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다가오는 단상] 시성비(時性比), 시성지수(時性指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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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다가오는 단상] 시성비(時性比), 시성지수(時性指數)
  • 성동신문
  • 승인 2020.08.1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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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 / 시인, 칼럼리스트
김삼기
김삼기

가성비(cost-effectiveness, 價性比)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에 비해 제품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나타낸다.

요즘은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이 지불한 가격에 비해 고객에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나타내는 용어로도 가성비가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가격은 어떤 가치를 돈으로 나타낸 것임으로, 가격은 돈을 의미하는 것이고, 그래서 돈을 어떤 가치로 바꿀 때 그 효용성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돈 대비 효과라는 가성비가 우리 삶 속에서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사회학자들은 “인류의 삶의 가치 기준이 돈에서 시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어렸을 때는 잘 이해가 안 되었던 “시간이 돈이다"는 속담이 이제는 누구나 받아들이는 현실이 되었으니, 20년 전 사회학자들의 주장처럼 시간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게 분명한 것 같다.

이제는 돈에 가치 기준을 둔 가성비를 넘어 시간에 가치 기준을 둔 시성비((time-effectiveness, 時性比)를 따지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는 학교에서 똑같은 시간 동안 공부를 했는데 다른 학생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학생을 똑똑하다고 하고, 회사에서도 어떤 미션을 남보다 빠르게 처리하는 직원을 유능한 직원이라고 평가한다.

기계도 시간당 생산량이 그 기계의 성능을 좌우하고, 서비스도 얼마나 빨리 서비스가 이루어지냐에 따라 소비자가 느끼는 서비스의 질이 달라진다.

무조건 빠른 게 좋다는 얘기가 아니고, 상황이나 품질이 같은 조건에서라면 시간이 그 효과를 좌우한다는 말이다.
사실 모든 운동경기도 주어진 시간에서 성과를 잘 내야 승리하는 것이고, 특히 육상경기는 시간 자체가 성적이 되기도 한다. 

최근 회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할 것을 예상하여 마스크 기계를 수입해 주야로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공장에 들러 기계 성능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기계 가격에는 관심이 없고, 분당 생산량, 시간당 생산량, 하루 생산량 등에만 관심이 많았다.

기계 가격 차이가 조금 나더라도 시간당 생산량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큰 흐름에서는 결과치인 생산량을 따지는 것이니 가성비를 말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고 말하지 않고 시간 대비 성능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만들어낸 용어이지만 시성비라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성지수(時性指數)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시성비는 단순히 시간 대비 성능을 의미하지만, 시성지수는 전체 성능 중 시간에 의한 성능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전체 성능을 100으로 놓았을 때 가격과 시간과 그리고 기타 여러 요소 중에서 시간에 의한 성능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라면 시성지수는 30이 된다.

또한, 가격에 의한 성능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라면 가성지수(價性指數)는 20이 된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인류는 가성비보다 시성비에, 그리고 가성지수보다 시성지수애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는 생각이다.
인류는 이미 돈에서 시간으로의 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상]
경제학자도 아닌데, 시성비, 시성지수, 가성지수 같은 경제용어(?)를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생각연습'으로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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