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나무위의 군대' 오는 8월 12일까지 연장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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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나무위의 군대' 오는 8월 12일까지 연장 공연
  • 최상미 객원기자
  • 승인 2023.07.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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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이 년 전에 끝났습니다. 어서 거기서 나오세요.'
연극 '나무위의 군대' 포스터
연극 '나무위의 군대' 포스터

1945년 4월 태평양 전쟁의 막바지 오키나와에서 일본의 패전도 모른 채 1947년 3월까지 약 2년 동안 가쥬마루 나무 위에 숨어서 살아남은 두 병사.

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논리적인 설전이 담긴 일본 문학의 거장, 작가 故 '이노우에 히사시' 원안을 극작가 '호라이 류타'가 완성한 번역극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만 목적이 같지 않기 때문에 경험하는 지독한 고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로 다른 가치, 신념, 생의 감각에 휩싸인 인간을 조명하기도 하고 그것을 모두 잃어버리고 난 이후의 인간을 환기하기도 한다.

손석구 배우
손석구 배우

이 작품은 연출의 의도가 숨어 있거나 모호함이 전혀 없이 전공법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누구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두 명의 병사는 왜 나무 위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당시 일본군의 이념과 사상에 대해 알면 더 좋을 것 같다.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군인 최고의 명예라는 전체주의적 사고를 주입받은 병사들과 전장에 배치된 수많은 민간인들이 전쟁으로 인해 헛되이 죽어갔다.

전세가 기울어지는 1944년부터는 가미가제를 비롯한 여러 자살 특공 병기들이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일본군의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살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전쟁의 모순과 전쟁 중 나무 위라는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연락 수단도 없는 극한 상황 속에서 지원군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두 명의 병사.

나라를 지키기 위해 파병된 본토 병사인 '상관'은 대의 명분이 중요하고, 자신이 나고 자란 섬을 지키고자 입대한 '신병'과 끊임없이 대립을 하게 된다.

전 세계가 겪은 팬데믹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우린 이들 병사처럼 나무 위에서 살아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대립과 이해를 통해 인간이 진정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쟁의 모순 속 인물들로는 상사 역 이도엽 배우는 작업 경험이 풍부해 텍스트에 담겨 있는 해학적인 순간과 본질적인 갈등을 파악하는 능력이 두드러지고 신병 역 손석구 배우는 작가, 연출, 배우 등 전방위로 활동을 하고 있어서 인물의 심리에 대한 파악이 탁월하다.

결코 상관에게 밀리지 않는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유들유들함.

상황 속에서 살아있는 듯한 인물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아무도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존재인 여자 역 최희서 배우는 무대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거대한 뱅갈나무와 다양한 조명,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배우들.

매회 전석 매진으로 이 작품이 피케팅인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1~2열은 피트석으로 무대보다 아래 위치해 있어 시야가 낮아 목이 아플 듯 싶고 4열부터가 좋으며 지연 입장이 불가하고 퇴장 시 재입장이 안된다.

또한 공연 특성상 무대 및 객석의 온도를 낮기 유지해 겉옷을 하나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8월 12일(토)까지 연장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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