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詩마당]환시록(1) 물방울 폭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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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 詩마당]환시록(1) 물방울 폭죽
  • 성광일보
  • 승인 2023.10.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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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규
시인.소설가.번역가
성동문인협회 회원

내가 걷는 방향으로
집이 자꾸 기울어진다

묽은 펄 위에 꽂아 놓은 
철근 콘크리트의 기둥들이 미끄러지며

집이 흙의 파도에 밀려
방파제에 가 부딪힌다

내 몸은 창을 깨고 튕겨 나가
작은 물방울로 쪼개지며 하늘 위로 솟구친다

점점 집의 모습은 작은 점으로 멀어지고

여기저기서 물방울들이 마구 솟아올라 
투명한 불꽃인 양 하늘을 메워 간다

땅 위에 집들이 이제 점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그쪽에서도 아마 물방울 폭죽이 보이지 않으리.

곽 명 규
시인.소설가.번역가
성동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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