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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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민주주의
  • 신상균(대한노인회 자문위원, 민주평통 동대문구협의&
  • 승인 2019.05.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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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로동의 술집 앞에서 여성경찰이 난동을 부리는 취객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여경 다 없애라는 비난성 글들이 올라왔다고 한다.

만약 그 여경이 물리력을 동원하여 그 취객을 다치게 하였다면 공권력 남용이라고 또 청원하지 않았을까...

 

#안국동 현대사옥 앞에서 시위하던 민노총 조합원들에게 경찰관들이 집단폭행 당했다.

"힘이 없어서 맞겠나, 진압하다 과잉이라고 처벌받느니 때리는 대로 그냥 당할 수밖에" 반대로 시위대가 맞았다면 경찰청장, 장관 날아갔을 것이란 자조와 체념이 작금의 국가 공권력 현실이다.

 

우리 국민들이 진정 민주주의를 운위할 수 있는 자질과 소양이 역부족인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본다.

서구인들은 "감정은 반드시 이성의 통제를 받아야한다."고 어릴 때부터 기본 덕목으로 교육 시킨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권리에 앞서 의무가 먼저요, 양보와 배려가 우선이라는 것은 교과서에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지켜야 할 철칙이다.

흔히 우리의 국민성을 말할 때 한의 민족이요, 감성적 민족이라고 한다.

정도 많고 눈물도 많다. 일이 닥치면 머리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매사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다분하다.

그러다보니 비이성적이요, 과거 집착형이 되기도 한다.

내 친척이나 나와 가까이 지내는 이웃은 무조건 감싸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멀리하고 경원시 하는 예가 허다하다.

또한 과거에 섭섭한 일이나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을 두고두고 잊지 않고 가슴에 담고 산다.

우리 국민들의 준법정신에 빨간 불이 켜져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기와 연관된 사건이나 사안에 대해서는 지극히 관대해 주길 바라면서도, 남들에게 관대하면 부정이다 불법이다 하면서 비난하는 내로남불의 관념이 널리 팽배되어 있다.

미국이 이질적인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이면서도 순탄하게 굴러가는 것은 국민들의 철저한 준법정신 및 엄정한 법 집행 때문이다.

도로에 선 한줄 그어놓고도 선 안쪽에서 하는 시위는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시위로 인정하지만, 규정을 준수치 않고 선을 조금만 벗어나도 폭도로 간주하고 심하게 제재와 처벌을 해도 순순히 받아들이고 감수하는 시민정신과 법 집행으로 인해 오늘의 번영된 세계 최강대국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국민 대다수가 즐기는 고스톱은 지방마다 치는 장소마다 규칙이 다르다.

각자 취향대로 서로 합의하여 정하는 것이 규칙이고 고스톱법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격언대로 그때그때 정하는 고스톱 규칙은 잘도 준수한다.

그건 왜?

정한 법대로 하지 않으면 판이 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법은 준수치 않으며 민주주의호에 승선하여 항해하고 있으니 항로가 순탄할 수 없는 것이다.

고스톱 규칙을 지키지 않아 고스톱판이 깨지는 것은 안되고, 국법을 준수치 않아 나라가 어지러워지고 깨어지는 것은 괜찮은 것인지~

우리 모두 그동안 방종으로 헝클어진 아집과 독선을 던져버리고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

헝클어진 머리를 빗어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결코 서둘러서는 안되는 것이 머리 빗질이다.

어린 시절에 가끔 어머니가 서둘러 학교에 보내야 할 어린 딸에게 함부로 해대는 빗질 때문에 눈물을 찔끔거리는 여자 아이들을 심심치 않게 보았었다.

머리카락이 엉켜있으면 무작정 잡아당기지 않고 우선 얼레빗을 머리카락 사이로 깊숙이 집어넣어서 대강 풀어낸 다음 한 자락씩 잡아서 물을 발라 참빗으로 빗으면 단정한 머리가 된다.

무작정 잡아당기지 않고 인내심과 침착함으로 한 가닥 한 가닥 빗어내려야 한다.

우리의 민주주의도 네 탓 내 탓 하면서 과거에 머물지 말고 화해와 용서, 배려의 용광로에 5,200만 국민 모두가 하나로 용해되길 희망한다.

원한을 소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용서다.

원한이란, 버리지 않으면 자기 몸을 끊임없이 할퀴고 상처내는 비수(匕首)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뼛속까지 아주 깊이 뿌리를 박고 파괴하는 심근성(深根性) 독초라고 한다.

원한을 가슴에 묻어두면 고통을 주는 상처일 뿐이지만, 잊고 버리면 자유를 누릴 수 있고 나도 베푸는 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용서다.

대한민국의 소위 지도층이라고 자부하는 끗발, 돈발, 말발, 글발 있는 분들부터 대오각성하고 화해와 용서의 향도(嚮導)로서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호가 온전히 그리고 순탄히 항해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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