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난장이'가 되어버린 한국사회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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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난장이'가 되어버린 한국사회 젊은이들
  • 광진투데이
  • 승인 2021.04.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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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경/광진투데이 취재부 기자
임태경
임태경

조세희 작가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난장이에서 행복동에 살고 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다. 살아가는 하루하루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다.

만약에 난장이네처럼 가난한 가족으로 태어나 살았다면 어땠을까. 집이 철거당하는 데도 아무 힘도 쓸 수 없고, 밥을 먹으면서 생활할 수 있는 것이라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 현실, 삶을 살아가면서도 절망과 좌절을 맛보아야 하는 현실일 것이다. 그런 현실이 지금 현 사회의 젊은이들의 현실이 되었다.

소설 속에서 우리가 배운 도덕이란 난장이의 행복동에서는 의미가 없다. 새로운 아파트를 짓기 위해 주민을 내쫓는 자본가의 도덕심과 그에 저항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철거민의 도덕심이란 가히 없는 것만 못하다. 확장을 해야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으니 어쩔 수 없는 자본가와, 그나마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 처절히 행동하는 철거민들의 상황이 끊임없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것은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계층의 벽 때문에 발생하는 폐해 인것일까. 답은 No 다. 계층의 벽은 본래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으로 계층의 벽이 발생한 것이므로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 사회 구조인 것이다.

가난하고 처참한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혹은 겪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에 내가 현재 살고 있는 현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경쟁이 계속된다. 우리는 남을 밟고 사회 상층부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돈이 많아져도 이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위에 있는 자가 있다면 아래에도 사람이 있게 되고, 그리고 계층의 벽은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다. 계급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게 되고 결국 이는 사람을 사람다운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폐해를 낳는다. 

소설에서 지섭이 난장이에게 말한다. 우리는 달로 가야 한다고. 달은 사실 말도 안되는 탈출구다. 그럼에도 달로 가고 싶어하는 그 사람들의 모습에서 삶이 괴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는 게 사는 것만 못해 숨쉴 수 있는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은 것이다.

난 이들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들의 아픔을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러한 삶이라면 도망가고 싶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도 아마 이 상황에선 숨이 막혀서 말도 안되는 탈출구를 찾고 싶지 않을까.

위에 있는 자도 언젠가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 사람의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위치 변동이 힘들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위에 있다고 우쭐해할 것도, 또한 아래에 있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점대로, 도덕 없이 살아가는 삶은 언젠가 자신에게 폐해로 돌아올 수 있다. 

원인이 사회구조라 당장 개혁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잘 안다. 당장 개혁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선 우리의 의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우월한 자가 열등한 자에게 느끼는 동정과 연민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에게 행하는 배려와 공유의 도덕성이다. 

우리는 이런 사회일수록 '나'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살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우리'의 삶은 일회성에 그치는 '세금 퍼주기'가 아니다. 보여주기식 방편이 아니라 진정으로 장기적인 고민을 같이 해나가야 한다.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에게 헬조선으로 불리우는 현대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절망의 난장이를 벗어날 수 있을까?

아래에 있는 사람이 없으면 위에 있는 사람이 아래가 된다. 이 뿐만이 아니더라도 위 아래, 계급은 사실 바람직한 가치가 아니며 우리가 추구하거나 만족해야 할 가치도 아니다. 우리가 더 존중하고 추구해야 할 가치는 사람과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 겉의 허울을 다 벗고 그 사람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이타주의다. 이타주의도 이타주의 나름이다. 보여주기 식 이타주의가 아닌 장기적으로, 제도적으로 혁신되어  나로부터 전파되어 나가 현실의 '난장이'인 젊은이들이 '달'이 아닌 '지구'에서 살고 싶어지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practice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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