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마스크 판매 헌신, 약사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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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 판매 헌신, 약사님들 감사합니다"
  • 동대문신문
  • 승인 2021.01.2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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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가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를 꼽는다면, 국민 누구나 '코로나', '마스크', 이 두 단어를 떠올릴 듯합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우리의 생활을 너무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건강을 위협하고 서로의 관계를 멀리하게 하는 이 질병이야 말로 모든 분야에서 총력을 다해 퇴치하여야할 존재임이 틀림없습니다. 전 세계는 지금 코로나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최첨단의 무기와 의학, 과학을 앞세운 인류가 위대 하다고는 하지만 급속도로 퍼져 나가는 이 작은 바이러스 앞에는 우리 모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약사로서의 저의 하루는 오늘 판매할 마스크 수량을 체크하는 일로 시작합니다. 성인용, 소아용, 얼굴이 작은 여성용 등 편의에 맞는 마스크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주말엔 가족 모두가 시간을 내어 마스크를 구하러 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 공급량이 꾸준히 지켜질까 등 걱정이 많이 됩니다. 나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인 마스크는 이제 모두의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이 질병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어느 순간 약국에서도 어떤 경로를 통하든 마스크를 사입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손님들께서 약국 문을 여시면서 "마스크 있어요?", "언제 들어오나요?" 하고 물을 때마다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릅니다" 하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확한 대답을 해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니 정말 지치고 힘들었습니다. 마스크를 공급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 매일매일 언론에 보도 늘어나는 확진자수, 확실한 예방법이 밝혀지지 않은 이 무서운 질환 앞에 뒤돌아 나가는 손님들의 뒷모습, 계속 울려대는 문의 전화.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을 무어라 표현해야할지, 어디에 하소연을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겨우겨우 구해놓았던 약국 직원용 마스크가 소진되어갈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습니다. 연차를 내어 마스크를 사러 오셨지만 구하지 못하고 다른 약국을 알아보느라 바쁘셨던 손님, 한 개의 마스크를 일주일간 사용했다는 학생, 매일매일 출근하는 남편, 학교 다니는 손주들의 마스크가 없어 걱정하시는 손님들. 집에 와서도 손님들의 안타까움이 귓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사상 처음으로 '마스크 5부제'가 도입되었습니다. 이는 적게, 어렵게 공급되는 물품을 가능한 여러 사람이 공평하고 저렴한 가격에 나누어 사용하자는 취지입니다. 약국이 그 역할을 맡았을 때, 솔직히 우리 회원들 간에도 여러 가지 의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국민 보건의 일선에서 전산시스템과 물품 배송 체계가 갖추어진 그리고 가장 위생적으로 이 물품을 다룰 수 있는 약국을, 그리고 약사를 정부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집단으로 믿고 맡겨 주었습니다. 저희는 국민들의 손에 마스크를 전해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에 고작 두 장, 이마저도 줄을 서야했던 공급 부족 사태, 공급마스크 소분 판매에 따른 국민들의 위생에 대한 불신, 주말에 근무하다보면 5부제라 하여도 주중에 여러 사정으로 구입하지 못한 분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희 회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스스로 휴일도 포기 한 채 휴일지킴이 약국을 신청하여 일요일에도 근무하는 약국들이 늘어났고, 토요일 오전 근무를 하던 약국들은 자발적으로 근무 시간을 늘려 저녁까지 마스크를 판매하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들은 그럼에도 불만을 토로하고 심지어 욕을 하면서 마스크를 던지고 가는 분도 계셨습니다. 물론 지금은 처음 보다 자리를 잡아 시간을 정하지 않아도 원하는 손님들께 마스크 두 장을 전해드릴 수 있습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근처 약국에 비치된 마스크 수량을 바로바로 알아보고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스크 5부제를 이해하고 따라주신 국민들 덕분에 이제는 최소한이지만 최대한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적 마스크가 처음 공급되던 날, 길게 줄을 늘어선 고객들을 보면서 눈가가 젖어들고,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습니다.

밤잠을 못자며 코로나 사태를 소상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온 정부 관계자님들과 전쟁터와 같은 곳으로 달려가 코로나 사태의 종식을 위해 자기 목숨을 담보 하고 치료에 임하는 의료진들! 코로나 사태의 불안과 마스크 부족으로 폭발하는 국민들의 성난 감정을 최 일선에서 직접 몸으로 막고 있는 전국의 24천여 약국들! 정부의 방침에 따라 마스크 쓰기, 손씻기, 거리두기·단체모임자제 등을 지켜주고 있는 국민들! 모두가 함께 희생정신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마스크가 고객들에게 전달되기까지 마스크를 제조해주시는 제조업체 종사자님들, 야근까지 하시며 마스크 공급에 힘써주시는 도매상 관계자님들, 또 안전하게 마스크를 운반해주시는 기사님들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어 우리 모두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대한 불안감 없이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생활로 하루 빨리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예방수칙,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

비누를 이용하여 물에 30초 이상 꼼꼼히 자주 손 씻기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기침 예절 준수 , , 입 만지지 않기 그리고 마스크 착용입니다.

윤종일 회장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에게 소독제를 뿌려주고 있다.
윤종일 회장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에게 소독제를 뿌려주고 있다.

 

윤종일

(동대문구 약사회장, 동대문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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