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드] ‘온 더 비트’ 윤나무-강기둥,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아드리앙!”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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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보드] ‘온 더 비트’ 윤나무-강기둥,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아드리앙!”②
  • 김희선 객원기자
  • 승인 2023.06.1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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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1인극이지만 <온 더 비트>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여러 명의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또, 연기하시면서 (아드리앙 제외)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다면 누구인지도 궁금합니다.

윤나무 =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초연 때부터 아드리앙이 바라본 인물들에 초점을 맞췄어요. 그 인물들이 아드리앙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를 고민하며 인물을 구축했어요. 잠시 등장하는 인물들까지 고민을 많이 했기에 다 기억에 남지만… 아무래도 아드리앙에겐 세실이 기억에 많이 남지 않을까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공유한 인물이니까요.

강기둥 = 여러 인물의 특성이 아드리앙에게 어떻게 보이는지가 제 표현의 초점이에요. 사실성보다는 아드리앙의 시선에 기반을 두는 게 아드리앙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인물만 말하기 너무 어려운데… 개인적으로 세실과 베르나르 아저씨가 반대의 이유로 생각이 나네요. 세상을 넒히려는 사람과 세상을 닫으려고 하는 사람. 그리고 또 같은 이유로 자신의 방식대로 함께 해주길 원했을 사람들이랄까.

<온 더 비트>는 초연 당시 굉장히 호평 받으며 꾸준히 관객들이 늘어난 작품입니다. ‘배우가 무대에서 직접 드럼을 친다더라’는 얘기만 듣고 온 관객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결말부에서 충격을 받았다는 감상도 종종 듣습니다. 아드리앙의 결말에 대해, 배우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나무 = 아드리앙이 온갖 역경을 딛고 밴드를 결성해서 멋진 콘서트를 하는 결말도 상상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엔딩이 지극히 현실적인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결말과 커튼콜이라고 생각합니다.

강기둥 = 저도 마찬가지로 처음 글로 봤을 때 많이 놀랐어요. 뭔가 예상하기 어려운 결말이랄까? 다만 작품을 풀어내면서는 아드리앙을 옹호하기보다는 문제적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려 한 것 같아요. 이 아이의 시선이 극과 극으로 갈 수 있다는, 그것마저도 그 아이의 세상인… 말을 참 어렵게 하네요ㅎㅎ

그렇다면 배우님이 생각하는 아드리앙의 엔딩 이후가 궁금합니다.

강기둥 = 사실 그때그때 달라요. 그게 이 공연의 장점 같기도 해요. 매번 이야기를 되풀이할 때마다 마지막을 대하는 느낌과 분위기가 다르달까? 결국 그것이 어딘가를 향해 간다기보다는 엔딩 자체로의 느낌과 분위기를 느끼고 끝나고 나서야 아 오늘은 이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ㅎㅎ

윤나무 = 아드리앙은 드럼을 붙들고, 리듬을 붙들고 살 거 같아요. 그게 어느 공간이든, 어떤 시간이든요.

<온 더 비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커튼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늘 조용히 숨죽여 무대 위의 세계를 바라만 보는 관객들이 아드리앙의 세계로 들어가 음악이 되고, 서로를 인지하고 응원하게 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드리앙으로서 커튼콜에 나섰다가, 다시 배우 본체로 커튼콜을 하는 점도 독특한 부분인데요, 두 분은 커튼콜을 어떻게 느끼고 계신지 감상이 궁금합니다.

윤나무 = 지금까지의 아드리앙의 시간과 커튼콜은 분리가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커튼콜은 아드리앙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그리고 있어요. 그 시점이 현실적으로 어떤 시간일까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원작에 없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가사 안에 있는 것처럼 ‘bursting’ 된 그 자체의 아드리앙, 그 모습을 보는 관객분들 개개인의 ‘bursting’을 상상해 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네. 아름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모든 분들이요.

강기둥 = 커튼콜 저도 너무 좋아합니다! 마치 온전히 아드리앙을 위한 선물이랄까… 그리고 저 강기둥으로 돌아왔을 때도 강기둥으로서 관객분들과 함께 아드리앙의 감각을 조금이나마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느낌이 들어요, 그렇게 만들어 주신 관객분들에게 박수를 돌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ㅎㅎ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혹시 서로의 회차를 본 적이 있나요? 만약 있다면, 강기둥이 보는 윤나무의 ‘아트리앙’, 윤나무가 보는 강기둥의 ‘둥드리앙’은 어땠나요? 각각 서로의 아드리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윤나무 = 큰 줄기는 연출님과 저희 둘이 함께 회의하고 연습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어요. 하지만 1인극의 특성상 배우의 개인적인 삶이 다르고 환경도 다르기에 세세한 표현의 차이들은 분명히 있는 것 같았어요. 그걸 보는 재미가 분명히 있었어요. 관객분들도 그러실 거라 믿어요. 대본도 악보도 같은데 전혀 다른 <온 더 비트>가 보일 수 있는 건 저희 둘의 삶이 달라서 아닐까요? 제가 사랑하는 동생이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아드리앙의 세계를 아주 성실히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멋있어요 둥블리

강기둥 = 연습하면서도 많이 보았고, 첫 공, 막공을 서로 챙겨보려 해요ㅎㅎ 서로 보면서 많이 교류하는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아트리앙은 해상도가 높은 느낌이에요. 장면의 분위기와 느낌을 아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달까… 그래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달이 아주 선명하게 이해되죠- 아트리앙 이름 잘 지었죠? 최초가 아마 저일 거에요. 후훗^^

초연에 이어 앵콜까지 훌륭하게 소화 중이신 만큼, 재연이 온다면 그 때도 두 분의 아드리앙을 볼 수 있겠죠?

강기둥 = 질문이 꽤나 직접적이네요ㅎㅎ 미래를 함부로 예상할 순 없겠지만, 둘 다 쉽게 놓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닐거예요ㅎㅎ

윤나무 = 그럴 수 있으면 저도 참 좋겠어요. 그리고 아드리앙의 세계가 끊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이 공연은 제가 참여를 하든 그렇지 못하든 계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배우 강기둥/윤나무가 자신의 ‘아드리앙’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기둥 = 너의 세상을, 감각을 느끼게 해주어서 고마워. 어디서든 네가 사랑하는 소리, 리듬, 음악을 누리고 있길 바랄게. 그리고 그곳이 어디든 많은 사람들에게 너만의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를…

윤나무 = 너는 너로서 충분하고 멋있어 아드리앙.

너를 통해서 나도 삶을 배우고, 알아가고 있어.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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