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돌아갔어요, 안면신경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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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돌아갔어요, 안면신경마비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22.11.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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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한의원 한방상식

양치질 도중 갑자기 입 한 쪽으로 물이 흐르거나 밥을 먹다가 국이 흘러내려 거울을 확인하니 얼굴이 틀어져 있어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다. 오늘은 안면신경마비에 대해 알아보자.

 

안면신경마비란

‘안면신경마비’ 혹은 ‘구안와사’는 말 그대로 얼굴 근육의 운동을 조절하는 안면신경이 마비되어 입과 눈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질환을 말한다. 안면신경마비는 노인, 어린아이, 만성질환자에게 자주 발생하지만, 요즘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이 발생하며, 주로 환절기나 겨울철에 많이 나타난다. 

안면신경마비가 오면 얼굴의 표정을 잘 지을 수 없게 된다. 입술을 다물거나, 휘파람을 불 수 없고, 음식이나 물이 마비된 쪽으로 흐르기도 한다. 눈을 완전히 감을 수 없으며, 혀의 앞쪽 미각이 없어지기도 한다.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은 크게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뉜다. 뇌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안면신경마비를 ‘중추성’이라 하고, 뇌와 상관없이 생기는 안면신경마비를 ‘말초성’이라 한다. 

중추성은 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뇌질환이나, 뇌의 외상으로 인해서 안면신경이 마비된 경우로, 전체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약 10% 미만이다. 얼굴의 변화뿐만 아니라 언어가 어둔해지고, 팔다리 한쪽에 힘이 없고, 잘 걷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말초성은 뇌 이외의 부위에서 안면신경이 장애를 받아 마비가 된 경우로, 얼굴 외에는 증상이 없고, 젊은 사람에게 많으며 예후도 좋은 편이다.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90% 이상이 말초성이고, 그중에서도 바이러스가 침범하여 발병하는 ‘벨마비(Bell’s palsy)’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의학에서는 양(陽)의 기운을 가진 경락들이 얼굴에 분포되어 있는데, 찬바람을 한쪽으로 계속 쐬거나 추운 곳에 얼굴을 대고 있어 풍(風), 한(寒), 습(濕)의 나쁜 기운들이 얼굴 경락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몸의 기(氣)와 혈(血)이 부족하여 면역력이 저하될 때, 또는 스트레스로 인해 간의 기운이 울결 되었을 때(肝氣鬱結) 안면신경마비가 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안면신경마비의 치료

안면신경마비는 무엇보다도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회복 속도가 빠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디게 치료되는 경향이 있고, 일반적으로 1년 이상 지난 안면신경마비의 회복에는 상당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근육은 수축과 이완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데, 마비가 오래 지속되면 근육이 점차 위축되면서 근력도 저하되어 근육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뇌질환이나 대상포진으로 인한 안면신경마비의 경우에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지만, 가장 흔한 벨마비의 경우는 2~3개월 치료하면 보통 95% 이상이 회복된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마사지나 지압, 안면근육 운동을 병행하면 치료 속도가 훨씬 빠르고, 후유증도 적게 남는다. 먼저 아침, 점심, 저녁으로 세수를 하고 나서 뜨거운 물수건으로 찜질을 해준다. 그리고 오일이나 마사지 크림을 바른 뒤, 네 손가락 지문 부위로 안면신경이 마비된 쪽을 마사지를 해준다. 또 입을 크게 벌려서 또박또박 ‘아, 에, 이, 오, 우’ 발음을 발성 연습처럼 크게 한다. 얼굴을 찡그려다가 웃는 얼굴을 하는 것처럼 움직여 주는 것, 마비된 쪽 치아로 껌을 씹는 것도 좋다.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외출을 할 때나 잠잘 때는 안대를 착용한다.

안면신경마비의 예방

안면신경마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절기에 찬바람을 직접적으로 얼굴에 쐬거나, 과로나 피로, 스트레스를 피해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있는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감기에 걸려서 치료를 잘 받고 완치가 된 뒤에도 언제든지 다시 감기에 걸릴 수 있는 것처럼 안면신경마비도 재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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