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52 랍스터는 영생(永生)할까!
상태바
의학칼럼 52 랍스터는 영생(永生)할까!
  • 김정민 기자
  • 승인 2022.06.15 0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담쥬넥스의원 성기수 원장
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천국도 아닌 지구에서 영생한다니, 얼마나 복을 많이 쌓았는지, 아니면 믿음이 하늘에 닿을 정도인지, 알수는 없으나, 참으로 부럽게도 바닷가재는 영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맛있는 줄만 알았는데 그런 재주까지 있다니, 신통방통이 아닐 수 없겠죠. 노화방지 특별 대책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당연할 것인데, 여기서 약간의 과학 이야기를 곁들어야 합니다.

세포는 영원하게 살 수가 없어서, 수십번의 분열을 거친 후에는 스스로 사멸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신체도 늘 새로운 세포들이 분열을 통해 보충되면서 신체 활동을 잘 유지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세포의 분열과정에서 DNA가닥 끝부분에서 손상과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 있어서, 텔로미어(Telomere) 라는 단백질 비슷한 염기서열 구조물을 달아 두고 있는데, 세포가 분열을 거듭할 때마다 이 텔로미어가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대략 60~70번 정도의 세포분열을 반복하면 다 닿아 소진되므로 세포가 사멸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또 다른 새로운 즉, 줄기세포가 다시 분열하여 이를 보충, 보완하면서 생명을 유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텔로미어를 다시 보충해 주는 작용을 하는 효소가 있는데 이름하여 텔로머레이즈(Telomerase)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 텔로미어가 계속 보충되므로, 세포분열을 거듭해도 세포가 사멸에 이르지 않게 되어, 영생이 가능하다는 이론이 됩니다. 바닷가재는 이 텔로머레이즈가 있기에 이론적으로 영생이 가능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잡아 먹히거나, 딱딱한 껍질을 갈아 벗게 될 때 지나치게 탈진해서 죽지 않는다면, 이론적으로는 영생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도 이런 효소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마는, 역설적으로 인간 세포에 이런 효소가 있다면, 이는 곧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양단의 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연구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랍스터처럼 영생할 수는 없겠지만,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위에서 살짝 이야기가 나와서 눈치가 빠른 분들이라면 대략 짐작하실 것 같습니다만,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이런 세포의 활동을 보충, 보완 혹은 재생을 촉진시키고자 하는 노력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신체 장기나 피부가 늘 그대로 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각 장기들마다 고유한 기능을 유지하는데는 늘 새로운 세포들이 일정 부분 그 자리를 메워주고 있기 때문에, 보기에는 늘 그 자리처럼 보이지만, 사실 상 일부 새로운 세포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보충 혹은 보완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거나 보상한계를 넘어서서 손상이 오게 되면, 회복력이 따라 주지를 못하게 되어, 기능이 떨어지거나 상실하는 신체의 불편함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실 상 조금씩 이런 변화가 늘 나타나고 진행되고 있으므로 노화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고, 하루 이틀의 시간으로 눈에 띄지는 않을지라도, 수년의 세월이 지나면 피부가 쳐지고 무릎이 아프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하루에도 수억 개의 세포가 운명을 달리한다고 하니,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을지라도, 우리 신체는 이미 많은 세포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세포들이 그 자리를 채워주는 과정 중에 삶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과정 중에 신선한 줄기세포, 특히 중간엽 줄기세포를 보충해 주는 방법이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랍스터처럼 영생은 어렵겠지만, 오늘은 맛있는 랍스터 드시는 것도 좋겠네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