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 서른 명이 바라본 오늘날의 경교명승첩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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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서른 명이 바라본 오늘날의 경교명승첩 풍경
  • 강서양천신문 남주영 기자
  • 승인 2017.01.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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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정선미술관, 할아텍의 <겸재와 함께 옛길을 걷다> 展 개최
<겸재와 함께 옛길을 걷다> 展을 준비한 할아텍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겸재정선미술관(관장 이석우)에서 미술관의 2017년 첫 기획전인 할아텍의 <겸재와 함께 옛길을 걷다> 전(展)이 열리고 있다. 겸재와 같은 끊임없는 탐구실험정신으로 자신만의 창조적 화풍을 추구해온 작가단체 할아텍은 2014년과 2015년 2차례에 걸쳐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전시를 진행한 인연이 있다. 올해 전시에는 할아텍의 작가 30명이 참여해 겸재 정선의 ‘경교명승첩’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진행을 맡은 할아텍 정채희 작가는 “이전 두 차례의 전시를 치르는 동안 작가들이 겸재 정선을 어떻게 자기 식으로 풀어낼 것인지를 큰 숙제로 가졌다면, 이번 전시는 온전히 겸재가 남긴 그림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전시를 소개했다.

겸재 정선이 양천구에서부터 양수리 일대까지의 풍광을 그린 ‘경교명승첩’은 소박한 정서로 우리 산천의 옛 모습을 담담히 그려낸 화첩이다. 지금은 개발로 인해 옛 모습을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여전히 산천의 골격은 남아서 겸재가 보았던 모습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유추할 수 있었을 것. 할아텍의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당시의 겸재가 걸었던 산천의 고유한 선을 유추하고, 현재의 풍경 속에서 음미하며 작가 나름의 방법으로 재구성했다.

작가단체의 전시로 여러 작가들이 참여하는 만큼 전시장에서는 각양각색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정채희 작가의 <木覓夜月>은 목멱산의 풍경을 작가가 즐겨 쓰는 소재인 옻을 써서 옻 특유의 묵직한 색채로 표현했다. 장순원 작가의 <목멱조도> 역시 목멱산을 바라본 풍경이다. 하지만 장 작가의 작품에서는 밝고 따스한 서정이 느껴져, 같은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의 시선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황인선 작가의 <개화사>는 노란 바탕의 커다란 캔버스에 선으로 표현된 산수 풍경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작품이다. 궁금함에 한 발짝 다가가보면 그 윤곽선들이 모두 밥풀을 이어 붙여 완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밥을 짓는 시간과 어떤 재료를 섞어 밥을 지을지 등을 고려하며 여러 번 밥을 짓고, 그렇게 해서 표현된 밥풀의 다양한 색깔로 동양화 특유의 먹의 농담을 표현함으로써 진경산수를 오마주했다.

유화, 동양화, 조형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며 이들을 아우르는 ‘겸재’라는 큰 테마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다. 전시는 이달 18일까지 계속된다. (02-2659-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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