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프레스콜] 다채로운 록에 실린 저항정신, 브론테 남매의 삶 다룬 뮤지컬 ‘웨이스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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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프레스콜] 다채로운 록에 실린 저항정신, 브론테 남매의 삶 다룬 뮤지컬 ‘웨이스티드’
  • 김희선 객원기자
  • 승인 2022.12.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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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공연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김수현 기자
배우들이 공연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김수현 기자
배우들이 공연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19세기 초 영국에서 작가로 활동한 브론테 남매의 생애를 그린 뮤지컬 ‘웨이스티드(Wasted)’가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프레스콜 행사를 가졌다. ‘연극열전9’의 마지막 작품인 ‘웨이스티드’는 샬롯 브론테의 인터뷰라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브론테 남매의 삶을 다채로운 록 사운드에 녹여냈다.

‘타조 소년들’의 극작가 칼 밀러가 대본과 가사를 쓰고, 크리스토퍼 애쉬가 음악을 맡아 2018년 영국에서 초연된 ‘웨이스티드’는 이번 ‘연극열전9’을 통해 국내 무대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레드북’에 이어 다시 한번 여성 작가의 이야기를 다루게 된 ‘웨이스티드’의 박소영 연출은 “이야기 자체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소외 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웨이스티드’ 역시, 지금은 유명해졌지만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가난과 성별 등 꺾일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많은 좌절을 겪은 브론테 남매의 이야기다. 그 가운데서도 치열하게 살아서 결국 (우리의 삶이)헛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연출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웨이스티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150분 동안 객석을 압도하는 강렬하고 다채로운, 때로는 이질적으로까지 느껴지는 록 음악이다. 이나영 음악감독은 “’웨이스티드’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폭발적인 에너지다. 음악 안에는 친근함과 익숙함, 낯설고 뒤틀린 것들이 공존하며 만들어지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브론테 자매를 다룬 여러 창작물 중 ‘웨이스티드’가 갖는 특별함도 여기에서 온다. 박소영 연출은 “음악이 굉장히 신선하고 세련됐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 안에서 움직이는 작품인데 사실적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인물의 개인적인, 내면의 사실성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주관적일 수 있는 장르”라며 “장르가 록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저항정신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이 ‘웨이스티드’의 차별성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록부터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만큼, 넘버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앤 역을 맡은 임예진은 “악보를 받고 처음 보는 음역대가 많아 놀랐다. ‘브랜웰 악보를 잘못 준 건가?’하는 생각까지 했다”며 웃고는 “초반에는 음표에 많이 갇혀 있었는데 연습할수록 다양한 창법과 소리를 낼 수 있게 돼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역의 장민제 역시 “’득음’하는 구간들이 있는데 처음에는 ‘내가 이걸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이 장르를 살리면서 관객들에게 가사와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좋은 언니, 오빠들과 음악감독, 연출님 덕분에 지금은 재미있게 잘 해내고 있다”고 거들었다.

샬롯 역의 정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2막에 굉장히 진한 드라마가 있는데,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1막의 이야기를 잘 따라와주셔야 2막의 더 짙은 드라마에 공감하시기 쉬울 것”이라며 “우리가 어렸을 때 얼마나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빛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살았는지, 기쁨을 찾으려고 살았는지 그 뉘앙스를 느끼실 수 있도록 1막을 잘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백은혜 역시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호흡이 굉장히 빠르다. 빠른 호흡을 우리와 함께 잘 따라와주시면 작품에 빠져 음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웨이스티드’는 내년 2월 2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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