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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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단상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19.11.2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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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경 대표이사(부동산박사)㈜민경석사컨설팅 /

㈜코리아부동산경제연구소

매년 11월 말, 이때쯤 되면 한 해 동안 미루어놨던 일이든지 결산을 봐야하는 일이든지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통상 12월이 회고의 시간이라고 들 하지만, 기실 12월은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 벌려 놓은 사업들, 기타 여러 잡다하게 소원한 감정들까지 소환되다 보니, 여기저기 불려 다녀서 정작 차분한 시간을 갖기에는 오히려 11월이 낫기도 하다.

올해를 돌이켜 보면 개인 입장부터 국가 질서 및 국제 질서를 보더라도 회고하여 가히 즐겁지가 않음은 맞는 듯하다.

각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14일은 교육계의 최대의 행사이자, 고등학생에게는 인생의 전환기를 위한 첫 관문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었는데, 사회가 떠들썩하게 기회 균등과 정의, 공정이라는 최대 이슈에 헛되이 파묻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착잡한 시험일 듯하다.

일반인과 약자 및 소외 받는 사람들에게도 ‘먹거리’라는 관점에서 올 농사와 추수가 그리 넉넉한 한 해가 아니었음은 공통의 느낌이다. 이러한 상황은 바로 엊그제가 바로 문제인 정부의 마라톤의 반환점이었으니 그에 대한 갑론을박 평가가 그대로 투영된 듯하다.

한편 국내의 정치적 관점 내지 경제사관의 관점에서 보아도 1945년 이후에 대한 정치와 경제의 이데올로기 내지 패러다임에 대한 평가가 촛불혁명의 문민정부 반환점과 맞물려 정치 개혁에서의 정의, 경제 복지의 관점에서 국내 소득주도정책이 옳은가 아직도 역시 개발주도경제가 옳은가에 대한 선택이 국제 정세와도 맞물려 인식의 큰 전환기적 국면인 듯하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입장도 근본부터 총체적으로 인식 전환의 기로에 있는 듯하다. ‘카쓰라-테프트 밀약’에서 출발한 미국의 배신적 행태가 트럼프 정권에 와서는 혈맹, 우정, 지구 평화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한국에게조차 미국 스스로가 ‘한국 용병’임을 자처하면서, 오로지 ‘money’만을 강조하는 처지로 전락한 것을 보면서, 미국의 건국 정신인 ‘청교도적 프론티어 정신’이 이젠 미국에서 사라지는 듯하여 안타깝다.

한편 동아시아의 역사상 그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이 있는 ‘혼내’의 국가인 일본은 과연 인간 존엄에 바탕을 둔 민주 국가이며, 우리에게 우방인지조차도 애매하다. 심지어 혈육의 국가를 자처한 북한마저도 돈 구걸하려 손 벌렸다가 안 되니까 핵무력에 의존하려는 행태를 보면서 ‘혈육지정’이라는 감동도 정권자 그들만의 리그인 ‘정권 보장’을 위해서는 기꺼이 공허한 헛수사일 뿐이며, 혹여 이러다가 저 멀리 사라졌던 고색창연한 단어인 ‘북한 괴뢰집단’이 다시 나올까 저어된다.

이렇듯 우방과 혈맹이 돈 타령과 인간성 부정의 지도자에 의해 휘둘릴 때, 차라리 일관하여 지조나 있는 중국이 밉지나 않음은 유독 올해 11월이 주는 늦가을 단상이다.

그러나 올해가 이렇게 모두 암울한 것만은 아니리니. 거시적 암울함을 소시민들의 작은 걸음 속에는 비록 크게 드러나 보이지 않아도 작게 작게 보듬고 가는 모습을 작년이든 올해든 강물 밑바닥에 흐르는 물처럼 단단히 있음이 발견한 것은 행복이다. 모쪼록 나머지 기간에 퍼트려졌던 문제는 정리되고, 12월은 내년의 희망을 가족과 설계하는 행복한 달이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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