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진영 한국BMS제약 대표, 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 김영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획이사서울시는 세계 5위 제약기업인 BMS(한국BMS제약), 보건의료 분야 공공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와 함께 바이오․의료 산업 육성 협약(공동의향서)을 체결(3.11)하고 공동 협력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을 통해 ①챌린지 운영을 통한 혁신기업 발굴 및 육성, ②세미나 등 정기적 기술 교류를 통한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 제공, ③글로벌기업과의 상시 교류 협력(혁신기업 상담 및 육성 지원)을 위해 홍릉 바이오허브 내 BMS 파트너링 오피스를 설치한다.먼저, 시와 BMS 공동으로 혁신기업을 선발하여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BMS의 우수 전문인력을 활용한 1:1 코칭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할 예정이다.다음으로 국내 바이오․의료 인력 역량 및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서울시, BMS,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공동으로 매년 정기적인 세미나 등 과학기술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마지막으로, 국내 스타트업과 다국적 제약기업인 BMS와의 상시적인 기술교류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바이오허브 안에 파트너링 오피스도 설치할 예정이다.또한, 서울바이오허브(홍릉)에 조성중인 글로벌협력동(’22.12월 준공)에 우수한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여 국내 기업과의 상호 네트워킹 및 협력을 통해 바이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우수 창업기업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고 성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등 협력사업이 절실하다.”며 “세계 5위의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해 혁신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간 기술교류의 접점을 확대해 제약‧바이오 분야의 유니콘 기업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뉴스 | 정미진 기자 | 2022-03-13 19:27
서울시청의 모습.서울시가 민간의 토지와 공공의 재원을 결합한 공공주택의 새 유형인 ‘상생주택(민간토지 활용 장기전세주택)’을 본격 도입해 장기전세주택 시즌2를 시작한다.‘상생주택’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거나 방치된 민간의 토지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건설,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공공택지 고갈에 따른 장기전세주택 건설‧공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토지확보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한 오세훈 시장의 핵심 공약이다.민간은 용도지역 상향, 도시계획시설 해제 등 규제완화를 받아 그동안 다양한 이유로 개발이 어렵거나 효용이 떨어진 보유 토지를 합리적으로 개발‧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시는 민간 토지를 임차하거나 공공기여 등을 통해서 장기전세주택을 안정적으로 확보‧공급할 수 있다.특히, 사업방식, 도시계획규제 완화, 토지사용료 등 사업 전반에 걸친 주요 사항들을 공공과 민간이 협상을 통해 함께 결정함으로써 최적의 상생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서울시는 ‘상생주택’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한 첫 대상지 공모를 3월 14일(월)부터 5월 12일(목)까지(60일간) 실시한다.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5월까지 신청서를 접수한 후 민간과 서울시가 협상당사자로서 협상을 통해 사업을 추진한다.참여 신청할 수 있는 대상지는 서울시 전역 내 면적 3천㎡ 이상 또는 공동주택 100세대 이상 계획 가능한 규모의 토지이다. 이번 시범사업 공모대상지에는 ‘자연녹지지역’이 포함된다. 상위계획과의 정합성, 사업지 개별여건 등을 충분히 고려해서 협상을 통해 최대 준주거지역 또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해 공공주택 건설이 가능해진다. 시는 용도지역 변경 시 기반시설의 서비스 수준을 높이면서도 자연환경 훼손 최소화, 도시의 지속가능성 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사업계획의 기본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시는 사업의 중요한 협력주체인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상생 사업구조를 마련하는 데에 방점을 뒀다. 사업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공공이 토지사용료를 내고 민간의 토지를 임차해 공공주택을 건설‧운영하는 ‘민간토지사용형’ ▴공공과 민간이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 공공주택을 건설‧운영하는 ‘공동출자형’ ▴민간이 제안한 토지개발 등 계획에 대해 공공과 민간이 협상을 통해 사업을 시행하는 ‘민간공공협력형’이다. 민간과 공공은 협상을 통해 ▴토지사용료, ▴토지사용 기간, ▴사업종료 및 청산방법 등을 협약으로 정할 수 있다. 민간과 공공의 상생을 통한 장기전세주택 공급이라는 사업의 목적을 고려해 상호 검토, 협의한다.용도지역 상향, 도시계획시설 해제 등 규제완화 계획을 포함하는 경우 공공기여를 통해 이익을 공유한다. 민간에게 합리적 토지개발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대상지를 발굴하는 동시에, 규제 완화로 개발되는 일부를 공공이 공유해 장기전세주택을 더 많이 건립한다는 방침이다. 공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특별시 홈페이지(고시·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한편, 장기전세주택은 오세훈 시장이 지난 2007년 ‘시프트(Shift)’라는 이름으로 도입한 공공주택이다. 중산층 실수요자들이 굳이 집을 사지 않고 장기전세로 안정적으로 거주함으로써 주택가격 안정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시는 기존 방식의 장기전세주택과 상생주택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서 2026년까지 5년 간 총 7만호 공급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상생주택은 대규모 택지개발 위주였던 기존 공공주택건설사업의 개념을 확장해 민간의 토지와 공공의 재원을 결합한 새로운 공급 유형이다. 민간은 저이용되고 있는 유휴 토지를 합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공공은 장기전세주택 건설을 위한 토지확보 방식을 다양화할 수 있는 상생협력 사업이다.”라며 “상생주택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양질의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 | 정미진 기자 | 2022-03-13 19:23
골목창업학교 현장교육사진서울시가 철저한 준비와 충분한 실전경험을 갖춘 골목상권 청년창업가를 육성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이 늘고 있는데, 준비 없는 창업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피해를 보는 일을 막고 안정적으로 사업장을 운영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다.이번에 선발하는 청년 예비창업자는 총 20명으로, 이들은 오는 5월부터 4개월간 성수동에 위치한 실전형 창업교육기관 ‘골목창업학교’에서 강도 높고 밀도 있는 커리큘럼의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분야는 청년들의 수요가 높은 외식, 카페, 디저트 분야다.‘골목창업학교’는 지난해 4월 ‘상권혁신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오픈해 전 연령 예비창업자(20명)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는데, 올해부터는 수요가 많은 청년층에 집중해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특히 코로나19로 기존 소상공인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와중에 상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기존상권과 어우러지는 상생마인드를 가진 청년 창업가를 양성하여 공정의 가치를 실현할 계획이다.청년 대상 ‘골목창업학교’의 특징은 창업시 필요한 이론교육부터 실습까지 한 곳에서 진행되며, 멘토링, 자금지원과 창업 전·후 컨설팅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청년 예비창업가에 대한 자금, 교육, 컨설팅 등 분절적으로 지원해왔지만 이렇게 창업 전 과정을 끊김 없이 지원해 효과를 높인 사업은 처음이라고 시는 강조했다.교육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이론교육>은 창업 준비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상권분석과 비즈니스 모델 발굴, 임대차 계약 등 실무 중심으로 구성된다. 특히 올해는 청년들의 니즈에 맞춘 특화 커리큘럼을 구성한다.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참여자 모집 시 청년이 직접 제안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실습교육>은 가스화구, 오븐, 발효기, 커피머신 등 업종별 실습에 필요한 전문 장비를 갖춘 교육장 내 실습장에서 전문가의 지도 아래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장비 사용법은 물론 레시피 개발 등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멘토링>은 성공한 사업가와 교육생을 멘토-멘티로 매칭하여 교육생이 사업 운영 노하우와 경영철학을 습득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짜여진 프로그램이다. 몸으로 부딪쳐 얻은 생생한 정보를 실제 창업 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이외에도 창업 시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저금리 ‘창업자금’도 수료생에 한해 최대 7,000만 원까지 융자해준다. 청년 창업가의 큰 어려움 중 하나인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해 창업 문턱을 낮춰준다는 계획이다.‘골목창업학교’ 교육생 모집 기간은 3월 14일(월)~4월 1일(금)까지며 모집인원은 20명이다.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 홈페이지(www.seoulsbdc.or.kr)에서 신청 가능하며, 서울시에 주소지 등록 중인 만 19세~39세(공고일 기준)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2기 교육생 모집은 7월 경으로 예정돼 있다.시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칠 계획인데, 사업계획서, 창업 아이템을 비롯해 관련 경력과 자격증 등 기획력과 전문성을 꼼꼼하게 살핀 후 최종 교육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지원 신청서 및 사업계획서 양식은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 홈페이지(www.seoulsbdc.or.kr) 모집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을 가진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도록 지원해 이들이 골목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주인공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 | 정미진 기자 | 2022-03-13 19:11
위험간판 철거 사진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는 강풍, 집중호우 등 풍수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옥외광고물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옥상간판, 돌출간판 등 옥외광고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여 풍수해로 발생할 수 있는 광고물 추락, 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취지다.점검 대상은 옥상간판 11개소, 지주 이용 간판 17개소, 돌출간판 115개소, 전광류 간판 4개소, 현수막 지정 게시대 14개소 등 옥외광고물 총 161개소다.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점검반이 강풍 및 집중호우에 취약한 고층건물의 옥상간판과 벽면 이용 간판, 돌출간판 등을 집중 점검한다.주요 점검 내용은 ▲광고물과 건축물과의 고정상태 불량에 따른 붕괴, 추락 우려 여부 ▲전기설비 노후 및 부적합 설비 등으로 인한 화재, 감전사고 우려 여부 ▲광고물 게시시설의 노화, 균열, 변형, 휨, 이탈, 부식 여부 등이다.구는 오는 30일까지 점검을 실시하며, 점검 과정에 광고주 또는 시설관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점검 내용과 필요한 안전조치 등을 상세히 안내할 계획이다.점검 결과 손상, 결함 등 즉시 조치 가능한 위험요인이 발견될 경우 시정조치하고 관계인에게 통보해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다.안전점검 결과 불합격 시에는 시정명령을 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및 광고물 제거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구 관계자는 “이번 안전점검이 풍수해로 인한 옥외광고물 관련 사고 방지에 기여하고, 광고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뉴스 | 김정민 기자 | 2022-03-11 21:37
서울시 교육청 전경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올해부터 공무원 및 기간제 교원의 맞춤형복지 운영 항목에 ‘건강검진‘, ‘태아·산모검진‘ 및 ‘난임지원‘ 등 3개의 복지항목을 추가 도입한다.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암검진과 일반검진 외에 중대질환 초기 검진 등 다양한 검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에 발맞춘 출산과 난임을 지원하기 위함이다.이에 따라 2022년부터 서울시교육청 소속 공무원과 계약기간* 1년 이상인 기간제 교원은 개인의 건강검진 주기를 고려하여 연령제한 없이 건강검진 점수 200점(격년제), 해당자에 한해 태아·산모검진 100점(자녀당 1회)과 난임지원 500점(재직중 1회)을 추가 배정받게 된다.예를 들어 주민등록상 출생연도가 짝수인 공무원이 근속년수 5년이고 배우자가 있는 경우, 2021년에는 850점(기본복지 700점, 근속복지 50점, 가족복지 100점)을 배정받았으나, 2022년에 임신하여 태아·산모검진비를 신청하면 최대 1,150점(기본복지 700점, 근속복지 50점, 가족복지 100점, 건강검진 200점, 태아·산모검진 100점)을 배정받을 수 있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올해 맞춤형복지 항목 신설로 교직원에게 보다 나은 근무환경을 제공하고, 출산 장려를 위한 범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를 통해 서울교육의 교육력을 제고하고 공직사회의 사회적 책임 실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뉴스 | 김승민 기자 | 2022-03-11 21:20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 운영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찾아가는 심리지원 서비스 ‘마음안심버스’의 운영을 3월부터 시작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마음안심버스는 기동력이 강한 장점을 활용해 외출 및 거동 불편 대상자, 아동 돌봄 시설 및 복지관(노인·장애인) 등 정신건강 복지 서비스의 취약계층에 있던 시민들을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정신건강 서비스가 필요한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코로나19로 스트레스가 심한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을 위해서도 소진 관리의 하나로 ‘쉼’을 제공할 예정이다.마음안심버스 내부에는 △자가 관리 키트 △스트레스 검진 기기 △태블릿을 통한 자가 검진 △가상 현실(VR) 힐링기기 △휴대용 안마기 △차량 방역용품 등이 준비돼 있으며 일대일 개인 상담이 가능한 내부 공간이 마련돼 있다.이 밖에도 심박 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측정을 통해 스트레스를 평가하고, VR 기기로 개인 심리 상태를 파악해 맞춤형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민들은 임상심리전문가, 정신건강임상심리사 등에게 전문적인 심리 평가 및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서울시 25개 자치구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서울심리지원센터, 마음상담소 등과 연계해 꾸준히 정신건강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이해우 센터장은 “코로나19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기며 우울감을 느끼는 시민들의 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심리지원에 대한 강화가 필요하다”며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마음안심버스 운영으로 대상자를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정신건강 고위험군의 조기발견 및 정신건강증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2022년 마음안심버스 운영 신청 기간은 올 11월까지며,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기관·단체는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심리지원팀으로 문의하면 된다.한편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2005년 전국 최초로 개소한 광역형 정신건강복지센터다. 서울시민들의 정신건강 향상과 정신질환 예방,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있는 시민도 더불어 살며 회복되는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정신건강 증진기관들과 협력해 다양하고 전문적인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 | 정미진 기자 | 2022-03-11 21:03
문화는 방대하고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김구 선생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높은 문화의 힘'이란 백성 삶의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작동하는 삶이요 예술이었을 테다. 그 문화를 붙들고 씨름하는 중핵이 성동문화재단(이사장 정원오)이다. 2015년에 출범한 성동문화재단은 지난해 두 번째 대표이사를 맞이했다. 지난해 6월 취임후 얼마 지나지 않은 윤광식 대표를 n개의 서울 <성동별곡> 관련 일로 만났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넷, 문화체육부 의원을 그만큼쯤 보좌한 입법과 정책관련 전문가였다. 식사하는 한 시간 동안 가볍게 시작한 성동문화와 재단 이야기는 깊고 다양하게 뻗어갔고,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3월 15일 성수아트홀 재개관을 앞둔 윤광식 대표를 다시 만났다. 문화의 하드웨어적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춰졌고, 마을공동체 역량이 풍성하지만, 성동의 문화적 정체성이란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 함께 답을 찾을 수 있겠다 싶었다. 윤광식 대표이사_새로 조성된 소월아트홀 광장을 바라보는 2층 연습실에서.문화 정책과 입법에 오래 관여한 문화행정가- 소월아트홀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문화재단은 8년째다. 어떤 분은 코로나19가 16부작 미니시리즈 중 14부작 정도를 지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도 곧 종식되면 성동문화재단(이하 재단)도 큰 변화를 맞을 거다. 먼저 정원오 구청장이 내신 <지속가능도시 ESG>를 혹시 읽으셨나?“물론. 발로 뛰어본 이만이 쓸 수 있는 책이었다. 일단 재밌게 썼고, 현장 중심으로 쓰셨고. 슬슬 넘어갔다. 일관된 철학도 있었다.”- ESG(환경-사회-협치)를 마을에 적용해 보면, 매우 통합적인 어떤 걸 요구하는 개념이다 싶었다. 시대의 큰 조류이고. 재단에서도 관련한 움직임이 있을까 궁금하다.“심플하게 보면 환경 문제를 기초로 하고, 소셜 그러니까 사회에 대한 참여, 공동체의 확산이나 회복 이런 문제들 아니겠나. 지역 밀착도를 높이고, 지역 예술가나 전문가와 협업체를 구성한다든지, 구와 저희 문화재단이나 도시공사 같은 출자 출연기관들의 더 밀접한 협업을 구상하고 있다. 거기에 이코노미, 지역 경제가 살아야 된다는 화두도 있다. 현실적이고, 100%합당한 얘기다. 거기 원칙이 있다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 그래야 자유와 창의가 샘솟는 문화 경제가 만들어진다.”- 아참, 먼저 재단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주신다면?“올 7월이 되면 7년이다. 현재 문화재단이 소속 기관들의 위탁기관까지 포함해서 21개 기관이다. 도서관이 7개, 소월과 성수 아트홀, 아이꿈 누리터라고 복지 쪽에 있는 초등학교 돌봄센터가 7개, 청소년 문화의 집, 상담센터들, 어린이집 두 개, 다락옥수와 갤러리 허브 등 전시실 공간 2개 등이다. 청년 상담센터 성동오랑도 있고. 직원이 대략 380여 명, 문화쪽만 160여명이다. 기간제를 합하면 더 많고. 성동문화재단은 2014년도 지역문화진흥법이 국회에서 만들어지고, 저도 그때 국회에 있으면서 상당한 역할을 했었는데, 그리고 그 안에 지역 문화의 진흥과 발전, 그 다음에 지역 문화 창출을 위해서 지역 문화 재단을 만들 수 있다는 규정이 처음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법에 근거해서 이제 문화재단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전엔 대개 조례상에 기반해 만들어졌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국가보조금법상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상태의 국가 국비 지원을 할 수 없다, 이렇게 돼 있다. 지금 재단이 약 102억 정도 예산으로 경상 운영과 일부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거다.”한국콘텐츠진흥원 협약표창장 그리고 감사패, 펑펑 울던 직원들을 어찌하나 문화는 자연스레 태도와 관점에 스민다. 법령과 예산, 가용가능한 자원부터 짚는 것은 아마도 윤광식 대표에게 제2의 천성이 된 듯했다. 문화정책에 정통한 문화행정가가 본 성동문화재단의 풍경은 어떤 것이었을까? 출범 테스크 포스를 꾸리고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신생 문화재단은 많은 고민을 안고 있었을 터였다.“준비와 내용이 없는 건 아닌데, 재단이 나아가야 될 중장기 발전 계획에 아쉬움이 컸다. 앞으로 문화재단이 어떻게 걸어나갈 것인가를 제대로 연구 용역하고 그다음에 구성원들의 의견도 좀 들어보고, 또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문화재단의 모습을 살펴본 다음, 세계적인 추세, 흐름 이런 것들이 결합이 돼야겠는데, 이제 막 그런 걸 만들어가고 있다. 또 예술가 공예가 활동가 이런 이들과도 어떻게 협치해 갈지, 방향을 잡고 구체화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구청을 쫓아가는 관치적인 측면도 여전히 강한데, 이제 슬슬 탈바꿈해서 문화재단만의 독자성을 확립해가는 시작이, 이제부터 벌어질 거다.”- 문화재단 블로그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하나 봤다. 직원 두 분이 표창장과 감사패를 받았다. 문화사업부 정현정 님, 그리고 도서관운영팀 정도일 직원이었다. “저는 상을 준다는 것이 나름 품격과 존중과 그분이 했던 노력의 가치가 스며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구청장께서 코로나로 나갈 수가 없는데, 구민들 문화에 대한 향유권을 높였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베란다 음악회, 자동차 극장 공연을 총괄 주도했던 게 정현정 주임이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제일 힘들게 고생했다.”- 다른 분은 감사패를 받았다. “취임후 21개 기관을 3번에서 4번 정도 돌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훑어만 보는 게 아니니까. 저는 지하부터 시작해서 옥상까지 다 열어보고 꼼꼼히 본다. 그런데 그 분은, 용답도서관인데, 방 상태가 너무 청결하고 깔끔했다. 일반적으로 본인만의 공간이거나 시설직 공간이 그러기 쉽지 않다. 공구함들 정리해 놓은 방이었는데 딱 느낌이 '정갈하구나!'. 그리고 만나 말씀 들어보면 이분이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가 느껴졌다. '이런 분이 반드시 귀감이 돼야한다. 전 직원들한테 모범으로서’ 소개하고 싶었다. 그 이유는 한 가지였다.”- 공무원에게 상벌은 당연한 것일 수 있는데, 무엇이었나?“부임후 한 2개월 정도 지났을까. 전 직원들 면담을 시도했다. 한 90명 정도를 개별 면담. 따로 부르는 건 아니고, 보고 들어오면 자연스레 말을 붙인다. 생활이 어땠는지, 근무 여건은 어떤지. 그다음에 본인 생각은 어떤지, 각종 성과 평가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재단이 어떻게 갔으면 좋겠는지. 직장내 갑질은 없는지, 불편하거나 불만족스러운 건 어떤 거였는지를 쭉 묻고 들어보려는데 처음에는 얘기 잘 안 한다.”- 나라도 그럴 것 같다. 대표시니까.(웃음) “한 30분에서 한 시간쯤 얘기를 나눈다. 한 5분 정도는 쭈뼛쭈뼛 하다가 한 10분 정도 되고 하면, 쭉 얘기하는데…. 그중에 한 70~80프로는 펑펑 울고 나갔던 것 같다.”- 마음 아픈 일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직장에서 그런 일을 겪는다고 한다. 죽도록 일이 많거나, 비합리적인데 자신의 목소리는 묻혀만 가는…. “그동안 재단 자체가 전체적으로 좀 '인색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도 없고 관심도 없고 서로 간에 애정도 없고. 그 이유가 뭐였냐 봤더니 원 퍼슨 원 프로젝트, 1인 1사업 체계였다. 들어온 지 1년6개월 된 친구나 십년 된 친구나 똑같이 사업을 하나씩 받아서 독립 채산으로 하고 있는 거였다. 10년차면 노하우도 있고 금방금방 잘할 거 아닌가. 그럼 가르쳐야 되는 거지. 그런데 소통은 불가하고 내 일에 관여 말고, 그러면서 잘 되든 잘못되든 서로 외면하다 보니, 직접 책임도 지게 되면서 트러블이 많아지고 악순환이었다. 그것부터 바꿔나가야겠다라고 생각했다.”사무실에서 윤광식 성동문화재단 대표이사. 뒤에는 김구선생의 말씀 _한 없이 높은 문화의 힘_이 붙어있다. 가능한 문화자원과 기업들과도 협력해 문화도시 큰 꿈 이루겠다 - 문화재단이라고 해도 역시 직장은 직장인가 보다. 어떤 과정이었나.“소통을 해야 되겠는데 소통하는 방법을 모르는 거였다. 먼저 저를 보여줬다. 거기 신뢰가 있어야 따라올 거 아닌가. 머리를 쥐어 짠 게, '야, 문화재단 있으려면 기본적으로 문화적 지식이 좀 있어야 되지 않겠냐?' 했다. 문화가 결국 역사와 종교와 철학 이게 다 결합된 건데. 해서 잘 모르지만 열심히 공부해 서양문화사 열 강좌, 동양문화사 열 강좌, 그리고 한국문화사, 문화 행정이 어떤 건지를 좀 강의를 좀 하고 싶다. 이렇게 선언했다. 화요일과 목요일. 방법은 아침 시간밖에 없었다.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대표가 불러냈다는 소리 나올까 봐 ‘철저하게 자발성’에 기초해 듣고 싶은 사람만 왔으면 좋겠다.”처음에 다섯 명부터 시작하자 했는데, 처음에 28명 정도가 나왔다. 두번째 강좌에서, 불만은 아닌데 '이걸 교육 이수로 해달라. 근무로 쳐달라!’이런 요구가 왔다. 그래서 제가 화를 버럭 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요구인 것도 같은데.(웃음) “상도의가 있어야지! 여러분들이 한 시간 먼저 오는 만큼 나도 한 시간 먼저 온다. 강좌 준비에 주말도 반납하고 준비한다. 자발성에 기초해야지 싶었다. 유튜브로 찍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러면 현장의 재미를 잃게 되니까, 안 했다. 최종적으로 한 스물두세 명까지 나왔다. 문화행정에 대해선 전체 직원들이 좀 들었으면 좋겠어서, 소월아트홀 개관하면 크게 해볼 생각이다. 물론 자발성에 기초해서….”(웃음)- 문화도시에 대한 구상은 신선했다. 기대도 크다. “문화도시는 예비도시 선정후, 본도시가 되면 200억의 예산을 5년간 집행한다. 우리 구의 문화적 역량들을 모아 준비하고자 한다. 문화자원이란 말을 행정용어로 처음 적용한 게 저였다. 조례도 먼저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데, 진행중이다. 타지역 공부를 마쳤고, 성동구 내 문화자원들과도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새 단장한 소월아트홀 2층 연습실에서 바라본 성동의 파노라마 풍경. 지역의 문화는 공간에서 꽃필 수 있다. 앞에는 광장이 펼쳐진다. 윤광식 대표의 중요한 일정 중 하나는 문화관련 단체와 기업등과 만나 업무협약을 맺는 일이다. 그간 가수협회, 한국실연자음악연합회 등 협력을 협의했고, 한국화랑협회와도 협약을 앞두고 있다. 성수동에 자리잡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SM과도, 원 밀리언 리아킴과도, 그리고 도서관 자동화 시스템 이씨오도 재단과 '친구'가 됐다. 행정은 경영이 아니지만, 결과를 위해 모든 자원을, 체계적으로 동원한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다. 세상에 있는 규칙에 충실하면서, 차근차근. 기사에 채 담지 못한 긴 인터뷰가 끝나고, 신영옥 홍보팀장께서 개관을 준비중인 소월아트홀을 안내해 주었다. 아직 비어있으나 산뜻하게 새단장한 350석 공연장, 예술가들과 공예가들이 햇살을 받으며 주민들과 만날 너른 아트홀 앞 광장, 그 광장과 왕십리를 파노라마 배경으로 가진 2층의 연습실, 디자인을 더욱 다듬은 성동문화재단의 로고 등까지 구석구석 새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코로나가 다행이었다. 우리가 준비를 충실히 할 수 있었다"는 윤대표의 말씀이 다시 상기됐다.무엇보다 공간을 다니며 함께 문을 열어준 직원들의 따뜻한 환대가,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가 계속해서 보였다. 사진촬영을 웃으며 거부한 그네들 뒤로, 새 모습을 한 재단 그리고 소월아트홀의 역사가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참, 성동의 문화정체성이 무엇이냐고? 이제 성동문화재단을 더 유심히 바라보시라. 문화행정가들은 문화로 그것을 실천하고 보여주는 법이니까.
뉴스 | 원동업 기자 | 2022-03-11 18:39
전시장에서 최제희 작가. ⓒ서성원일러스트 작가 최제희의 작품은 개성이 뚜렷하다. 작가의 일러스트가 책 같은데, 실려있다면 가려내기가 어렵지 않다. 그럴 정도로 작가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작가 자신은 아니라고 한다. 작가의 자기만족 기준이 높다고 봐야겠다. 그래서 그랬을 것이다. 이번 인터뷰도 완곡하게 거절했었다. 하지만 내가 부탁을 했었다. 허락을 받자마자 2022년 3월 8일, 전시회가 열리는 충무로 <수잔나의 앞치마>로 부리나케 찾아갔다. 유자차와 빵을 앞에 두고 꽤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중 일부를 여기에 옮긴다. Q: 어떻게 카페에서 전시하게 되었을까요?“여기 왔는데, 마음에 들었어요. 여기서 전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런데 지인이 역할을 해줘서, 이뤄지게 되었지요. 제가 카페를 좋아하긴 해요.”작가의 카페 사랑은 성동구에서 지역 활동 할 때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카페를 소재로 한 일러스트를 여러 번 봤다. <수잔나의 커피>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일반 3층 건물을 카페로 리모델링해서 분위기가 달랐다. 방송에서도 소개될 만큼 유명한 곳이라고. Q: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 중에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고래를 설치식으로 작업한 게 있는데, 남편 손을 빌렸구요, 아이들도 밤새 박스를 만드는 걸 도왔어요. 과정이 특별한 작품이었고 작업이었어요.”그걸 나는 '물고기'라고 했었다. 작가의 말을 듣고, 나는 작가 가족들에 뭔가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저는 고래와 물고기도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입니다요, 네에, 그러믄요.Q: 그림을 판매도 하나요?“그럼요, 저 생계형 작가에요.”그래, 작가의 작품이 팔리기도 하고, 작품을 만들어 달라는 클라이언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동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생계형 작가'라는 말이 내 머리에 깊게 들어와 박혔다. 코로나로 다들 어렵지만, 특히 예술가들은 그 어떤 직종보다 힘겨울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의 생계가 나아지려면 코로나가 풀려야 하려나, 난감하네.최제희 작가가 좋아하는 하트로 구성한 설치 작품. ⓒ서성원 Q: 일러스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대학을 마치고 조교를 했는데, 살아갈 길이 막막했어요. 언젠가 인사동을 갔는데, 일러스트 전시를 보게 되었어요.”그래서 서양화에서 일러스트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일러스트를 따로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일러스트는 생활인으로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작가의 길 Q: 그림은 작가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가?“그림으로 마음을 풀어내죠.”어떤 뜻인지 아니까 추가 질문을 안 했다. 아마도 더 많은 얘기를 내포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야 생각하니 아쉽다. 문득 사진이 떠오른다. 작가와 작가의 지인들을 한 프레임에 넣어 찍었던 적이 있다. 때로는 말하지 않아도 보이는 게 있다. Q: 음악 듣는 거 좋아하시죠? “너무 좋아하죠. 음악이라면 다 좋아요. 저는 태평소를 10분 들어본 적도 있어요.”“듀란듀란을 좋아해요. 노래를 들으면서 작업했어요. '나를 노래하다'요. 최근에 성동신문에 실었던 'dream'은 신명나게 그렸어요.”나는 가요를 좋아한다. 어쩌다 마음에 드는 곡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러면 10분이 아니라, 며칠은 행복하다. 노래 하나로 한 계절을 행복하게 보낸 적도 있으니까. 그래서 음악을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만나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음악을 들으며 작업하고 카페에서도 작업하고Q: 그림 작업하면서 기억나는 게 있겠지요?“옆도 안 돌아보고 그림만 그렸던 거 같아요. 4학년 때 학교에서 가건물을 작업장으로 내어 줬어요. 추웠던 겨울엔 호일을 감아서 겨울나고, 촛불 키고, 그렇게 살았어요. 그래도 그때가 젤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93년돈가 동생이 천마산 스키장에서 알바를 하고 통으로 된 앞치마를 가지고 왔었거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것 하나만 쓰고 있어요.”앞치마 얘기를 들으면서 그게 궁금했다. 말하진 않았다. 그런 앞치마를 입고 싶어도 입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작가가 알까. 그리고 내가 내 몸처럼 생각하고 버리지 않는 게 뭘까. 누구나 하나쯤을 있을 것이다. 전시장 모습. ⓒ서성원 93년에 동생에게 선물 받은 앞치마, 지금까지 그것 하나로 써요. Q: 작가의 일러스트는 동화적 상상의 세계를 그린 것이 많다. 이것은 작가의 의도인가, 아니면 작가의 성향인가? “성격이 밝진 않아요. 대학 때도 어두운 색을 많이 써서 질책을 받기도 했거든요. 일러스트를 하다 보니까 이렇게 바뀐 거 같아요. 회화하고는 이게 다르잖아요. 일러스트는 의뢰인에게 맞출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이 아무래도 밝은 걸 원하잖아요. 이런 압박감 때문에, 내가 길들어진 것 같아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다는 못 벗어난 거 같아요.”Q: 혹시 작품 쪽에서 앞으로 계획 같은 게 있다면?“제가 안으로 내재 돼 있는 게 많은데, 그걸 확 털고 나서야 하는데, 그게 안 돼서, 작품에서도 많이 보일 거예요. 그림하는 친구들이 그래요. 넌, 왜 이렇게 답답하니,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거든요.”“주인공이 있으면 옆에 배경들은 조연들이잖아요. 너는 주인공을 부각시켜야 되는데, 다들 튀어나오려 하잖아, 그랬어요. 제 생각은 그래요. 얘들도 주인공처럼 나오고 싶을 거 아냐, 얘들도 소중하니까 나오게 하고 싶어요. 그래요, 아직은 제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는 거 같아요, 아직까지는. 그리고 새로운 걸 개척하는 것보다 지금까지 해오던 걸 계속하고 싶어요.”조연들도 배려하는 마음 따뜻하고 맑은 심성의 작가이런 답변이 나온 데는 까닭이 있다. 나는 작가에게 작품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봤었다. 현재의 작품 속의 캐릭터는 순수하고 맑은 소녀 이미지가 강하다. 이것을 20대 초반의 숙녀쯤으로 가면 어떻겠느냐고. 캐릭터의 배경은 동화적 상상의 세계를 유지하고 캐릭터만 성인의 세계에 막 발을 들여놓는 캐릭터(어떤 면에서 이질적인 조합이다)라면 유니크한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제안이었다. 작가의 답은 앞에 그대로다. 현재 자기의 세계를 유지한다는 것. 하지만 작가님, 성동신문 연재할 그림은 앞으로 그런 그림으로 시도해주세요. 부탁입니다. 예상 밖의 피드백이 있을지 모르잖아요. 덧붙이는 말-2022년부터 성동신문에 최제희 작가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그림이 있고 여기에 맞춰 내가 글을 쓴다. 글에 그림을 얻는 게 일러스트였다면 이것은 반대다. 그림이 주인공이고 글은 조연이다. “앞으로는 전시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전시를 위한 작품도 해야겠지요. 전시라면 전시 공간에 어울려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한 게 있죠. 사람이 쇼맨쉽이 좀 있어야 하는데, 제가 그게 그래요.”“내년에는 '감정 한 스푼'으로 해서 (전시)해보려구요.”Q: 일러스트는 어떤 매력이 있는가?“회화는 사람들이 (작가의 의도를) 잘 모를 수도 있어요. 작가의 입장에서도 그래요,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작가의 의도를) 아는지, 모르는지, 좀 그래요. 그런데 일러스트는 좀 친절한 편이잖아요. 일러스트 만의 재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Q: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꼭 대학을 나와야 하나 싶어요. 일러스트는 생계에는 도움이 되지 싶긴 한데.…”Q: 작품은 언제 작업하는 편인가(제작 의뢰가 들어와야 하는가, 등등)“(크게 웃으며) 밤에 많이 하죠. 카페에는 음악도 있고, 여기서 끼적이기도 해요. (이게 작품의 출발 혹은 촉발이지요.)내년에는 '감정 한 스푼'이란 제목으로 전시할까 싶고, 대중과 자주 만날 생각Q- 그 외에 하고 싶은 말은?“일러스트 작품에 대한 보수(가격)가 대체적으로 너무 낮아요. 작가에 대한 대우, 위치가 아직도 낮아요. 안타깝죠.”최제희 작가는 전시회를 자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충무로에 가서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그건 행운이다. 행운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티비에서는 선거 개표 방송 중이다. 날이 밝아오는데, 구급차 싸이렌이 요란하다. 구급차 두 대가 우리 아파트로 들어온다. 그리고 방호복을 입은 구급대원이 들것을 챙겨서 내린다. 코로나가 끝나야 그나마 작가들 형편도 나아질 텐데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할까. 우울한 봄이 오고 있다.○ 최제희는? 경기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및 경기대 조형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 성수동 연무장길에 <티티팩토리>를 열고 활동중. titijehee@naver.com www.instargram.com/titijehee○ 양은연이 말하는 최제희 '그녀의 세계에서는 커피잔 하나, 하트 문양, 활자, 사람, 풍경, 자연들이 크기, 색감의 강약이 제한없이 자유롭고 평화롭다. 주제와 비주제의 구분 없이 하나 하나 소중하게 다루어진 그녀의 그림은 그녀의 배려심과 닮아있다. 배려심은 사랑이다.''최제희 작가의 하트는 그녀의 그림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최제희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우리는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없는 평화롭고 행복한 마음의 안식처, 마음의 위안처에 이미 가 있게 된다. … 그녀의 그림 안에 들어가있고 싶은 향수를 느끼게 되는 것은 우리 내면 안에, 우리의 마음 안에 이미 최제희 작가가 꿈꾸는 마음의 위안처를 우리도 또한 알고 있고 꿈꾸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양은연-독일 브레멘 국립조형예술대 석사, 마이스터슐러 졸업. 현재 대학 출강 중.최제희 작가 포트폴리오 엿보기프뢰벨, <눈과마음> <좋은생각> 삽화 작업, '내 이름은 김삼순' 소설 표지화(눈과 마음), 대한적십자사 행사 스크린 작업, 삼성 애티콘 캐릭터 작업, KBS '강연100씨' 홈페이지 삽화, 캘린더, 치과 캘린더, 동시 동화집, 2018건강보험 달력, 성동문화재단 '성동별곡' 잡지 참여.
뉴스 | 서성원 기자 | 2022-03-11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