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유통단지 공영주차장 근무환경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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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유통단지 공영주차장 근무환경 ‘최악’
  • 강서양천신문 장윤영 기자
  • 승인 2016.11.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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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불문 가장 열악한 근무지로 이미 악명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던 평일 오후 5시, 주차요원이 우산 속에 몸을 맡긴 채 근무에 열중하고 있다.

타구엔 있는 휴게부스도 근무 특성 이유로 불허

주차징수기 충전조차 인근 상점에 부탁해서 써야

강서구 강서로 5길에 위치한 강서유통단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쁘게 움직이는 이곳 상인들보다 더 분주한 건 노상공영주차장 주차요원들이다. 며칠간 취재를 통해 지켜본 이들의 근무환경은 한눈에 봐도 매우 열악해 보였다.

강서구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은 관내 1062면의 노상공영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33명의 주차요원이 관리하고 있으며, 그 중 강서유통단지 노상주차장인 ‘배다리동길 노상공영주차장’ 408면의 주차장을 12명이 담당하고 있다.

공단은 2개월씩 근무지가 바뀌는 ‘전체 순환근무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주차요원들 누구 할 것 없이 강서유통단지를 ‘여름과 겨울을 막론하고 가장 열악한 근무지’ 1위로 꼽는다. 한 명이 실제 감당해야 하는 주차면이 34면에 이르는 데다 하루 평균 150여 대의 차량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는 대부분 고령인 주차요원들이 비가 내려도 마땅히 머물 곳이 없어 건물 밑이나 우산으로 간신히 비를 피하고, 쉴 새 없이 오가는 차량이 내뿜는 매연과 매서운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교대 없이 길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전기공급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아 주차요원들이 인근 상인들에게 주차징수기 충전에 필요한 전력을 부탁하기도 하고, 한파에 몸을 녹일 온수를 전달 받기도 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주차요원 한남승 씨(가명)는 “하루 종일 바깥에 서서 봄이면 황사, 여름이면 아스팔트와 차량이 내뿜는 열기와 싸우고 겨울이 되면 한파와 씨름을 한다”면서 “단시간 동안 드나드는 차량이 많아 휴게시간은 꿈도 못 꾸고, 점심식사 시간도 겨우겨우 돌아가면서 30분 정도 갖는 게 고작”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실직자들이 많은 시대에 공단 마크까지 달고 일할 수 있는 게 감사하지만 개인 소지품 보관, 냉온수를 비치할 수 있는 작은 부스라도 설치해줘 최소한의 인간적인 근무 여건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차요원 박근영 씨(가명)는 “주차 구획선 외의 지역이 많아 불법주차 차량이 많고 차주와 싸우게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면서 “주차면 위에 불법으로 물건을 적치해 놓기도 해 불편을 겪는 상인들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스란히 전달된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양천구에 설치돼 있는 노상주차장 근무자를 위한 부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강서유통단지 공영주차장이 유독 근무환경이 나쁘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다”면서 “올 연말에 그 지역의 희망 근무자를 신청 받아 1년 정기 근무를 하는 대신, 목표관리제를 시행해서 수입의 일정 부분을 인센티브로 지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상 근무자를 위한 부스 마련에 관해서는 “마곡 임시 주차장에 있는 부스가 철거되면 유통단지로 옮겨 시범적으로 설치해 보겠지만 근무 특성상 실내에 상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실용성이 있는지 의문이고, 부스로 인해 가게가 눈에 잘 안 띈다는 이유로 주변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히면 철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한복과 손난로 지급만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휴게시간 보장에 관해서는 “휴게시간을 가지라고 해도 본인이 심적 부담을 느껴 못 쓰는 것 뿐이고 공단의 재량으로 휴게시간을 위한 증원·교대근무제를 도입하는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한편, 해당 지역구 의원인 박상구 강서구의원은 “직원들이 직접 고충을 털어놓지 않는 한 근무환경에 대해 알 수 없다”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 사안에 대해 검토하고 다가오는 시설관리공단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근무환경의 개선 방안을 따져 보겠다”며, 향후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에 적극 관심을 갖고 살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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