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에서 서울숲을 또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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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에서 서울숲을 또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임태경 기자
  • 승인 2021.02.2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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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 이제는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시대
- 성동구에서 서울숲을 또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어쩌면 ‘식물’이 ‘답’일지도
임태경 기자
              임태경 기자

소비되고 소모되어가는 에너지로 점철된 시대에, 일론 머스크의 ‘화성이주설’이 주목받고 있는 것처럼 현 세대 및 미래세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도 ‘재생에너지’를 연구하는 과제는 필수적인 과제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은 과거에도 가능성이 제시되었던 ‘식물’이다. 식물은 지구 상에 있는 모든 생물들 중 어쩌면 가장 오래 생존할 수 있는 생물이다. 이 같은 식물의 번식력은 새로운 재생에너지로 사용되기에 가장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거기에다가 식물은 700년이라는 인간 7명을 합쳐도 모자란 길고 긴 세월동안 싹트기 좋은 때를 생존을 위해 기다리는 지능이 있다. 인간을 뛰어넘는 식물의 자연친화력과 지능은 이미 밝혀진 사례가 많다.

냄새를 맡아 사냥하는 기생식물 ‘실새삼’, 동물의 배설물을 영양분으로 쓰기 위해 변기의 모습으로 진화한 ‘네펜데스 로위’, 햇빛을 사냥하기 위해 스스로 잎에 구멍을 내는 ‘라피도포라’ 등 식물이 만들어낸 기발한 생존법과 전략을 통해, 동물보다도 동물적인 식물들이 존재함을 명확하게 알 수 있으며, 이들은 극악한 환경에서의 생존을 통해 자연친화력과 지능을 증명해낸다. 척박한 땅, 보석 사이, 심지어 전깃줄 위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지구상 모든 곳에 존재하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이는 식물의 생존본능과 지성은, 이후 인간의 소비로 인해 극악한 환경으로 치달을 미래에 대한 대비책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국화쥐손을 예로 들어 보면, 국화 자루는 긴 씨방 자루가 돌돌 말리다가 튕겨나가, 씨방 자루는 계속 스프링같은 꼬리를 감으면서 땅에 떨어지는 데,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국화쥐손은 비가 오면 꼬리가 펴지면서 90도 각도록 몸을 세워 땅속으로 씨앗 크기의 1.5배 이상 파고 들어 씨앗을 심는데, 이는 의도적으로 국화쥐손이 번식을 노린 생존본능으로부터 기인한 현상이다. 땅에 들어가지 못해 건조해지면 스프링이 다시 말려 자신을 보호하는 모습에서는 엄청난 지능을 엿볼 수 있다. 단순히 생존을 위해서 벌어진 일이라기에는 정말 영리하다고 생각이 드는 모습이다.

또 하나로의 예는 쉬오크, 뱅크스 손무 등이 있다. 건기가 절정인 11월에 일어나는 산불은 인간에게는 그저 죽음을 낳는 자연재해다. 그러나 불이 나기만을 기다리는 식물인 쉬오크, 뱅크스 소나무의 존재와 이들이 200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솔방울을 맺는다. 즉, 인간에게는 극악한 환경인 산불은 아이러니하게도 식물이 생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 것인지, 식물들은 불타 죽은 경쟁자들을 거름으로 이용한다. 이쯤되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쪽으로 지능이 발달된 게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을 정도로 영리한 셈이다.

 

결국 이처럼 식물은 가장 최적화된 생존본능과 오래 유지될 수 있는 세포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가설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서 어쩌면 환경에 적응해 번식하려고 하는 모두가 강해질 수 있는 존재들이고, 지능이란 생존본능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또한 강해진다는 것은 필사적으로 생존이 위험해졌을 때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과 달리 식물은 그저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며 번식을 한다. 불확실성을 가지고 모든 것을 뚫어 바다를 건너 번식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질서한듯 하나 이들에게는 명확한 질서가 잡혀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와 같은 적응능력은 왜 중요한 것일까? 그 이유는 이러한 식물들을 찾아내고 무한한 에너지를 전환시켜 재생 에너지로 이용할 방법을 찾아낼 때, 더 이상 재생에너지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식물 세포 속에 들어 있는 엽록체는 광합성이 일어나는 장소다. 5~10μm 크기의 이 작은 타원형 기관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가지고 햇빛을 이용해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포도당과 같은 유기 양분을 만들어낸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이 광합성 과정에 주목해왔다. 그리고 엽록소처럼 이산화탄소와 물에 태양 에너지를 가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탄화수소 연료(hydrocarbon fuels)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를 포화 탄화수소라고 하는데 탄소 원자가 전부 단일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탄소의 수가 늘어날수록 끓는점과 녹는점이 올라가는데 연소 시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행기 연료와 같은 고급 연료로 사용된다. 광합성은 식물이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이 기술을 상용화할 경우 지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울숲을 재생에너지 차원에서 연구할 필요성은 제기된다. 본래 서울숲은 뉴욕의 센트럴파크 혹은 런던의 하이드파크와 같이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도시숲'을 꿈꾸며 개장되었다. 당시 서울숲 뿐만 아니라 서울광장, 청계천 복원 등 같은 시기 조성된 공원녹지는 환경 가치를 중시하는 새로운 도시 마케팅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고, 균형발전의 토대로만 주목받았을 뿐 재생 에너지의 연구 지대로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지구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바로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성장을 이루는 녹색성장의 핵심은 공해없는 신재생에너지원을 찾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야에서 키워드 중의 하나가 “Design Nature & Copy Nature" 즉 자연을 다자인하고 카피하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자연에 숨겨진 원리를 찾아 기술개발을 통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테면 식물이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엽록소를 모방하여 인공엽록소인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만들었고, 식물이 엽록소를 촉매로 하여 물에서 수소와 산소로 쉽게 분리하는 과정을 모방하여 수소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 등이 개발되어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만 뒷받침된다면 서울숲에는 정말 실현가능할 정도로 자원이 충분하기 때문에 더욱 눈길이 간다.

 

식물의 끈질긴 번식력과 영리한 본능은 어쩌면 인간이 지난날 망쳐왔던 환경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일론 머스크의 말처럼 화성으로 이주하기 전에, 인간에게 주어진 최대의 답을 더욱 고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아무 고민조차 하지 않고 누군가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큰 힘이 될 것이다.

 

임태경 기자 practice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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