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양천구의회, 싸우고 남 탓하다 89일 만에 개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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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대 양천구의회, 싸우고 남 탓하다 89일 만에 개원식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2.10.0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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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선출 고비 넘더니 ‘행정재경위원회 정수’로 양당 의견 충돌
양천을 지역주민과 국민의힘 당원의 양천구의회 앞 시위(위쪽)와 본회의장에서 조속한 원구성을 촉구하는 의원들(아래쪽).
양천을 지역주민과 국민의힘 당원의 양천구의회 앞 시위(위쪽)와 본회의장에서 조속한 원구성을 촉구하는 의원들(아래쪽).
양천을 지역주민과 국민의힘 당원의 양천구의회 앞 시위(위쪽)와 본회의장에서 조속한 원구성을 촉구하는 의원들(아래쪽).
양천을 지역주민과 국민의힘 당원의 양천구의회 앞 시위(위쪽)와 본회의장에서 조속한 원구성을 촉구하는 의원들(아래쪽).

 

지난 7월1일 전국 지방의회가 열리고 양천구의회가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까지 89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재식 의장은 지난달 27일 개원사에서 “45만 양천구민과 함께하는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지만 뭔가 씁쓸하다. 

개원과 동시에 전국 의회 중 가장 먼저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했던 서초구의회는 7월4일 원구성을 마쳤다. 7월30일 추경예산을 마무리했으며, 9월26일 제1차 정례회를 열고 구정 질문과 결산심사 진행 중이다. 양천구의회는 전국 225개구 중 꼴찌. 그렇다면 224번째인 대전 대덕구의회는 어떨까. 

대덕구의회는 양천구의회와 마찬가지로 국힘과 민주당 의원 수가 동수인 상황이었기에 힘겨루기하며 시간을 끌었다. 결국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의 압박 등을 못 이기고 8월 중순쯤 의장 선출과 원구성을 마쳤다. 지난달 29일에는 1차 정례회도 마무리했다. 양천구의회는 이달 11일에서 31일까지 제295회 제1차 정례회를 예고한 상태다. 

 

89일의 기록, 세력 갈등이 빚은 참사…의원 탈당

양천구의회는 매번 파행을 거듭하며 ‘폭력 의회’, ‘막무가내 의회’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로 유명세가 따랐다. ‘지각 의회’는 습관으로 자리 잡은 상황, 다른 지역 구의회는 의장 선출은 물론 원구성을 마친 뒤 교육을 받는 등의 절차를 밟았다. 양천구의회는 그동안 교육 혹은 을지훈련, 천재지변 등을 핑계로 시간을 버렸다. 

당내 갈등은 이보다 더 큰 문제였다. 이재식 의장(국힘, 3선)은 선출되기 전, 양천을 지역의 임옥연(무소속, 3선) 의원과 조금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 의장 측은 내리 3선의 같은 당에서 한 지역구를 맡아온 연장자이기에 의장 자격이 있다고 밝혔고, 임 의원 측은 3선 의원으로 이번 회기는 을 지역이 의장을 맡을 차례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폭력 의회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그런 것인지, 같은 당이라는 현실이 무색할 정도로 웃음기 없는 장외전이 계속됐다. 총성 없는 내분이 계속되다가 이 의장이 표결로써 당선됐고, 이 의장 당선 20일도 안 돼 임 의원이 탈당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행정재경위 꼼수 쓰다 덜미 

의장이 선출됐으니 원구성이라도 원만하게 마무리됐으면 좋으련만 제동이 걸렸다. 행정재경위원회에 들어갈 위원 수 때문이었다. 의장을 제외한 모든 의원이 각 상임위에 소속돼 위원으로 활동한다. 

양천구의회는 8대 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행정재경위원회 위원 수 조정과 관련한 조례 발의로 여야간 첨예한 대립을 겪은 바 있다. 그 결과 행정재경위원 9명, 복지건설위원 8명으로 조정했는데, 이번에는 국힘이 행정재경위원회 위원 수를 종전 9명에서 8명으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유영주 의원에 따르면 “의장 선출에 앞서 양당은 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 후반기는 더불어민주당이 맡고, 전반기 상임위 의장 3석 중 행정재경위와 복지건설위원장은 민주당, 운영위원장을 국힘 의원이 맡기로 합의했다”며 “하지만 합의에 있어서 위원회에 들어갈 위원 수 조정에 대해 두 달 동안 단 한 번도 언급한 바 없다”면서 국힘 측의 달라진 행동에 크게 분노했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위원이 9명인 경우 이번 회기는 민주당에서 위원장을 하므로 표결권이 양당 각각 4:4 동수이기 때문에 의사 결정이 느려질 수 있다. 행정재경위는 말 그대로 구의 살림과 예산을 담당하는 곳이기에 구민 생활은 물론 정책 흐름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국힘은 이기재 구청장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서라도 행정재경위를 유리하게 이끌어가고 싶은 생각을 염두에 뒀을 것이다. 

그 사이 임 의원의 탈당 사태가 벌어졌고, 의회 내 무게 추가 민주 9, 국힘 8, 무소속 1로 기울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탈당 의원 책임론 VS 원구성 파행 의장 책임론

원구성을 하던 날인 26일 오전, 한 시간 간격으로 소규모 시위와 궐기가 있었다. 

오전 10시쯤 국민의힘 당원들의 의회 앞 시위가 있었다. 양천구의회 앞에 모인 20여 명은 양천을 지역주민과 국민의힘 당원으로 임 의원을 화살받이 삼았다. 

임 의원의 탈당이 구의회 파행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 이와 함께 임 의원의 의원직 사퇴도 촉구하고 나섰다. “국힘으로 공천을 받아 의원이 됐으면서 국힘 당원을 무시하고 탈당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오전 11시 본회의장 안에서는 원구성 파행을 비난하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의 궐기가 있었다. 펼침막을 들고 본회의장 앞에 선 민주당 의원 9명과 무소속이 된 임 의원은 이 의장이 원구성 파행의 원인이라며 화살촉을 돌렸다. 

결국 행정재경위원회 위원 수는 종전대로 9명, 복지건설위원회 위원은 8명이 자리하게 됐다. 

상임위원장은 기존 협의대로 행정재경, 복지건설은 민주당이, 의회운영위원장은 국힘이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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