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③ 중장년층의 재도약, 2막 인생은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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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③ 중장년층의 재도약, 2막 인생은 지금부터…
  • 강서양천신문사 장윤영 기자
  • 승인 2017.03.08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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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박람회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장년층

세대별 문제, 지역사회가 함께 푼다

2017년,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은 세대별로 다양하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생의 길을 걸어 나가며 풀어야할 숙제들의 양상도 각자 다르다. 이에 맞춰 지역사회도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사업들을 하나하나 접목시키며 세대별로 안고 있는 문제들에 마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세대별로 안고 있는 문제들을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주에 이어 특집면을 게재한다.

100세 시대가 열리면서 인생의 제2막을 어떻게 살 것인지가 중장년층에게 새로운 고민이 됐다. 숨차게 달려온 근로 현장에서는 ‘평생직장’ 대신 조기은퇴의 압박이 기다리고 새 출발을 준비해보려 하지만 수년 동안 재직하며 굳어진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육아와 가사만 하던 여성들에게도 현실은 마찬가지다. 이들이 찾는 새로운 일로 가는 길에는 경력단절이라는 장애물이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에 좀 더 오랜 기간 동안 보람을 찾으며, 인생의 후반부에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해 보지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현실과의 괴리는 좌절감을 안길 뿐이다.

특히 새 일자리를 구하려는 중장년들에게는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요즘 현실의 큰 문제로 자리 잡는다.

전경련 중소기업센터가 국내 중소 중견기업 1000여 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5%의 기업이 올해 중장년층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단순노무직(24%)이었고 뒤를 이어 사무관리직(22.5%), 생산품질 관리(20%) 순이었다.

구직을 위해 취업센터를 찾은 양 모 씨(54·신정동)는 “그동안 직장에서 나름 고액 연봉을 받고 있었다. 뜻하지 않게 조기 퇴직한 것도 서러운데 재취업을 하면서 경력 인정도 안 되고 연봉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에 큰 허탈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도 ‘이제 사회에서 완전히 뒤쳐진 사람이 되었구나’ 하는 자괴감이 더 커 괴롭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양천구 일자리플러스센터 관계자는 “센터에 접수된 중장년 일자리 임금의 대부분은 최저임금인 137여만 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라며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경력에 적합한 임금을 주기가 어려워 중장년 채용은 아예 어렵다는 기업도 많다”고 귀띔했다.

경력단절, 열린 자세로 극복했다

“결혼해서 아이들 키우고 정신없이 살다가 이제 아이들도 다 성장하고 가사일도 줄어드니 내 인생을 위해 무언가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래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는데 구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듣고 컴퓨터 관련 자격증에도 도전했어요. 그 후에 강서구청에서 단기간으로 모집하는 일을 신청해서 하다가 일자리정책팀의 김명자 주임님을 알게 됐지요. 그런데 어느 날 주임님께서 사회복지사 공부를 같이 해보자고 권하시더군요. 그래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했고 늦은 나이에 쉽진 않았지만 결국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따게 되었어요. 그러자 주임님께서 지난 2013년에 지금 일하고 있는 복지센터를 소개시켜 주셔서 취업하게 됐어요.”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1961년생 조선숙 씨는 4년 전까지만 해도 요즘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엿한 사회복지사이자 노인요양복지센터 시설물의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시설장이다.

그에게 새로운 인생의 성공 비결을 물으니 ‘성공’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답이 되돌아왔다. 조 씨는 ‘기초적인 것부터 하나하나 배우려 했던 열린 자세’와 ‘지역신문을 꼼꼼히 살펴 다양한 정보를 취득해 왔던 것’이 지금의 자신에게 중요한 열쇠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일을 맡게 된 처음엔 나이가 많아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자신이 맡은 직무만 꼼꼼하게 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센터장의 말에 자신감을 얻었고, 실제 일에 뛰어들고 보니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내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바로 알고 그에 맞는 공부를 하고 일을 찾았기 때문에 모든 과정이 즐겁고 보람 있었다”며 “물론 젊은이들이 보기엔 사회적인 명망이 있는 직업도 아니고 임금 수준도 그리 높은 편이 아니지만 사회에 쓰임이 된다는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중장년 인생 설계 위해 지원방안 마련

최근 인생 재설계, 제2경력 개발을 꿈꾸나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는 중장년들을 위해 지자체가 적극적인 해법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일자리와 커뮤니티 지원, 문화여가활동 등 중장년층의 건강한 인생후반부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들이 올해에도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는 게 그 예다.

먼저 서울시는 50∼64세 남녀 중장년층의 ‘인생 2막’을 돕는 ‘50+(플러스)’ 교육프로그램을 3월부터 운영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서울 서부캠퍼스와 중부캠퍼스 2곳에서 교육생 29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교육 과정은 92개로 인생 재설계 학부, 커리어모색 학부, 일상기술 학부 등 3개 학부로 구분돼 학기제로 운영된다.

서울혁신파크에 있는 ‘서부캠퍼스’에서는 해외 봉사와 마을 활동, 세대 통합 등 사회 참여를 주제로 한 강좌가 집중 개설된다. 마포구에 자리 잡은 ‘중부캠퍼스’는 미디어와 창업 특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중부캠퍼스는 중장년 세대의 창업 대중화와 건전한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공유 사무실 입주자도 모집한다. 주민등록상 주소지 또는 사업자등록 주소지가 서울시인 만 40~69세 시민이라면 누구나 입주자 신청을 할 수 있고, 시는 창업 공간 조성과 종합적인 창업 지원 프로그램 제공 등 다양한 중장년층 창업 성공 모델을 만들기 위해 ‘인큐베이팅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양천구는 대한상공회와 협업하여 지역의 중장년 퇴직자(예정)에게 재취업 교육 및 네트워크의 기회를 제공해 조기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을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연 16회에 걸쳐 운영한다.

프로그램 내용은 ▲베이비부머 세대와 호모헌드레드 시대 이해 ▲중장년 노동시장 이해 ▲인생·진로·경력 회고 ▲생애계획·경력경로·구직계획 수립 ▲구직서류 및 면접 준비 ▲라이프 리밸런싱 실습 등으로 꾸며진다. 프로그램 수료자에 대해서는 향후 직무별 동아리 구성 및 활동비 등을 지원하고 1:1 개별상담을 통한 취업 정보제공 및 직업훈련 연계하며 중소기업 현장방문 등을 통한 지속적인 취업 알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양천구 일자리정책팀 김영주 주무관은 “중장년층 퇴직자, 퇴직예정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명확한 목표 설정과 이를 위한 준비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에 대한 불안감과 상실감을 극복하는 것”이라며 “중장년 구직자들이 스스로 ‘어깨에 힘을 푼다’, ‘눈높이를 낮춘다’라고 말하지만 취업의 어려운 현실에서 개인이 느끼는 좌절감은 실제로 크고 취업 시도조차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참여자들이 중장년 노동시장을 현실에 맞게 이해하는 한편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지면서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의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이 참여자들의 단순한 정보의 제공, 재취업을 위한 교육의 역할을 뛰어넘어 ‘재도약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주고 생애설계에 대한 구체적인 답안을 제시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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