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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살이는 파도치는 바다와 같다. 무엇을 가까이하고 사느냐에 따라 사람의 생활과 모습이 바뀌게 된다. 산을 가까이하고, 산 사람은 산에 가면 산처럼 과묵하고, 질긴 생명의 힘을 지니게 되고, 바다를 가까이하고 산 사람은 거센 파도를 헤쳐 나가는 마음으로 세상을 헤쳐 나간다. 물이 흘러가듯 흘러가는 인생의 법도를 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어느 한순간도 고요한 안식을 약속하지 못하는 요즘, 거칠게 파도치는 인생의 바다를 당당하게 항해해 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이 고해(苦海)의 바다속에서 누군들 어렵고 힘들지 않겠는가. 누군들 한 때 좌절의 길목을 서성이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큰 용기와 지혜로 어려움을 딛고 당당히 일어서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높은 지위와 명예, 부를 가졌다고 해서 그 삶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진정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순간순간 닥치는 위험을 지혜와 용기로 맞서 헤쳐나가고, 주어진 역경을 기회로 삼아 시작의 의미로 받아들일 줄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들에게 좌절이란 덧없는 것이다.이들은 흘러간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오지 않은 미래에 겁먹지 않으며, 현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 자신의 시간을 충실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들이다.살아가면서 인생에 역경 한번 없이 편하기만을 기대하는 것은 소용없는 것이다. 아무런 약속도 주어지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 속에는 언제 어디서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조금이라도 나태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위험은 높은 파도가 되어 모든 것을 휩쓸고 갈 것이다.특히 마음이 중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음의 중심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노 없는 배처럼 길을 잃고 넓은 바다를 한없이 표류하는 신세가 된다.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만 바로잡는다면 우리는 그곳에서 새로운 꿈을 꿀 수도 있다.살면서 가장 슬픈 것은 마음을 잃는 것이다. 비록 가진 것을 다 잃었다 해도 희망을 향한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잃지 않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상실과 소유가 별 개의 것이 아니다. 상실이 곧 소유이고, 소유가 곧 상실이 되는 자유로움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재산이다. 그 어떤 상황에 쉬이 무너지고, 욕망에 쉬이 이끌려 행복과는 정반대인 불행의 길을 걷는다면 사람의 가치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올해부터는 자신을 들여다보자. 그러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지금 어느 길을 가고 있고, 어떤 모습으로 서있는지 스스로 아름답지 못하다고 느껴지면 가던 길을 중단하고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지워야만 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배워야 한다. 처음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행복에 이르는 길을 분명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갑진년에는 우리들의 삶의 아름다운 날들을 위해 허세와 위선을 모두 떨쳐버리고 자신을 비워보자. 그리고 진실된 삶의 진리를 찾아 돌아가자. 싸우고, 속이고, 미워하는 우리들의 세상살이가 큰 짐이 되어 찾아온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뉴스 | 서대문자치신문 | 2024-02-14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