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살, 강서양천신문 매주 빠짐없이 주민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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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 살, 강서양천신문 매주 빠짐없이 주민과 함께합니다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3.02.28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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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한 주의 결간 없이 32년간 발행했다는 데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매년 창간기념일이 되면 마음을 새롭게 다지게 됩니다”
강서양천신문사 송 문 균 대표
강서양천신문사 송 문 균 대표

 

1991년 3월1일 강서구 화곡4동의 한 사무실에서 강서양천신문이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어느덧 창간 32주년, 사람으로 말하면 치열하게 도전하는 청년의 나이다. 성숙함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싶다가도 예기치 않은 우여곡절과 희로애락은 늘 있었다. 

서른두 해 강서양천신문의 산증인인 송문균 대표는 숱한 세월을 이기고 버텼다. 누가 기대하지 않아도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이 됐고, 오늘도 내일도 신문은 나온다.

“지방자치가 31년 만에 부활하고 기초단위의 의회와 행정기관이 들어서니 감시 기능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후 자치구마다 지역의 파수꾼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신문들이 생겨났습니다. 저 또한 우리 지역의 십자가를 내가 지겠다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당시 사업성만 생각했다면 이일을 시작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동안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문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양천구에는 ‘목동아파트신문’이라는 타블로이드판 격주간지가, 강서구에는 유영 초대 구청장이 만든 타블로이드판 주간지 ‘강서타임즈’가 있었다.

“창간한 1991년에는 제가 한창 한국경제신문에서 일하다가 나온 터라 저와 교류를 하던 분들이 응원해 주셨습니다. 후원도 많이 하시고 광고도 내주고 말이죠. 그게 기틀이 되어서 우리 신문이 여기까지 왔다고 봅니다.”

지역 언론을 대표하는 언론인으로 살아가면서 좋은 것 혹은 어려웠던 시기에 대해 물어보니 어째 두 가지에는 비슷한 접점이 있었다.

“좋았던 것은 어찌됐든 우리 신문이 지역의 잘못된 부분을 보도한 다음에 개선되거나 바뀌었을 때 나름대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로 인해 행정기관으로부터 제재를 당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우리 신문사를 음해하기도 했고요. 그럴 때가 가장 어려웠을 때라고 봅니다.”

주민이 알아야 할 지역 문제를 보도했다가 행정기관 제재를 받은 사건이 지금까지 몇 차례 있었다. 기자가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기도 하고, 행정기관에서 구독 부수를 줄이거나, 의회의 잘못을 지적하는 기사가 나가자 의원이 광고주에게 광고 중단을 요청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받아 왔다.

“아마 또 언젠가 벌어질 수 있겠죠. 세상 일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말이죠. 하지만 불합리한 상황은 눈감아 줄 수는 없어요. 언론이 제 기능을 못 하면 무절제한 일들이 자행될 수 있습니다. 감시와 견제라는 측면에서 지역 언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주 4회 종이 신문으로 발행되는 강서양천신문은 개인 구독을 포함해 지역 내 문화·체육센터, 보건소, 구청, 도서관 등에서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다. 온라인 강서양천신문 사이트(gynews.net)로도 매일 새로운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독자들이 인터넷 뉴스로 눈을 돌렸다고는 하지만 종이 신문을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시대에 맞춰 온·오프라인 언론매체 신문으로써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언론이니 주민들의 관심이나 사랑을 받아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송 대표는 이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사랑받는 지역 언론…, 지역 언론뿐만 아니라 중앙 언론도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결국 주민이건 국민이건 자기와의 이해관계가 알려지게 되는 언론을 찾게 되고, 이루고 싶은 것을 해소하게 되면 좋아하더라고요. 꾸준히 지역을 바라보고 찾아가다 보면 지역 주민과 만나게 됩니다.”

송 대표는 창간 초반 난치병 어린이 관련 기사가 나갔을 때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 기사를 보고 독자와 독지가들이 후원 릴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지원받은 분들이 고마움을 느꼈겠죠. 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여러 증상의 난치병 환자 관련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로 인해 성금 모금이나 후원은 물론 용기도 북돋아 주셨고 말이죠. 그때 지원받은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다면 우리 신문으로 독지가를 만나고 현재를 잘 살고 있다고 느껴만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자세로 강서양천신문을 이끌어 나갈 생각인지 물었다.

“매체들 중에는 보도자료에만 의존하는 신문사도 꽤 많습니다. 독자를 속이는 거잖아요. 아마 이런 모습들 때문에 지역신문이 사랑을 못 받는 것 같습니다. 자세가 뭐 따로 있을까요? 현재 그냥 이대로 묵묵하게 이어가야죠. 보도자료에 의지하지 않고 취재 기사를 꾸준하게 발굴하며 말이죠. 지역 곳곳을 찾아가고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신문으로 늘 그 자리에 있었으면 합니다.” 

강서양천신문(지면신문)은 지난 2017년 10월 강서구가 매설한 ‘100년 명품도시 강서기억상자(타임캡슐)’ 안에 포함됐다. 기억상자는 강서구 개청 100주년이 되는 2077년 9월1일에 열릴 예정이다. 지금으로부터 54년 후, 후대에 읽힐 그날의 신문에도 지역과 함께 숨 쉬고 발로 뛰며 만든 오늘의 ‘기록’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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