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시대의 예술 읽기로 현 시대를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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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시대의 예술 읽기로 현 시대를 살아갑니다”
  • 강서양천신문 남주영 기자
  • 승인 2017.01.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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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함께 공부하기, 고미술에 담긴 사람과 예술의 이야기
유승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겸재정선미술관은 오늘(13일)부터 2017년 겸재 함께 공부하기 <조선과 중국명가들의 회화감상과 제화시 읽기> 강좌를 시작한다. 13일 첫 강의를 시작으로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오전에 열리는 강의는 12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진행된다. ‘겸재 함께 공부하기’의 강사로 고미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전해주고 있는 유승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사진>을 만났다.

18세기 조선시대의 그림과 서예를 전문분야로 삼고 있는 유 위원은 작년에도 ‘겸재 함께 공부하기’ 프로그램의 강사로 활약했다. 특히 올해는 옛 그림과 글을 보되 18세기라는 시대에 집중하는 한편 문화권역은 넓혀 상반기에는 조선의 인물을, 하반기에는 중국의 인물을 중심으로 다룰 계획이다.

“18세기를 살았던 특수한 인물들과 그들이 남긴 글과 그림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그들의 특수한 성향에서 역으로 그 시대의 보편성을 보는 것이죠. 동시대를 살았던 다른 사람들이 남긴 전기를 중심으로 각 인물들을 살펴볼 생각입니다. 전기라는 것은 예를 들어 기사처럼 객관적인 글이 아닌, 의도를 가지고 쓴 주관적인 글이에요. 따라서 제대로 보려면 글쓴이가 처했던 상황이 어땠는지도 파악해야 하지요. 강좌를 통해서 사람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혹자는 고미술을 ‘현실과 동떨어진 분야’라고 하지만, 유 위원은 고미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본 강좌가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리고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예술이 많은 것을 상실한, 때로는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깃발처럼 지켜야 하는 것이 있지요. 현실에서는 찾기 힘들지만 마음속으로는 높은 곳을 지향하며 살아가야 해요. 저는 강좌를 통해 아주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예술이란 아주 근본적인 것을 매우 창의적인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건 분명 삶에 있어 마음속에 품고 살 만한 것이 아닐까요?”

분명 고미술은 쉽지 않은 분야다. 하지만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배움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 덕분에 겸재정선미술관의 강좌는 빛을 발한다.

“비슷한 주제로 다른 곳에서 강의를 해보았지만 어렵다는 평이 참 많았어요. 특히 텍스트를 읽는 것은 그 이면과 행간, 사용된 어휘의 범위, 의미의 층위 등을 모두 계산하며 읽어야 하니 어려울 수밖에요. 하지만 겸재정선미술관의 수강생 분들은 어려운 공부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대한 태도가 다르달까요.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공부가 주는 재미를 아시는 분들이에요.”

열정적으로 배움에 뛰어드는 수강생들을 만난 자신이 오히려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하는 유 위원은 올해도 계속해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러 올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배움으로 지식에의 갈증을 달랠 새로운 수강생들을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오래 전 사람들이 누리던 예술을 현대에 다시금 꺼내보고 지금 시대의 가치와 견주어보는 독특한 울림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미술관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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