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자동차는 어떤 곳일까. 인터뷰를 약속하고 출발했다. 성수동 서울숲코오롱 디지털타워, 서울숲IT밸리와 같은 지식산업센터 사이에 사업장이 있었다. 작업장은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어 인상적이었다.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하지만 고객들이 수시로 찾아왔다. 전화도 왔다. 그때마다 인터뷰는 중단되었다. 코로나 이후로 업종에 관계없이 영업은 어렵다.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는게 반가웠다. 인터뷰가 중단 되어서 작업장에 나가서 나도 손님과 애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래서 알수 있었다. 정비사를 신뢰해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그렇다면 내가 해야할 일은 하나였다. 어떻게 해서 고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었냐는 것, 그것을 알아내야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 얘기 들어보셨죠. 새로운 패러다임의 자동차가 쉴새없이 나와요. 정비 매뉴얼을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해야 해요.”
조금은 의외였다. 카센터 영업을 하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부지런히 일하고 고객들을 만족하게 해서 돈깨나 벌었다는 얘기, 중간에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지금 이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그런 얘기를 들을 줄 알았다. 한데 아니었다. 그래서 구미가 당겼다.
김찬기 정비사의 인생은 자동차에 대한 연구 오로지 그 한 길 뿐이었다.
“어느 분이 그랬어요. 기능장 같은 거 해봐요.”
정비 실력이 있으니까 기능장을 취득해보라는 것이었다. 기능장은 조건이 까다롭다. 이론과 실기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합격률이 아주 낮다. 김찬기 씨는 노력해서 기능장을 땄다. 자동차 정비 현장에서 최고봉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물론 명장이란 제도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론 공부를 해보니까 이게 재밌더라구요.”
정비인으로서 기술력은 인정을 받았다. 이론적으로도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게 2013년쯤이다.
그 후로 김찬기 씨는 자동차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한국폴리텍대학에 진학한다. 카센터를 하면서 공부를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공부는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그가 자동차 정비에 투신한 것은 86년이다. 실무에서 경험이 풍부해서 기술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실무와 다른 공부에 희열을 느꼈다.
“3시간 밖에 못잘때도 있었네요.”
대학을 끝내자 대학원을 가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과학기술대에 진학한다. 이때 얘기를 들으려 하는데 작업장에서 불러서 나가버렸다. 그러자 일을 도와주려고 나와있던 그의 아내가 그 당시 얘기를 들려줬다.
“일 끝내자 마자 김밥 먹으면서 공부하러 가야 했어요. 집에 돌아오면 자정이 가까웠구요. 그땐 카센터 일도 무척 많았는데, 아침 8시에 출근하고.”
대학원 그 전에 공부한 얘기도 했다.
“주말에 밖에 한번 못 나갔어요. 자격증 시험 보는 거, 시험본다고 다 되는 거 아니잖아요. 떨어지면 또 하고, 또 하고, 저 사람 언제까지 하려나 싶었어요.”
“그런데 하나 시작하면 끝은 보면 성격이에요. 너무는 아니지만 지독한 면이 있어요.”
그렇게 해서 2017년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자동차에 대한 열정 그것하나로 이뤄낸 성과였다.
사이드 인터뷰가 참 유익했다. 의도치 않게 입체적인 인터뷰가 되었다. 이게 신문에 실리면 김찬기 정비사는 아내에게 고마워 하겠지.
“대학에서 강의를 해보면 이론만 가르치는 것보다 학생들이 좋아하죠.”
그는 대학에서 강의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에서 강의를 맡기도 한다. 일종의 외래교수라고 할 수 있다. 대학병원에 가보면 외래교수가 있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한다. 정비사는 고장난 자동차를 고친다. 의사는 환자를 진단해서 치료한다. 정비사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를 진단해서 수리한다. 병원에서 임상경험이 많은 의사가 외래 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듯이 그는 자동차 수리에서 경험이 많고 이론을 겸비하고 있어서 대학 강단에 설 기회를 얻은 것이다.
“자동차 정비에서 누가 뭐라고 물으면 답변할 정도는 됐지요. 어떤 자동차를 정비하더라도 막힘없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오로지 자동차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이렇게 연구하고 공부했는데, 자동차에 대해서 물으면 이제 답변할 정도가 됐다구 했다. 김찬기 사장님, 이거 넘 겸손한 거 아니신가요?
“고객의 입장이라면 어떤 정비를 원할까, 이걸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성수동은 자동차 정비로 유명한 동네다. 수입차 서비스센터도 많다. 신일자동차는 성수동에서 30년 넘게 차량 정비업을 이어왔다. 동네에서 유명한 업소다. 국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까지 정비한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수입차가 반을 차지했다.
고객이 신일자동차를 찾는 까닭에서 한가지는 밝혀냈다. 어디서도 쉽게 찾을 없는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다. 수입차, 국산차를 물론 새로운 신차도 정비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기술만 좋으면 카센터에 고객들이 늘어날까? 아닐 것이다.
“문턱이 낮은 동네 정비업소가 되려고 했어요.”
병원에서 의사의 과잉 진료를 걱정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차가 뭔가 이상하다. 점검을 받고 싶다. 하지만 카센타로 선뜻 가기가 뭣하다. 과잉 수리할까봐 그렇다. 이런 고객의 마음을 살펴서 영업한다는 말이었다.
“오일을 갈려 오셨을 때 다른 곳도 점검해 주려고 해요.”
“자동차를 서너대씩 타 보셨잖아요. 설명하면 잘 이해를 하시죠.”
아하, 자동차 정비에서 최고의 기술을 가진 권위자인데도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는구나.
“신뢰가 중요해요. 그렇잖아요. 약간 문제가 있는데 싹 교체하라고 하면 부담되잖아요. 고객이 납득할수 있는 수리비가 되어야 해요. 바가지, 그런거 절대 안 되죠.”
그리고 또 뭔가 있을까. 가만 얘기를 들어보니 신일자동차가 돋보이는 게 더 있었다.
“자동차가 한쪽으로 쏠린다든지, 타이어가 편마모 먹는다든지, 차가 흔들리다든지, 주행에서 안정성이 떨어지면 휠 얼라이먼트로 정비를 해드리고 그러니까 좋아들 하시죠. 차는 승차하는 사람의 생명이 달린 거잖아요. 제대로 해야죠. 그렇잖아요.”
“차량 하체 잡소리, 편마모 같은 거 외제차, 국산차 구분없이 100% 다 해결해드릴 수 있어요.”
자동차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에 맞춰서 김찬기 정비사도 준비하고 있었다. 전기차든 자율주행차 정비든, 그에게 아무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다. 이렇게 믿을 수 있는 카센터가 성수동에 있어서 든든했다.
자동차정비기능장 : 기능장은 최고급 수준의 숙련기능을 가지고 산업현장에서 작업 관리, 소속 기능 인력의 지도 및 감독, 현장훈련, 경영계층과 생산계층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주는 현장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산업기사의 자격을 취득한 후 동일직무분야에서 5년 이상 실무에 종사한 자는 기능장 시험의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
○신일자동차
○전화 : 02-497-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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