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양천구청장, 구의회 안건 미상정에 긴급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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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재 양천구청장, 구의회 안건 미상정에 긴급 기자회견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2.12.1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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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구민 생활 밀접 조례안 미상정…사업에 제동”

의회 “사실과 달라…면밀한 재검토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8일 오전 10시30분, 양천구청 4층 공감기획실에서 이기재 구청장이 양천구의회가 구민생활에 밀접한 조례안을 미 상정했다며 이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체 상정된 조례안은 총 20건으로 9건이 미 상정됐다. 이중 지난달 14일 양천구가 제2차 정례회에 낸 안건 총 13건 중 4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의원이 낸 안건 7건 중 5건 또한 보안이나 다른 이유로 상정되지 않았다. 

무거운 얼굴로 기자회견실에 나타난 이기재 구청장은 단상 앞에 서서 기자회견문을 읽었다. 

이 구청장은 “어제(7일) 구의회 상임위에서 9건의 조례안을 미 상정했다”며 “이 중 4건의 조례안은 2023년도 예산안의 중요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이어 “조례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예산안의 내용이 자동 삭감되기 때문에 예산이 삭감됐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미 상정 안건은 △구세 감면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장학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국가보훈대상자와 참전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재난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조례안 등이다. 2023년도 정기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중 ‘목동테니스장 옥외코트 지붕 설치’ 관련 안건은 삭제돼 수정 처리됐다.

이 구청장은 “공항 소음 피해로 고통받는 양천구 4만여 세대의 피해에 대해서 부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재산세 감면’ 공약을 내걸었고, 세부적인 내용을 조례에 반영해서 예산을 수립했다”고 했다. “학생들의 장학금을 더 두텁게 지원하기 위해서 기금을 늘리려는 조례안도 역시 미 상정됐으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보훈 가족의 보은 예우 수당 대상을 확대하는 조례도 미 상정됐다. 긴급생활지원금 지원 조례 또한 미 상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안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으므로 조례안을 상정해서 당연히 의원 간의 토론이 진행되어야 하고, 그 토론 내용은 회의록에 남아 주민에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상식적으로 미비한 점이 있다면 집행부와 협의를 통해서 수정 가결하는 것이 상식인데 구의회가 예산 관련 조례안을 무더기 처리하지 않았다”며 규탄했다. 

또한 “주변에서 일부 의원들이 대놓고 이번 예산안에서 구청장의 공약사항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 신임 구청장을 길들이겠다고 얘기한다”며 “사실이라면 천인공노할 이야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김없이 표현했다.

특히 “의회가 민생 관련 예산안들을 구청장 공약사항이고, 구청장을 길들이기 위해서 삭감한다면 저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구청장은 못 박았다. 

구의회는 이 구청장이 언급한 조례안이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해 상정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장학금 추가 출연에 대해서는 현재 이자율이 높아서 사실상 불필요하다고 했다. 유영주 행정재경위원장(민주당, 목1동, 신정1·2동)은 “장학기금 20억 원의 이자로 발생한 장학금을 다 집행 못 해서 남고 있다”며 “요즘 예금 금리가 4.7%로 사실상 원금이 60억 원 효과가 나오기 때문에 기금 5억을 늘리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타구는 장학기금 자체 존립하는 곳이 거의 없으며, 전년도 장학생을 미리 검토해서 예산에 집어넣는 실정이다.

재산세 감면에 대해서도 내년 6월이 돼야 시행할 수 있는데, 재산세 감면에 있어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는 게 구의회의 입장이다. 

양천구는 김포공항 항공기 이착륙으로 주택평가 가치 하락 등 주민이 감내 중인 재산상 불이익을 일부 보전하고자 지역 안에 있는 1주택자에게만 3년 한시적으로 재산세 40%를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유 위원장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 소유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보다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체적으로 배분될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게 맞지 않느냐”며 “원칙적으로 전·월세 등 항공기 소음피해 지역에 사는 구민에게 공평하게 배분될 수 있는 조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억8천만 원의 예산이 편성된 ‘목동테니스장 옥외코트 지붕 건립’ 또한 예산 규모 대비 이용자가 많지 않고, 양천구민과 타 구민 이용률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유 위원장은 말했다. 

이 구청장이 언급한 긴급지원금 조례를 발의한 이재웅 복지건설위원장(민주당, 신월1·3·5동)은 “조례에 수정 부분이 있어서 1월 예산으로 미루기 위해 스스로 미 상정을 요청했다”면서 “이 조례가 왜 기자회견장에서 언급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 구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 상정된 예산안을 예산이 처리되기 전에 다시 상정해 심의해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모든 구의회 일정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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