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머리에 충격... 그냥 넘기면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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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머리에 충격... 그냥 넘기면 위험합니다
  • 정소원 기자
  • 승인 2023.02.2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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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원/취재부장
정소원/취재부장

머리에 충격을 받아도 괜찮겠지, 넘기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가볍게 넘길 일만이 아니다. 최근 가벼운 뇌진탕을 계속 겪을 경우 노년에 뇌 기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뇌진탕은 머리에 외상을 입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질환으로, 꼭 직접적인 충격이 아니더라도 차량을 운전할 때 가속이나 감속으로 인해 머리가 흔들리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참여한 연구팀은 4년간 50~90세 영국인 1만5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에게 해마다 컴퓨터로 뇌 기능을 테스트했다. 뇌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항목으로는 기억력, 주의 집중력, 과제 수행력, 과제 처리 속도, 작업 기억력 등이 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일생 동안 참가자들이 경험한 뇌진탕의 심각성, 빈도가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뇌진탕의 심각성, 빈도가 뇌 영향에 미치는 정도를 회귀계수(B)를 사용해 나타냈다. 회귀계수란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지표로 회귀계수가 0보다 작을수록 뇌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중등도부터 심한 외상성 뇌 손상(TBI·Traumatic brain injury)에 해당되는 뇌진탕은 한 번만 겪어도 시간이 갈수록 기억력을 비롯한 전반적인 뇌 기능이 저하됐다. 기존에 중등도 이상 뇌진탕을 경험한 참가자들은 뇌진탕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주의력(B ^ -0.195), 과제 수행력(B ^ -0.195) 과제 처리 속도(B ^ -0.075)를 보였다.

가벼운 뇌진탕(mTBI·mild Traumatic brain injury)도 한 번 발생한 사람은 주의력이 낮아졌으며, 세 번 이상 발생한 사람은 주의집중력과 복잡한 과제 수행력이 현저하게 저하됐다. 가벼운 뇌진탕을 한 번 겪었을 경우 뇌진탕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주의 력((B ^ -0.052)을 보였다. 가벼운 뇌진탕을 세 번 경험한 참가자들은 뇌진탕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 대비 주의력(B ^ -0.085), 과제 수행력(B ^ -0.195)이 훨씬 낮았다. 

네 번 이상 가벼운 뇌진탕이 발생한 사람은 주의집중력과 복잡한 과제 수행력뿐만 아니라 과제처리 속도와 작업 기억력이 떨어졌다. 네 번 이상 가벼운 뇌진탕을 경험할 경우, 뇌진탕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주의력(B ^ -0.135), 과제 처리 속도(B ^ -0.072), 기억력(B ^ -0.052)이 낮았다. 이후에도 뇌진탕을 추가적으로 경험할 때마다 뇌 기능이 악화됐다. 가벼운 뇌진탕이라도 계속 겪으면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뇌신경 전달체계에도 문제가 발생해 신경전달물질이 잘 분비되지 않아 뇌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 저자인 옥스퍼드대 바네사 레이몬트 박사는 “가벼운 뇌진탕도 세 번 이상 겪으면 인지능력을 저하시켜 치매 발병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최근 신경 손상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외상 저널(Journal of Neurotrauma)'에 게재됐다. <smartsow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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