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해 희생했던 전우들이 동대문구 위해 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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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희생했던 전우들이 동대문구 위해 봉사합니다"
  • 동대문신문
  • 승인 2019.09.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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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서울시지부 동대문지회 지회장 송세영

송세영 지회장

일제강점기에 이어 6·25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리나라가 발전에 초석을 다진 것은 누가 뭐래도 베트남 전쟁의 참전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약 10여 년간 이어진 베트남 전쟁에는 당시 우리나라 청년 32만 5천여 명을 파병해 68억 달러라는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였다. 이 외화를 통해 각종 산업의 토대를 다졌으며,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대국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베트남전 참전으로 인한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나라의 20~30대의 젊은 청년 5,099명이 전사됐다. 또한 미군이 울창한 산림을 파괴하기 위해 살포한 다이옥신 함유 고엽제 살포로 인해 베트남전쟁 참전 용사들은 아직까지도 질병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본지는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서울시지부 동대문지회 송세영 지회장을 만나 당시의 이야기와 단체에 대한 봉사활동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고엽제는 살인 무기

미국은 베트남전쟁이 시작되던 1960년대 초부터 1971년 살포가 중지될 때까지 비행기로 4400만 리터의 고엽제를 베트남 주요 작전지역에 고엽제를 살포했다. 이때 뿌려진 고엽제 성분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170㎏의 다이옥신이 포함돼 있었다. 초미량 불순물인 다이옥신이 인체에 들어간 뒤 5~10년이 지나면 각종 암과 신경계 마비를 일으키는 등 인체건강장애가 보고됐고, 그 이후로 2년이 지난 1971년에서야 다이옥신 성분이 함유되어 있던 제초제 살포가 중지된 것이다. 이후 국제연합(UN)은 고엽제를 '제네바의정서'에서 사용금지한 화학무기로 보고 베트남전쟁 이후 고엽제의 사용을 감시하고 있다.

고엽제는 토양과 지하수 등 살포된 주변지역 일대의 생태환경과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고엽제에 오염된 토양으로 인해 흙속에 있는 미생물의 세포형태가 변해 토양은 죽음의 땅으로 변했으며, 최종 포식자인 인간 체내에는 발암물질이 축적되어 각종 질병을 유발시켰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중 상당수는 두통, 현기증, 가슴통증과 각종 피부질환 등 현재까지 고통을 겪고 있으며, 폐암과 전립샘암 발병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인체에 축적되어 혈관을 손상시킨 경우 심장질환이나 손발 저림, 운동신경 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송세영 회장은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던 모든 용사들이 고엽제 피해자라도 보면 된다. 전투 중 직접적으로 고엽제 물질에 노출된 사람도 있었고, 강가나 지하수에 스며든 고엽제 물을 마신 사람도 있어 모든 참전용사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다"며 "다만 그 피해 정도에 따라 검사를 통해 고엽제 후유증 환자 등급을 받아야 피해자로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베트남전 고엽제 문제는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미국 측 주장으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도 미국 다우케미칼사와 몬산토사를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형국이다.

 

■ "우리는 국가 발전 위해 목숨 받친 애국자"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들 35만 5천명은 무려 68억 달러를 외국에서 벌어들였다.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이 1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인 것.

송세영 회장은 "당시 나라가 가난해 무조건 아끼면서 전쟁을 치렀다. 미군에서 지급받은 군수품도 아끼고 절약해서 한국으로 돌려보내 68억 달러 외에도 엄청난 수익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일념에 모두가 아끼고 절약했다"며 회상했다.

이어 송 회장은 "모두가 고엽제에 노출돼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들 모두 환자이지만, 안타깝게도 고엽제 후유증 등급을 받지 못해 고엽제 환자로 인정받지 못한 것도 아쉽다"며 "고엽제 후유증은 당장은 아니어도 계속해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물질"이라고 말했다.

 

■ 60여 년 전 국가위해 목숨 바쳤고, 지금은 동대문구 위해 봉사자로 나서

동대문구 고엽제전우들은 60여 년 전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현재는 동대문구를 위해 봉사자로 나서고 있다.

큰 봉사가 아니라고 겸손을 아끼지 않은 송세영 회장은 "고엽제전우회는 모두 고엽제 후유증 등급 판정을 받은 이들로 일반인의 몸이 아니다. 그리고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들로 모두 고령의 나이라서 큰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는 월 1회 장한평 일대를 시작으로 답십리지역까지 환경정화 활동으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송 회장은 "고엽제전우회가 사실 정치적인 개입으로 여론이 안 좋았다. 우리 동대문구지회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도 불려나갔던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 단체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한다고 느껴 제가 회장이 되고(2018년 12월 취임) 나서부터는 일절 참여에 반대하고 참여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밝힌 뒤 "앞으로 우리 동대문구 고엽제전우회는 보다 의미있는 단체로 발전되길 바라고,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회원 중에는 소령 출신 전우도 있고, 경찰로 퇴직한 전우들도 여럿 있다. 이들의 재능을 활용해 학생들 등굣길 교통봉사를 준비 중이다. 또한 힘이 되는 한 관내 봉사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국가에 헌신 전우들, 국가 예우 강화 필요성 느껴

국가 발전을 위해 먼 이국으로 건너가 목숨 받쳐 돌아온 이들에게 아직까지 우리나라 정부는 찬밥신세다. 더군다나 평생 후유증으로 언제 암으로 번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은 항상 국가가 예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세영 회장은 "국가유공자로 월 30만원 수준으로 받고 있지만, 늙고 힘없는 전우들은 이것으로 약값도 안 된다"며 "특히 각 구별로 다른 보훈대상자 위로금이 있는데 동대문구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월 2만원이다. 서울 다른 구는 월 10만원도 있고, 15만원도 있다. 너무나도 차이난다. 아울러 강화도의 경우 보훈대상자 위로금을 서울보다 더 많이 주겠다고 이사를 오라고 유혹하기도 한다. 우리가 이제 더 살아갈 날이 많지 않다. 이제 몇 남지 않은 전우들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동대문구가 위로금을 더 올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 회장은 "회원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사무실 운영비와 활동지원금도 늘려 전우들의 사기진작에 힘써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엽제전우회 동대문지회의 매월 정기 환경정화 활동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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