으나 지난해 70억원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와 함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출연연 현장에서는 정부의 R&D 예산 삭감 여파를 원인으로 꼽는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들이 기술이전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더군다나 올해는 상용기술에 대한 정부의 R&D 예산이 크게 삭감되면서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매해 시장 상황과 대형 투자 계약 체결 여부 등이 변수로 작용하긴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기업들의 수요가 높은 기술 개발이 적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지갑이 닫혔다는 평가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기술투자가 인색해진 상황에서 당장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만한 기술에만 투자했다는 것이다.

출연연의 기술사업화 전담인력(TLO : Technology Licensing Office)도 수년간 정체 상태다. 이 가운데 변리사, 기술거래사, 기술가치평가사 등 전문인력 비율은 되레 감소했다. 특히 이들 기관의 TLO 전담 인력 대부분은 순환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 3곳(ETRI, 철도연, 화학연)만이 TLO 부서 내에서만 인사 이동을 하고 있다.

전체 23개 출연연 예산이 2023년 대비 올해 삭감된 것도 결정타가 됐다. 이 의원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 R&D 예산을 다시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나 여전히 17곳(74%) 출연연의 내년도 예산은 2023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과학기술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국가적 연구 성과가 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출연연 기술사업화 조직의 인력 운영 측면에서 안정성을 높이고, 기술사업화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대한민국도 아폴로 프로젝트처럼 새로운 국가적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담대하게 도전하고, 그 성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는 나라가 돼야 한다”라며 “그 중심에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23개 출연연이 역할을 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지적대로) 문제가 있다.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