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2층 한의약박물관, 10년 못 채우고 '한방진흥센터'로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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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2층 한의약박물관, 10년 못 채우고 '한방진흥센터'로 이전
  • 동대문신문
  • 승인 2017.10.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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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66억 4,800만원 투입된 舊박물관, 역사의 뒤안길로

동대문구 대표적인 상권인 서울약령시 지역경제 활성화와 한국의 전통 한의약 문화를 보존‧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 2007년 9월 13일 용두동 동의보감타워 지하2층에 첫 개관한 한의약박물관이 개관한지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 6월 30일을 끝으로 7월 1일부터 임시휴관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찾을 박물관임에도 개인 건물 지하2층이라는 우려 속에서 개관한 동의보감타워 한의약박물관은 개관 전 당시 많은 이들의 비난이 이어졌었다.

본지는 개관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묻힌 舊박물관의 과거와 오는 27일 제기동 서울한방진흥센터 2층에 개관할 新박물관에 대해 취재해 보았다.

<편집자 주>

 

■ 1997년 첫 계획, 우여곡절 속 2007년 개관

약령시 한방진흥센터 내 '한의약박물관'이 조성되기 전 명칭은 가칭 한의약 문화‧전시관 이었다.

한의약 문화‧전시관의 추진과정을 살펴보면 1996년 9월 정례구청장 간담회 때 최초 발의한 것으로 당시 경동약령시('서울약령시'가 되기 전 명칭)가 1995년 6월 서울시로부터 '전통한약시장지역'으로 지정‧승인됨에 따라 이 지역을 전통한약 중심지로 개발, 세계 제2의 한약판매시장 및 국제 관광명소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전시관 건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1997년 5월 시장 방침 사업으로 전시관 건립계획이 수립돼 1997년~2002년까지 기간을 두고 용두동 64-2(서울시 건설자재시험소)에 157억5천만원의 예산으로 건립이 추진되었으나, 건립예정부지가 서울약령시와 무관한 주택가이며, 간선도로로 차단되어 주민의 불편과 비효율성 문제가 제기되어 건립지가 제기동 950번지로 변경됐다.

이어 2001년 자문위원회(시, 자치구, 민간, 전문가)의 종합적인 검토에 들어간 전시관 건립은 또 한 번의 난항을 겪고 2003년 2월 구의회 정책회의에서 건립지를 처음 제기했던 용두동 64-2로 다시 바꾸는 일이 생겼다. 하지만 용두동 64-2번지의 장소는 토지소유주들의 집단적인 반발과 사업추진에 장기화 우려, 지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의 증가로 2003년 10월 서울시 투자심사로부터 '재검토' 여부를 판정 받았다.

이후 동대문구는 서울시 투자심사 재검토 방안(한의약과 관계되는 건물의 일부를 매입(임차)와 합치되는 제기동 사거리에 건설 중인 민간 한방테마타운 중 한 건물의 일부 층을 매입키로 하고 2004년 1월 서울약령시 협회로부터 매입 대상지의 의견을 묻고 후보지를 추천해 통보했다.

당시 국중근 팀장(현재 퇴임)은 "제기동 사거리에 집중되어 건립중인 한방테마타운을 살펴보면 동의보감타워, 한방천하, 한솔 동의보감, 불로장생 타워 등이 있는데 대부분이 분양가가 높거나 면적이 좁아 적절치 않다"면서 "그 중 동의보감타워는 사거리에 접해있고 횡단보도 앞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국 팀장의 말은 제4대 구의회 일부 의원들이 일방적인 강요에 의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중론. 본지 취재결과 수많은 빈 한방테마타운 건물 중 동의보감타워(용두동 46-1)를 추천했던 의원들은 동의보감타워 윗층에 위치한 오피스텔을 분양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한의약 문화‧전시관에 연루됐던 의원들의 경찰‧검찰 조사도 이뤄지고, 분양과 관련됐던 대다수 구의원들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아울러 구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펼쳐지고, 개인 건물 지하2층에 건립된다는 좋지 않은 여론이었지만 사업은 계속 진행됐으며, 결국 첫 계획을 세운지 10년만에 2,335.37㎡(706평) 규모로 2007년 9월 13일에 '한의약박물관'이라는 명칭으로 개관식을 개최했다.

舊한의약박물관은 서울약령시협회가 ▲전체 2,335.37㎡(공용면적 포함) ▲전시공간 733.1㎡ ▲교육공간 145.9㎡ ▲휴게공간 223.1㎡ ▲기타공간 447.5㎡ 등으로 관련 유물 400여 점과 한약재 500여 종이 전시됐고, 부대시설로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 한방체험실, 다목적 교육실, 한방쉼터 등을 갖추고 지난 6월까지 약 10년을 동대문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했다.

한편 본지가 "한의약박물관 개관 후 시장 매출 등이 상승했냐?"는 질문에 약령시 한 관계자에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답을 했다.

舊한의약박물관 전시관 내부 모습.

 

■ 한방진흥센터 건립

한방진흥센터의 시초는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주차장 건립을 위한 것. 최초 공영주차장을 계획했다가 예산을 더 투입해 기존 박물관까지 제기동 지역에 유치하자는 계획이 발표됐다. 舊박물관에 대한 효과가 없어지자 구는 97년경 제기동 지역에 건립하려했던 계획을 이제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제기동 서울약령시에 건립 중인 서울한방진흥센터(약령중앙로 26, 제기동 1082번지)는 2015년 착공해 오는 27일 개관한다. 지하 3층~지상 3층 규모로 한의약박물관, 한방체험시설, 보제원 등을 갖춰 국내 최고의 한방 관광명소로 조성된다. 또한 지하에는 약 200대의 차를 수용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관광객을 맞이하며, 이 주차장으로 통해 인근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주차 공간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아울러 서울한방진흥센터는 당초 지난 4월 30일 준공 예정이었으나 유덕열 구청장의 지시로 지상1층 로비(약 100㎡, 30.3평) 증축 공사로 준공시기를 늦췄다.

지상1층 로비 증축은 동쪽 부설주차장 쪽으로 수평증축과 현관 방풍실 위치를 조정하는 공사로 ▲1층 수평 증축(본관 지상1층 방풍실, 로비 확장공사 및 철거공사비) 1억 8천만원 ▲감리, 설계비 6,800만원 등 총 약 2억 4,800만원의 추가사업비를 들여 공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서울한방진흥센터 연면적 9,730.5㎡(2,948평)규모로 총 465억 2,500만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한방진흥센터 세부시설로는 ▲지하1~3층 공영주차장(199면) ▲1층 한방뷰티샵‧전시영상실‧운영사무실‧의상대여실‧휴게실‧소회의실 및 창고 ▲2층 한의약박물관 전시실‧수장고‧족욕체험시설 ▲3층 보제원‧다목적실‧약선음식체험관 ▲별관1층 한방카페 및 안테나샵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 오는 27일 新박물관 개관

한방진흥센터 개관과 함께 2층에는 기존 한의약박물관이 이전해 새로운 한의약박물관이 개관한다.

新박물관은 ▲한의약 유물과 약재 ▲서울약령시‧보제원 홍보 ▲한의약체험, 미래비전 제시 등 3구역으로 나눠 한약재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홍보를 위해 특화된 한방체험공간으로 조성했다고 구는 홍보하고 있다. 또한 진로체험, 자유학기제 등과 연계한 전시실로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본지가 개관 전 찾은 한방진흥센터 박물관은 舊박물관에 비해 전시실 공간도 작고 볼거리, 체험거리, 즐길거리 등도 더욱 개선됐다는 느낌도 없었다.

한편 구 관계자는 "아직 개관 전이라 박물관 전시실에 전시물을 설치하고 있는 중"이라며 "전시물 설치가 완료되면 지금과는 다른 멋진 박물관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7일 한방진흥센터 2층에서 새롭게 개관할 한의약박물관 내부 모습.

 

■ 舊박물관, '청소년 진로직업체험센터'로 리모델링

 

용두동 동의보감타워 지하 2층은 舊한의약박물관을 위해 구가 임대(전세‧월세)를 한 것이 아닌 직접 구입한 공간이다.

이 때문에 현재 동의보감타워 지하 2층은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

구는 구유재산인 이곳에 청소년을 위한 진로직업체험체험센터로 꾸며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하반기 서울특별시 특별교부금을 신청할 예정이며, 교부금이 확정될 경우 공사를 시작해 현재 한방천하에서 운영 중인 동대문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를 좀 더 넓은 이곳에 유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구 계획에 일부 지역 주민들은 "미리 시설을 계획했으면 한의약박물관이 비워지는 7월에 맞춰 리모델링을 시작해야지 이제야 예산 신청을 한다는 발상은 비워져 있는 사무실을 놀리는 꼴이지 않느냐?"며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결국 첫 한의약박물관은 실패로 문을 닫았는데, 그 실패의 연장선으로 공간 재사용 뒤처리마저 제대로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역사의 뒤안길로 묻힌 용두동 동의보감타워 지하2층 한의약박물관(舊) 현재 입구 모습. 차가운 셔터가 깊게 내려 앉아 더욱 초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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