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놀이로 세대를 연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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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놀이로 세대를 연결합니다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3.01.0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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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래놀이연구소 백정애 대표

 

뭐가 없던 시절에는 공깃돌이나 고무줄로, 그게 아니면 맨몸으로 친구들과 어울리며 신나게 놀았다. 아이들의 행위로 전해 내려오던 전래놀이는 각종 게임과 만화 캐릭터에 밀려 어느새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최근 신정1동에서 주민이 의기투합해 잊혔던 우리 전래놀이를 되살리고 세대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백정애(63) 한국전래놀이연구소 대표를 만나 전래놀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양천구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1986년도에 결혼과 동시에 양천구에 왔습니다. 딸 둘, 아들 하나고 아이들 모두 양천구에서 태어났고요. 양천구자원봉사센터 신정1동 캠프장을 3년 반 했습니다. 지금은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고요, 지역보장협의체 위원장입니다. 전래놀이에 관심이 많아서 서울시에서 전통놀이를 배웠습니다. 현재는 양천구 문화예술 협력 강사단 강사로서 양천구 초등·중학교에서 전래놀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전래놀이를 기획한 이유는?

매년 동별로 자치회관 특화 사업을 진행하거든요. 그래서 신정1동은 ‘1·3세대 공감프로젝트 할아버지 우리 같이 놀아요’라는 프로그램을 주민들과 기획한 거죠. 작년 추석 전에 윷놀이, 공기놀이, 죽방울 만들기, 연날리기, 딱지, 제기, 달고나, 팽이 등을 담은 전래놀이 상자를 주민센터에 신청한 주민들께 나눠드렸어요. 가족들이 전래놀이하며 즐기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달라는 미션도 드렸습니다.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것 중에 전래놀이만 한 게 없어요. 반응은 당연히 좋았죠. 특히 놀이 도구가 제대로 갖춰져 있으니까 아이들 눈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달리 보이는 거죠. 기성세대와 어르신 세대는 전래놀이를 조금이라도 해봄직 한데 아이들은 접할 기회가 없으니까 새롭고 신기한 거죠. 

 

전래놀이는 어떤 가치가 있나요?

그야말로 소통입니다. 전래놀이를 하면 마음 문이 저절로 열려요. 스트레스도 날리고, 세대 간의 화합도 이루어집니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전래놀이 자격증반도 운영하는데 눈빛들이 반짝반짝해요. “옛날에 해봤는데, 몇십 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니” 이러시기도 합니다. 추억들이 생각나서 좋아하기도 하시고요. 아이들에게 전래놀이는 처음에는 경쟁이더라고요. 수업하면서 경쟁이나 도전이 아닌 놀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놀이는 놀이일 뿐이죠. 순위를 정하지 않고 경쟁도 없다고 해요. 마무리할 때는 서로 응원의 박수를 보내면서 끝냅니다. 놀이는 나 혼자만 절대로 할 수 없어요. 함께여야 하는 거죠. 놀이는 감정을 순화시켜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특히 전래놀이나 전통놀이도 하면서 문화를 계승할 수 있잖아요. 옛날에는 명절이 아니어도 동네 사람이 모여서 수건 하나만 있어도 그것 가지고 놀고 친목을 다졌는데 지금 그런 문화가 사라진 것이 참 아쉽습니다. 

 

보람이 있다면?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제 수업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새로운 거 알게 돼서 좋다고도 아이들이 표현도 해줍니다. 놀이를 통해서 공부해야 하는 이유,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 건강하게 자라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해 줘요. 전래놀이로 아이들이 올바른 행동과 사고를 하면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전래놀이를 확장할 방법은?

동별로 주민자치회에서 3세대가 같이 어우러질 수 있는 활동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놓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공부한다고 바쁘고, 조부모 만날 시간이 없고, 부모 세대는 직장 생활을 하니까 또 보기 어려운 세상이잖아요. 주민자치회에서 또 이렇게 전래놀이 관련한 프로그램을 하신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2023년을 맞이하며 한 말씀?

바쁘게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사는데, 한 번쯤 몸도 마음도 쉴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바로 전래 놀이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으로 전통·전래놀이가 잊히지 않고 주변에서 유지되었으면 하고, 저 또한 그 길에서 한몫한다는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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