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을 나눔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상태바
우리의 정을 나눔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 광진투데이
  • 승인 2017.09.12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 원 종 교수/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장 원 종 교수/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지금으로부터 1년전인 2016년 9월 6일 보건복지부는 일회용 의료기기 관리방안을 내 놓았다. 일회용 주사기를 포함한 일회용 의료기기의 재사용을 막기 위해 의료기기의 유통과정을 추적, 관리하는 시스템인 '의료기기유통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 안을 만든 이유는 다름 아닌, C형 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2015년 서울시 양천구의 한 병원에서 다수의 C형 간염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가 그 병원을 다녀간 2,000여명의 환자들을 추적조사한 결과 모두 78명의 C형 간염 양성자가 확인되었다. 집단감염의 원인으로 1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것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 원주의 한 병원에서 유사한 원인으로 C형 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했었다. '의료법'은 환자 처치에 사용하는 1회용 기구와 물품을 재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법을 어긴 것은 물론이지만, 1회용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속성을 비용절감의 이유 혹은 부주의 등으로 무시한 결과가 많은 사람들을 고통받게 만든 것이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에서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을 좀 더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내세운 것이었다. 그럼,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간염 예방이 되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간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간염이라는 질병이 우리생활 속에서 그리 생소한 질병은 아니다. 간염바이러스는 간세포에 특이적으로 증식하면서 간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고, 여러 가지 질병양상을 나타내는 간염을 일으킨다.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잘 알려진 것으로 A, B, C, D, E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virus A, B, C, D, E virus)가 있다. 과거 A, B형만 알려져 있다가 이후로 C, D, E형이 차차 알려지게 되었다. 과거 간염은 그 치료방법으로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가 전부인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인터페론이 등장하면서 일부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와 함께 많은 간염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되어, 근래에 들어서는 상당수의 간염환자를 완치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간염환자를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염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우선일 것이다. 대표적인 예방법으로 백신을 주사하는 것을 들 수 있다.

1983년에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한 B형 간염백신 헤파박스-B는 당시 10% 대의 간염 보균율을 절반으로 낮추는 대단한 기여를 하였다. 백신 접종과 함께 간염경로를 차단하는 방법 또한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염경로를 유형별로 간단히 살펴보면, A형 간염은 감염자의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의 섭취, 습관성 약물 중독자의 주사기를 통한 감염, 혈액제제를 통한 감염이나 가족간에 전파, 밀집된 장소 등에서 집단발병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위생이 중요하다. 손씻기, 상하수도 정비, 식수원 오염방지, 식품 및 식품 취급자 위생관리 철저 등이 매우 중요하다.

B형, C형 간염은 대부분 감염된 사람의 체액이나 혈액을 통해 전염되며,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등을 수혈 받거나, 혈액투석, 주사기 재사용, 성 접촉, 간염에 걸린 산모로부터 태아로의 수직감염 등이 주요 원인이다.

D형 간염은 국내에 매우 드믈게 발생하며, 바이러스는 단독감염을 일으킬 수 없어 B형 간염환자에서만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 혹은 혈액제제 주사를 통한 비경구적 경로와 성적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E형 간염은 A형과 같이 환자의 분변으로 오염된 물이나 식품의 섭취, 드믈지만 혈액유래 감염, 산모로부터 태아로의 수직감염 등이 원인이다. 또한 오염된 멧돼지 혹은 사슴 고기 등을 익히지 않고 섭취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월 24일 유럽에서 햄과 소시지 때문에 E형 간염 환자가 급증했다는 해외정보가 있다면서 수입 검사를 강화하고, 유통중인 유럽산 햄소시지에 대해 유통 중지시켰다.

언론에서는 소시지와 햄이 독일과 네덜란드산 돼지고기로 만든 제품이라고 하더니, 급기야 어느회사 제품을 꼭 집어 그 회사 제품을 먹은 사람들이 E형 간염에 감염되었다는 뉴스기사가 나왔다. 추가적인 정황도 발표되었다.

이 제품들은 조리해 포장된 상태로 판매되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추가로 가열하지 않고, 섭취해 더 쉽게 감염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5일, 조사 실시 12일 만에 '문제없음'의 결론을 내리고 잠정 유통·판매 중단 조치가 해제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8월 30일 주한 EU 대표부로부터 항의 서한을 받았으며, 그 서한에 따르면 외신 보도에서 언급된 E형 감염 사례는 6년 전 사례이며, 현재 유럽에 유통중인 소시지나 햄 제품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거나 그에 따른 피해사례가 접수된 것은 단 한건도 없다는 것이다.

위의 간염 바이러스중 B형과 C형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를 다시 한번 주목해 보자. 과거 우리나라에 간염환자가 많은 것이 국이나 찌개를 따로 덜지 않고 숟가락으로 나눠먹는 식습관, 술잔을 서로 돌려 마시는 습관 등에 기인한 것이라는 자조 섞인 설명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유형의 간염이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를 통해서 감염되지만, 국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간염인 B형 간염 환자는 오직 혈액과 체액에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언하면, 우리의 정을 나누는 행위가 B형, C형 간염발생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을 나눔은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