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기대 부응하지 못한 전반기, 후반기는 더 나은 결과 다짐
이태인 의장은 동대문구의회 역사상 첫 2번째 의장으로 제9대 의회 전반기와 후반기 총 4년간 의장을 맡는다.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잡음을 해소한 지금은 동대문구의회와 동대문구 발전을 위해 후반기 임기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본지는 이 의장을 만나 전반기 2년 임기 동안의 소회를 물어보고, 앞으로 남은 2년 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 주>
Q. 먼저 동대문구의회 최초로 두 번의 의장, 그것도 2연속 의장 당선을 축하드린다. 당선 소감을 부탁드린다.
A. 우리 구의회 최초로 연속으로 의장직에 당선된 건 저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지만, 무엇보다도 동대문구민과 동료 의원들께서 저를 다시 한번 신뢰해 주셨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지고 있고 그래서 더욱 구민들과 동료 의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Q.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의장까지 도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다른 의원에게도 의장을 양보할 수 있었을 텐데 욕심이라 생각하지 않나?
A. 욕심이라기보다는 전반기 동안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주민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고, 이를 보완하고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 후반기에도 연속적이고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구민과 동료 의원들께서 보여주신 신뢰를 바탕으로 후반기까지 이끌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를 잘 마무리하고, 구민들을 위한 여러 정책이 더욱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전반기 의장을 지냈고 2번째 의장이다. 유일하게 초보 의장이 아닌 경험 의장으로서 후반기는 의장으로서 어떻게 운영해 나가실 예정인지?
A. 전반기 의장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의회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무엇이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더 개선이 필요한지에 대해 구체적인 통찰을 얻게 됐다.
후반기에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더 효율적이고 원활하게 의회를 운영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구민들의 목소리를 더욱 잘 반영하는 의회를 만드는 것이다. 구민들의 필요를 듣고 이를 정책으로 만들어 구민의 생활을 개선하는 생활 중심형 의정활동을 추진하고 싶다.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동료 의원들과 함께 구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Q. 1~8대 의회보다 제9대 의원들 정책발굴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그에 비해 의원들 간 다툼은 국회 못지 않게 잦아졌다. 특히 이번 의장단 선거 잡음으로 의원들 간 불신이 더 커졌다. 이를 타파할 계획은?
A. 그 부분에 대해선 저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 정책적 성과가 높아진 만큼, 내부적으로는 단합과 협력의 부족함이 드러났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는 이런 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의장으로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의원들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일 것이다. 의장 선거 과정에서 생긴 오해와 갈등을 풀기 위해 저는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의원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의회의 공동 목표인 동대문구 발전과 동대문구민의 복리 증진이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의원들 간 협력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의 핵심 목표를 다시금 되새기면 자연스럽게 하나로 단합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Q. 해외 연찬회는 의원들의 폭넓은 의정활동을 위해 예산 편성을 통해 실시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의장님은 지난 의장 해외 연찬회와 의원 해외 연찬회에서 MBC 기자의 기습 인터뷰에서 실수를 하셨다.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앞으로 시민들에게 투명한 해외 연찬회의 모습을 보여주실 수 있는지?
A. 그때의 상황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면 공항에서 해외 연찬회의 일정과 관련해 기자의 기습적인 질문을 받으면서 즉각적으로 명확한 답변을 드리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고, 이로 인해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 언론취재에 부적절하게 대응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한층 더 성숙하고 당당한 의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구민들에게 떳떳하고 당당한 자세로 임할 것을 약속드리며, 해외 연찬회의 목적과 결과를 구민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소통하며 신뢰를 회복하겠다.
Q. 초선 구청장 취임으로 집행부 행정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특히 이필형 구청장은 거리가게 정비, 꽃의 도시, 탄소중립도시, 스마트도시 등 새로운 행정을 펼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A. 이필형 구청장의 다양한 시도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너무 많은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과가 뚜렷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새로운 정책과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러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구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한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예산이 적지 않게 투입되는 만큼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이러한 부분에서 더 깊은 고민과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동대문구의회 정책지원관 제도는 잘 정착되었는가?
A. 정책지원관 제도는 2022년 1월 13일,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신설된 제도이다. 현재 동대문구의회에는 9명의 정책지원관이 근무하고 있다. 도입 첫해에는 의원 정수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4명의 정책지원관이 배치되었고, 2년 차부터는 의원 정수의 절반인 9명까지 배치할 수 있어, 올해 8월에 정원을 모두 충원했다. 이 과정에서 총 7번의 채용시험을 통해 인재를 선발했다.
초기에는 공직에 처음 도입된 전문직이라는 점에서, 관련 분야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채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현재는 국회와 타 시·군·구 의회에서 근무 경험을 가진 훌륭한 정책지원관들이 채용되어 각 의원과 함께 호흡을 맞춰가며 원활한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원들은 지역 내 의정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정책지원관들이 일반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의 보좌 직원들과 달리 정치인인 의원의 정무적 활동이나 정책 요구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부분은 앞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보완함으로써, 정책지원관 제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구의회 직원 인사권이 의장 임명으로 독립됐다. 잘 됐다고 생각하시나?
A. 구의회 직원 인사권이 의장 임용으로 독립된 것은 지방의회의 권한과 책임이 확대된 중요한 변화이다. 이를 통해 입법과 예산 심의 기능 강화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에도 더욱 충실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인사권 독립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현재 조직과 정원에 관한 권한, 예산편성권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에 있어, 의장과 구청장 간에 인사 문제로 대립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는 완전한 인사권 독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현재 기초의회에는 5급 과장 직위가 없어, 6급 팀장이 승진할 경우 상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보직을 받게 된다. 그 결과, 5급 전문위원이 4급 국장으로 승진할 때 사무국 관리 운영 경험이 부족하거나, 관리자로서의 경력이 단절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인사 운영의 문제는 의회가 조직적·전문적으로 운영되는 데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인사 관련 법령의 개정을 통해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개선하여 의회 인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직원들이 전문성과 경력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때 의회는 보다 효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Q. 의원 연구단체가 많이 활성화됐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더 정착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의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A. 의원 연구단체는 의원들이 특정 분야의 정책을 연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동대문구의회에서도 다양한 연구단체들이 지역 현안과 주민 복지를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각 단체의 연구 활동이 조례 입법과 예산편성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연구단체는 초기 단계에 있지만, 매년 연구 주제에 대한 중간 보고서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체계적인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연구 활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 결과를 실제 정책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집행부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의원 연구단체가 정착되어, 의정활동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한다.
Q. 본회의가 열릴 때마다 5분 발언이 많다. 5분 발언을 줄이고, 구정질문을 통해 더 자세히 집행부에게 요구하는 것이 맞지 않나?
A. 5분 자유발언은 의원들이 지역의 현안이나 긴급한 사안에 대해 간략히 의견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집행부뿐만 아니라 구민 전체를 향한 발언이기도 하다. 또한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용이하다는 점과 의정 홍보 역할도 할 수 있어 앞으로 5분 자유발언에 대한 신청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5분 자유발언 취지에 맞는 주제 선정과 신청자가 다수일 경우 회기당 횟수를 제한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Q. 의원들은 구정질문을 준비할 때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 비해 집행부 답변은 초라하게도 짧은 단답형 답변이다. 특히 긴 질문에도 답변은 성의없는 답변이다. 집행부가 지역 주민이 선출한 주민 대표이지만, 4년 임기제 공무원이라는 생각으로 의원들을 너무 무시한다고 생각이 든다. 의장님 의견은?
A. 구정 질문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의원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준비한 질문에 대해 집행부가 짧고 성의 없이 답변한다면, 이는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일이자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집행부는 구정질문에 책임감 있게 구체적이고 성실한 답변을 해야 하며,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진지하게 협력해 주길 바란다. 나아가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존중하는 성숙한 모습으로 협력해 함께 동대문구의 발전을 이뤄나가길 기대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린다.
A. 의장 선거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있었고, 그로 인해 의회 내에서 갈등이 발생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의회의 리더로서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 의회를 하나로 단합시키는 것은 저의 가장 큰 과제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이 과정을 통해 더욱 단단해진 의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앞으로 남은 9대 후반기 동안 동료 의원님들과 협력하여 동대문구 발전과 구민 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구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