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들과 같이 공부하는 지리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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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들과 같이 공부하는 지리선생님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6.11.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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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여고 김재창 인지모, 노원포럼 사무총장

사회활동, 학습모임이 사회지도층 탈선 방지

“언젠가 인문학 강좌에서 고독사로 사망하시는 사람이 한해에 수천 명이라고 들었다. 충격적이다. 이 사회가 개인주의로 흐르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본인의 성격에 맞는 모임에 가입해서 활동하면 고독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다. 사회 지도층이라는 분들도 무료해서 탈선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모임에 들어와 활동하면 삶의 보람도 찾을 것이다.”

매월 말이면 노원신문에 연재되는‘인문학의 숲’은 ‘인문학의 지평을 넓혀가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유영진 상계백병원 교수)’의 월례 강연을 요약 정리한 글이다. 인지모는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저녁, 상계백병원 강당에 모여 철학에서 역사학, 문화예술에서 자연과학까지 두루 우리사회의 저명 학자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모임이다. 이번 11월이 제117회 강좌이니 10년이 되었다.‘노원의 살아있는 백과사전’최수전 박사를 중심으로 상계백병원 의료진이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자 만든 모임이다.

이 모임의 살림 운영을 맡으면서 연재글을 정리하고 있는 김재창 사무국장은 혜성여고 지리선생님이다.

지리과목인데도 학교 수업밖에 모르던 김재창 선생님이 세상공부에 맛을 들이게 된 것은 2008년 불암산 산책길에 당시 낙선한 우원식 의원과 조우하면서부터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나는 벽보에서 많이 본 얼굴이라 격려한다고 말을 건넸다가 이후에도 만남이 이뤄졌다. 그때 활동하던 노원포럼 모임에 오라고 추천을 해서 나가봤다. 거기서 최수전 교수를 만났고, 인지모 강연에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체면상 갔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주변에 인문학 강좌가 많지 않았는데 수강료가 없다는 것에도 놀랐다. 그래서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고 부탁을 드렸다. 그때부터 인지모의 발전을 위해 뛰어다녔다.”

인지모의 강사는 주로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최수전, 유영진 교수가 섭외한다. 주변에 훌륭한 강사가 많다. 유명인사가 거액을 요구해 당황한 적도 있지만 연락을 하면 대부분 흔쾌히 허락한다. 강사료는 묻지도 않는다. 20명의 운영위원이 회비를 모아 경비를 마련한다.

강의는 평균 30~40명. 철학분야가 가장 적고, 역사강의 때는 50명을 넘는다. 인지모는 참석인원에 연연하지 않고 단 1명이라도 만족한다. 가끔 백병원 홍보를 보고 인턴들이 오는 경우도 있는데, 조는 모습을 보고 의사가 돼가는 과정이 힘들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꼈다고 한다.

김재창 선생님은 노원신문에 강의록을 연재하면서 공부가 많이 된단다. 여러 사람들이 읽을 거라 강의뿐만 아니라 주변 지식도 검색해보고, 강사의 책도 구해서 읽는다. 그래서 보통 강의 후 원고쓰기까지 2주가 걸린다.

“젊어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이제는 들으면 까먹고, 또 듣고 또 까먹는다. 공부하는 것보다 사람 만나는 재미”라고 말하는 김재창 선생님은 등산회도 대여섯 군데 가입해 전국의 명산을 다니며 전공인 지리탐사에 빠진다.

올봄에는 노원포럼(대표 탁무권 노원문고 사장)의 사무총장도 맡았다.“노원포럼은 회원들이 지역사회에서도 큰 역할을 맡아하는 분들이다. 운영위원들도 바쁜 분들이라 소임을 맡았다. 저는 노원포럼을 좀 더 대중화하려고 생각한다. 남녀노소, 직업 따지지 않고, 노원지역 외부 인사도 받으려고 한다. 또 인문학강좌뿐만 아니라 역사탐방, 산행, 문화활동도 하면서 즐겁게 모이려고 한다. 인지모가 정적이라면 노원포럼은 동적이다. 모두 우리들의 삶을 살찌우는 모임이다. 본인의 성격에 맞는 모임에 가입을 해서 활동하면 보람을 느낄 것이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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