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너여서(시문학산책 제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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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너여서(시문학산책 제2집)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7.07.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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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항석/한국시산책문인회 회장
정항석/한국시산책문인회 회장

무심코 올려본 밤하늘의 별들이 쏟아질 것 같은 그림에 시를 넣는다면 어떨까!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는 데서 시를 읽고 쓴다’는 마음이 얼마나 다가올까!

시를 너무 쉽게 보면 아니 되지만 너무 어렵게 보면 다가가기 어렵다. 그리고 일상을 떠난 시는 우리를 위로하지 못한다. 오늘날 문화적 지체 현상이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시를 잘 쓰고 못쓰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긍정적 마인드에 따른 일상의 접근이 절실하다. 어쩌면 각박할 수 있는 현대의 삶에서 시는 다른 장르보다 쉬이 다가갈 수 있고 삶의 틈을 메울 수 있으며 심적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양약(良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시는 일상을 떠날 수 없다.

사실 수많은 시들과 문인회들이 있는 현실에서 옥석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우리사회에서 문화적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많지 않다는 측면에서는 문인회들의 사회적 활동이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런 면에서 2017년 7월 8일 전주 한옥마을 완판본문화관에서 한국시산책문인회(이하 문인회)는 『시문학산책 제2집: 사랑한다 너여서(417쪽)』를 출판하고 기념식을 개최하였으며 같은 날 동인지에 참여한 회원들을 위한 등단식이 있었던 것은 고무적이다.

이 문인회는 ‘시인은 문학적 철학자이다’라는 정항석 회장의 생각을 공유하여 순수 감성의 토대 위에 이성을 투영하고 절대적 자연 앞에서 비합리적인 생각들의 타파를 위한 대안적 낭만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복잡하고 번잡한 분열적 이기주의를 넘어서 자연의 위대한 조화를 다시 갈구하는 본능적 원망(願望)을 담아 인간의 아름다운 면이 시로 승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인한다. 이른바 대안적 로맨티시즘(Alternative romanticism)이다.

문인회원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생산적 사회로 나갈 의지를 수반한다면 작금의 어려운 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삶이 있는 한 시는 우리의 동반자가 된다.

인간 본성이 살아있는 대안적 낭만주의(Alternative Romanticism)를 토대로 하는 <사랑한다 너여서>의 29인 작가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마음의 위로를 되찾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새로울 것도 없다. 다만 다소나마 바람직한 이상사회를 위한 대안적 사고를 바탕으로 좀 더 인간적이고 좀 더 이상적 사회를 지향하며 좀 더 따뜻한 휴머니티를 가미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더욱이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를 아울러서 현대가 고민하는 것에 대한 심적 치유(healing)를 위한 좀 더 미세하게나마 대안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담고자 한 것이다. 말하자면 단지 그럴듯한(plausible) 어휘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읽었을 때 우회적 비판을 넘어 대안을 연상하게 하자는 것이다.

‘삶과 시는 어떤 관계일까 그리고 시란 무엇인가?’

<사랑한다 너여서>의 29인 작가들은 여전히 스스로 묻고 고민하고 있다. 아마도 삶이 노을 지는 날까지 물어야 할지 모른다. 해마다 계절은 돌아오지만 그리고 같은 싹을 내는 것 같지만 늘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내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 데까지 더 많은 세월을 지내야 할지 모른다. 같은 것을 묻는데 이에 대한 길을 찾아가기도 그다지 다르지 않는 탓이다. <사랑한다 너여서>의 작가들은 아직도 알 수 없는, 아니 영원히 알 수 없을지 모르는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숙명적 과제로 안으면서 이에 대한 사념 속에 있다. 이러한 까닭에서 작가들은 ‘흐르는 물과 같이 잡을 수 없는 흐름처럼 삶이 얼마나 여유로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냇가를 걸으며, 때로는 아무도 없는 산책길에 푸른 이파리에 마음의 사랑을 쓰곤 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모아진 시들은 작가들의 마음으로 독자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약간이라도 없을 수 없다.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과의 공감과 마음의 공유는 늘 알 수 없는 실루엣과 같기 때문이다. <사랑한다 너여서>의 29인 작가들은 부끄러이 내밀면서도 이렇게 말한다. 지금이 ‘끝이 아니라 출발’이라는 것이다. 작가들은 시적 진솔함을 제시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러한 작가들의 마음이 독자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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