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문봉선,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 수상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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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문봉선,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 수상 기념전
  • 강서양천신문 남주영 기자
  • 승인 2016.11.0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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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정선미술관서 오는 12일까지 개최
한국화가 문봉선 작가

겸재정선미술관(관장 이석우)은 지난 28일부터 2016년 제7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선정 작가상을 수상한 한국화가 문봉선의 전시 〈문봉선_인왕제색〉 전(展)을 진행하고 있다.

문봉선 작가〈사진〉는 멈추지 않는 탐구실험정신과 안주하지 않는 자세로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열정적 모습이 겸재와 닮은꼴이라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문봉선 작가는 겸재 정선을 어떻게 생각할까?

“부지런하고 손재주와 안목이 뛰어나고, 정치적 능력에 말주변도 있고 또 낭만과 카리스마도 있었지요. 겸재 정선은 모두의 찬사를 받을 만한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말년에 ‘인왕제색도’와 같은 걸작들을 탄생시키면서 진가를 발휘했지요. 저 역시 앞으로 더 정진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듭니다.”

‘한국화는 기본기가 60년’이라며 거듭 겸손을 표하지만, 문봉선 작가는 1986년 동아미술상 수상으로 데뷔한 이후 30년 동안 쉬지 않고 소재에 대한 끈질긴 연구를 토대로 한 깊이 있는 작품 활동을 해온 한국화의 대가다. 데뷔 당시에는 현대성이 가미된 수묵풍경화를 그렸지만 서른 살 되던 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산을 그리기 시작했다. 산골짜기 너럭바위에 앉아 산을 그리고 또 그리며 본격적으로 산수화를 탐구했다.

 

비온 후 인왕산 144x368cm 지본수묵 2016

“1994년에 첫 산수화 전시인 〈북한산〉 전을 열었을 때 전시장 한쪽에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모사한 그림을 걸었어요. 그때 법고창신(法古創新)에 대한 마음도 드러났지요.”

20여 년 전 겸재의 그림을 모사하며 만났던 인왕산을 이번에는 직접 걷고 바라보며 새롭게 그렸다.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전시를 연다는 것과 최근에 인왕산이 보이는 통의동으로 이사를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산세가 어떻게 흐르는지 물은 또 어디로 향해 가는지를 매일 둘러보는 동안, 골산에 드러난 바위들이 자꾸만 마음을 두드리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마침내 치마바위를 비롯해 인왕산의 풍경과 인상들이 하나둘씩 화폭에 담기게 됐다.

“풍광이 좋고 또 정기랄까, 그런 기운이 느껴지는 산이에요. 그리고 서울의 얼굴과도 같은 산이면서 겸재 정선이 그린 한국화의 얼굴이기도 하고요. 이 모든 걸 하나로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소재가 바로 인왕산 치마바위였습니다.”

작가의 인왕산 그림들에 대해 홍익대학교 김이순 교수는 “윤택하고 진한 먹과 활달한 필획만으로 인왕산의 묵직함을 유감없이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또 “겸재 이후 인왕산을 본격적으로 그린 화가는 문봉선이 처음이 아닐까” 덧붙이고 있다.

문봉선 작가는 이 전시를 시작으로 향후 더 많은 인왕산 그림을 그릴 계획이다. 또 지금까지 수많은 개인전을 통해 보여준 익숙하고도 다양한 소재들은 인왕산 그림을 모두 그린 후에도 계속해서 다채로운 세계를 선보일 것임을 예감케 한다.

“결국 가장 평범한 것이 제일 좋은 것이죠. 꽃 한 송이를 그리더라도 그 안에서 세계와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해요. 촉촉하게 내리는 비처럼 사람의 마음을 적시는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한 지역에 어떤 나무가 사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사는가 그리고 살았는가 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일이다. 겸재 정선은 현재의 강서구에서 현령을 지내는 동안 한강과 한양 일대의 풍광을 그린 걸작 ‘경교명승첩’을 남겼다.

이렇듯 겸재의 화혼이 서렸던 곳에서 겸재의 후학을 자처하는 문봉선 작가의 전시 〈문봉선_인왕제색〉 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가 끝나는 11월12일이 지나기 전에 꼭 한 번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옛 사람들이 아름답다 칭했던 것을 지금의 사람들이 이어받아 더욱 아름답다고 칭하는 법고창신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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