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크리스마스 마켓’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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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크리스마스 마켓’을 꿈꾸며
  • 김영미 기자
  • 승인 2020.12.3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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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 소상공인과장 전근표
전근표 소상공인과장 / 서울중기청
전근표 소상공인과장 / 서울중기청

겨울은 춥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가 아닌 한 달을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보내는 유럽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여행객이 거의 없지만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추어 유럽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많았었다.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도시, 마켓을 어떻게 융합시켰기에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일까?

크리스마스 마켓의 기원은 오스트리아 수도 비엔나에서 1298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등 독일어 사용권과 프랑스 동쪽 지역의 여러 도시로 확장된 후 유럽 전체로 퍼져 나갔다고 한다.

세계 3대 크리스마스 마켓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독일의 뉘른베르크로 알려져 있다. 이들 도시의 마켓은 400~700년 전통을 자랑하는데, 지역축제에 머물던 것이 근래에는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아 지금은 2~4백만 규모의 방문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들 유명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몇 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우선 빼어난 경관조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의 궁전, 성당, 시청 등 그 자체가 우수한 지역 자원인 건축물에 조명을 설치하여, 주간에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야간에는 조명이 아름답게 건물을 수놓는다.

공통적인 마실 거리는 따끈한 와인*이 보편적이다. 추운 날씨에 몸을 녹여줄 뿐만 아니라 마켓을 더욱 따뜻하고 즐겁게 만들어 준다. 처음 접할 때는 한 모금 들이킬 때마다 헛기침을 하기도 하지만 곧 분위기에 취해 빠져들게 되는 마실 거리다.

* 레드와인에 레몬, 계피, 설탕 등을 첨가해 은근히 끊인 와인으로서 지역에 따라 글루바인, 뱅쇼 등으로 불림

또한 보고 즐길 거리로서 오두막 형태의 수백여 가게들이 이어져 있다. 이들 가게에는 목각인형, 토속 상품 등 다양한 수공예품들이 자리를 메운다. 마켓에 따라 아이스링크장을 열거나 거대한 자연산 트리를 세우고, 회전목마와 대관람차를 설치하거나 합창단 공연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크리스마스 마켓을 기획하여 열고 있다.

올해 중기부가 기획한 크리스마스 마켓은 12.19~12.27 기간 동안 삼청동 일원에 마련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비대면 중심으로 개최한 이번 크리스마스 마켓은 주로 라이브커머스*, 온라인 기획전 등을 통해 소상공인 제품을 판매하였다. 또한 삼청동 현장에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 무인판매부스 등이 설치되었으며, 현장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체험 및 구매가 가능한 가상체험(VR)관 등도 운영되었다.  * ‘가치삽시다 플랫폼’과 5개 민간 협업채널에서 운영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스를 직접 방문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었지만, 변화된 환경에 맞는 슬기로운 대처로 디지털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도 있을 것이다. 과연 세계적인 크리스마스 마켓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우선 마켓의 운영 시기를 12월 한 달로 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으며, 위치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모델이 서울에 적합할 것 같다. * 합스부르크 왕궁부터 시청사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마켓에 150여 개 상점을 배치

서울도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등 훌륭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고궁들이 가깝게 이웃하고 있고, 인근에는 광화문 광장이나, 시청 앞 광장 등도 위치하고 있어 마켓을 열기에 손색이 없다.

광장에는 아이스링크와 크리스마스 트리 등도 배치하며, 마실 거리는 전통의 매실차, 대추차 등을 활용하고 와인을 곁들인 음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부스에서는 백년가게에서 만든 찹쌀떡을 맛보고 백년소공인이 만든 공예품을 구경하며, 가상체험관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과 함께 저녁에는 멋진 야경을 즐기는 등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시 및 각 자치구의 협조를 통해 크리스마스 마켓을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 만들고, 나아가 코로나 이후 세계적인 마켓으로 성장시키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릴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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