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5억원 혈세로 만들었지만 '주차장은 널널, 불법주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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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억원 혈세로 만들었지만 '주차장은 널널, 불법주차는 여전'
  • 동대문신문
  • 승인 2018.02.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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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진흥센터, 주차장 이용률 높이려 한시적 주차비 인하
한방진흥센터 건물 주변은 불법주차가 여전한데 지하3층 주차장은 차량 1대도 주차되지 않고 여유롭다.

제기동 소재 서울약령시에 한방진흥센터가 개관한지 3일 100일을 맞았다. 개관 100일을 맞았지만 최근 강추위 속 날씨만큼이나 한방진흥센터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 특히 최초 한방진흥센터 설립 목적이 서울약령시 및 전통시장 주차난 해결을 위한 것이어서 주차장을 집중적으로 살펴봤지만, 199면의 1/3도 차지 않는 것은 안타까움 보다는 미숙한 행정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본지는 개관 100일을 맞은 한방진흥센터를 찾아 개관 후 달라진 서울약령시의 모습을 취재해 보았다. 특히 본지 기자만이 아닌 한방진흥센터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일반인 2명과 함께 찾아 한방진흥센터의 객관적인 시각을 취재해 보았다.

<편집자 주>

 

■ 공영주차장 입구에 들어가기까지 험난

본 기자가 차를 직접 운전해 한방진흥센터 지하1~3층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으로 진입하는 게 이번 취재의 첫 시작이었다.

앞서 한방진흥센터는 전통시장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영주차장만을 건립하는 것이 첫 목적이었다. 하지만 건립 과정에서 이왕이면 서울약령시의 활성화 및 한방산업활성화를 위해 주차장을 지하화 하고 지상에는 전통 한의학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의약 복합 문화체험시설을 만들자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정치권의 수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연면적 9,703m, 지하3층~지상3층 규모로 총 46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99면 주차장 이외에 ▲한의약박물관 ▲보제원한방체험시설 ▲보제원한방이동진료실 ▲약선음식체험관 ▲한방 뷰티숍 및 홍보존 등의 시설을 갖춰 건립됐다. 최초 목적은 주차장 해소를 위한 것이었지만 현재 목적은 서울약령시의 활성화 및 한방산업활성화인 셈이다.

하지만 함께 간 일행들은 "입구 찾기가 미로 같다. 여기 지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못 찾아올 것 같다", "골목에 무슨 불법주차가 이렇게 많나? 여긴 단속도 안 하냐?"는 불만이었다.

불만의 목소리는 주차장에 도착한 이후 더욱 커졌다. 지상1층 일부와 지하1~3층이 주차장인 한방진흥센터는 지하1층에는 비교적 많은 차량들이 주차해 있었다. 그러나 지하2층에 가면 주차가 2~3대밖에 되지 않았으며, 지하3층은 단 1대의 주차도 안 돼 있고 아예 주차장 천장에 전등도 꺼져있는 암흑이었다. 마치 버져진 지하도시와 같았다.

"이렇게 넓은 주차장이 있는데도 건물 주변에 불법주차가 있다는 것은 모순이다. 불법주차야 어쩔 수 없이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 한다지만 텅텅 비워져 있는 주차장을 놔두고 돈 몇 푼 아끼려고 유료 주차장을 안 쓰는 것은 운전자들의 잘못된 생각이다. 특히 이런 곳은 주차단속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일행이 말했다.

 

■ 區, 100여 일간 총 153건 단속

본지가 취재한 결과 한방진흥센터 개관 이후 이 일대 주차 단속한 건수는 153건으로 하루에 약 1.5건으로 전해졌다.

구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 15일까지 홍보기간으로 설정해 전주에 안내문을 100매를 게첨했으며, 불법주차차량에 대해서는 홍보물을 차량에 안내(1,000매) 했다. 이후 10월 16일부터 실제 단속을 하고 있는 중이다.

구에 따면 ▲2017년 11월 90건 ▲12월 40건 ▲2018년 1월 20건 ▲2월 2일 현재 3건 등 153건을 단속했다.

하루에 약 1.5건을 단속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실적에 구 관계자는 "불법주차의 대부분이 시장 내 상인들과 손님들 차량으로 한방진흥센터 내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주차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고 이에 대한 상인들의 인식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물건 상하차에 따른 불법 주차는 바로 이동 조치가 가능한 차량이기에 단속 대상은 아니다"라며 "구는 한방진흥센터 개관 전 2017년 9월부터 약령시 일방통행로(약령중앙로, 약령동길)에 대해서 단속공무원이 1일 3회 이상 불법차량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계도 및 강력 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또한, 2018.2월부터는 약령시 일방통행로 사잇길까지 확대해 단속하고 있다. 단속과 홍보 활동 효과로 불법주차 건수도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 주차 이용률 높이기 위해 주차 요금까지 할인

한방진흥센터의 주자요금은 10분단 500원이며, 월 정기주차 요금은 ▲주간(오전 9시~오후 7시) 12만원 ▲야간(오후 7시~익일 오전 9시) 5만원 ▲전일(24시간) 17만원 등이다.

하지만 구는 주차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 1월 1일부터 오는 3월 31일까지 3개월간 ▲주간(오전 9시~오후 7시) 10만원 ▲야간(오후 7시~익일 오전 9시) 3만원 ▲전일(24시간) 13만원 등으로 한시적으로 할인하고 있다.

이는 조례상 가격변동 근거 없으나 주차장 이용률이 저조해 한시적으로 요금을 인하해 이 기간 동안 홍보 및 지속적인 주차단속으로 주차장 이용률을 향상시켜 주차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 것.

구 관계자는 "향후에도 약령시주변은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현재 단속공무원 전담반(2인 1조)이 매일 3회이상 현장순찰하여 불법차량에 대해 근절 시까지 계도 및 단속을 병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한방진흥센터 주차장 이용자 수는 주차면수 199면 중 약 100면을 이용하고 있으나, 잔여 주차면을 활용하기 위해 주차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했으며 약령시 협회에 협조 요청하고 주차장시설안내 표지판 신설 등으로 이용률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의 대책에 지역 주민들의 냉랭한 시선은 피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함께 취재에 동행한 일반인 일행은 "465억원이라는 세금으로 다른 어떤 사업을 해도 크게 할 수 있는데, 정작 이 일대 주차난 해소를 위해 막대한 쓴 세금에 비해 효과가 없다는 것은 선심성 행정에 표본이자 잘못된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 한방진흥센터는 자리 잡고 있는 중

일행들과 주차장을 나와 멋진 건물을 보여주니 감탄사를 쏟아냈다. 특히 마당으로 나와 건물 전체를 보더니 "동대문구에 이렇게 예쁜 건물이 있었냐?"고 물었다.

이어 박물관 관람을 위해 결재를 했다. 결재 전 구민은 1,000원에서 500원으로 할인에 준다는 설명을 듣고 50% 할인 받아 입장료를 구매했다. 개관 초반 국민은행 카드 결재는 해소된 듯 했다.

이어 박물관 관계자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그저 혼자 가서 유물을 보는 것보다는 자세한 설명을 들으니 보다 오랜 시간을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이어 3층으로 올라가 한방체험을 했다. 1인당 5천원으로 매트 마사지, 한방팩, 스트레스지수 알아보기 등 약 40분에 걸쳐 이용할 수 있었다.

기자가 왔다는 소식에 센터장이 직접 나와 그동안 한방진흥센터에 대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조남숙 센터장은 "이제 100일된 곳이지만 SNS와 입소문을 통해 비수기인 겨울이지만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젊은 커플들이 인증샷을 찍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소개하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며 "서울시 데이트 코스로 소개될 정도다. 어르신들도 많이 찾아주려야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찾는다는 것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사람들이 올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 한방진흥센터 성공하려면 2단계 활성화 계획 필요

"작년 서울한방진흥센터 개관 후 약령시가 활성화 되지 못한 것 같다. 관광코스로 보기에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생각된다. 2단계 계획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상의해서 변화를 가져오도록 하겠다"

지난달 26일 서울약령시 정기총회에서 유덕열 구청장이 축사로 나서서 한 말이다. 구청장의 축사에서도 아직까지 한방진흥센터가 활성화 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건립 100일이 지난 이곳은 소위 말해 돈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곳이라는 게 중론이다. 물론 첫술에 배부르지 않겠지만 구청장의 말대로 활성화를 위한 2단계 계획이 절실하다.

구 관계자는 "서울한방진흥센터는 개관 100여 일 동안 관내 서울약령시 내에 서울한방진흥센터를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센터 내의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과 보제원 이동진료소, 한방체험실을 비롯한 다양한 한방 관련 시설들을 활용해 한의약 문화를 보급하기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시민들의 생활 속 깊은 곳에 한방문화가 스며드는데 기여하기를 바라며 향후 서울한방진흥센터를 통해 서울약령시가 한방산업을 포함한 지역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장기 플랜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함께 간 일행은 "규모에 비해 너무 즐길거리와 먹을거리가 부족하다"며 "사람들이 많이 없어 여유가 있어 좋긴 한데 더욱 사람들이 붐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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