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된 파리바게뜨 신정네거리역점 이근배 대표
상태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된 파리바게뜨 신정네거리역점 이근배 대표
  • 강서양천신문 남주영 기자
  • 승인 2017.01.03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달 하루 매출의 절반 기부…"마을에서 번 돈 마을 위해 써야"
이근배 파리바게뜨 신정네거리역점 대표

무려 4년여, 빵가게를 하며 한 달 중 하루를 정해 그날 매출의 반을 기부해왔다. 작다고 하면 작고 크다고 하면 컸을 기부금들이 차곡차곡 쌓여, 어느 새 1억 원이라는 큰돈이 되었다. 신정네거리역 1번 출구 근처, 파리바게뜨 신정네거리역점 이근배 대표<사진>의 이야기다.

지난달 12일 사회복지모금회 사랑의열매는 파리바게뜨 신정네거리역점 이근배 대표에게 ‘아너 소사이어티’의 회원이 되었음을 인증하는 상장을 수여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란 1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기부한 개인 기부자들이 가입하는 기부클럽이다. 흔치 않은 명예를 얻게 된 이근배 대표를 만나 소감을 묻자,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다.

“어깨가 무거워진 느낌이에요. 상을 받았으면 그만큼 더 잘 해야 하니까요. 앞으로는 더 잘 해야지요.”

이근배 대표는 18살 때 서울로 상경해 빵 공부를 시작한 이후 줄곧 빵가게를 해왔다. 신정네거리역 근처에서 매장을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한 해 정도 운영을 하다 보니 목표했던 만큼의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기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전부터 기부는 연말이라든지 기회가 될 때마다 해오고 있었어요. 돈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밥을 못 먹고 살 정도로 힘들지도 않으니까요. 이왕이면 마을에서 번 돈이 마을에서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접 동사무소를 찾아가 의논했지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한 달에 하루 가게 매출의 절반을 집안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내놓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기부가 4년 동안 줄곧 이어졌다. 재개발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이주하고 매출이 떨어지는 등, 가게를 운영하면서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럴 때면 기부를 잠시 중단할까 하는 생각도 들곤 했다고. 하지만 이제는 기부를 끊는 것도 쉽지 않다고 이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처음 기부를 시작했을 땐 매출이 좋아서 기부 금액도 많았어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에 충분한 금액이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매출 하락과 동시에 기부금도 줄어들어서, 장학금의 부족한 부분을 재단과 구청 측에서 지원해줄 정도에요. 그래서 2년 전부터는 12월에는 하루 매출액의 전부를 기부하고 있어요.”

매출이 떨어졌는데도 기부의 비율은 늘어났으니,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늘 몸에 배어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에 대한 공을 이 대표는 다른 사람들에게로 돌렸다. 아내와 아들, 그리고 자기 일처럼 매장을 돌봐주는 매니저들이 있는 덕분에 기부도 할 수 있고 또 다른 하고 싶은 일들도 할 수 있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누구나 소신껏, 편하게 기부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이근배 대표

“스스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매니저님들이 가게를 참 잘 돌봐주시거든요. 때로는 ‘어느 학생이 꿈나무카드를 가지고 오는 걸 보니 집안이 힘든 것 같은데, 인사도 참 잘 하고 착하다’며 장학금을 받을 만하다고 추천해주기도 하지요. 그렇게 장학금을 준 학생도 더러 있고요. 그런 분들 덕분에 작년 한 해도 잘 지낼 수 있었던 거죠.”

앞으로도 이 대표는 꾸준히 매달 하루 매출액의 절반을 기부할 계획이다. 2017년을 시작하는 마음가짐을 묻자, “해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 든다”고 의욕을 보여준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격려의 말을 남겼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자기가 어떻게 또 얼마만큼 노력하느냐는 모두 자기 마음먹기에 달려 있잖아요.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기부는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누가 꼭 ‘이만큼은 기부해야 한다’고 정해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소신껏, 편하게 기부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이 대표는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점점 더 많아진다면, 세상은 보다 따듯해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