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의원 “월성원전 4호기 냉각수 누설, 해수방사능감시기로 미세농도 세슘 측정 불가능해”
상태바
이정헌 의원 “월성원전 4호기 냉각수 누설, 해수방사능감시기로 미세농도 세슘 측정 불가능해”
  • 이원주 기자
  • 승인 2024.07.24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지난 22일, 처음으로 발생한 원전 냉각수 2.35톤 누설
- 인근 해수에 설치된 해수방사능감시기로 미세 농도 세슘검출 불가능
이정헌 의원

이정헌 의원(서울 광진구갑/더불어민주당)은 6월 22일에 발생한 월성원전 4호기에서 사용후핵연료저장조(이하 “SFB”)의 냉각(저장)수 누설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늑장대응과 무용지물인 해수방사능감시기의 현실태를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지난 22일 새벽, 한수원은 계획예방정비로 인해 가동이 정지 중에 있는 월성 4호기의 SFB 1번 냉각펌프를 2번 펌프로 교체운전한 뒤, SFB 수위 감소를 인지해 냉각 펌프 정지 및 열교환기 격리 등 누출 차단 조치를 시행했다.

약 –5.2mm의 SFB 수위 변화를 근거로 누출수량을 2.35톤으로 추정했고 열교환기 후단의 해수측 시료채취 분석결과, 삼중수소 및 감마핵종 검출이 확인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원안위에게 보고했다.

이후 원안위는 원전 근처 배수구와 원전에서 2~3km 떨어진 봉길 해수욕장, 읍천 및 죽전항 총 4곳의 시료를 채취해 섬광형검출기(Nal)로 측정했으며 월성 4호기로부터 각각 25km, 40km 떨어진 울산 및 포항에 설치된 해수방사능감시기로 측정에 들어갔다.

그러나 원안위는 사건 발생 후, 7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대응에 나서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 의원은 “방사능에 노출된 냉각수가 바다로 누설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면서 “사건 발생 7시간이 지나고 나서 대응에 나선 원안위에게 대한민국의 안전을 맡길 수 있는지 심히 의문”이라며 “원자력발전소 사고 및 고장시 대응 매뉴얼의 전면재검토가 필요해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해양환경방사능감시정보>

한편, 기존 원안위는 해수방사능감시를 위해 정밀분석구간(40곳), 신속분석구간(38곳)을 지정하여 주기적으로 시료를 채취해 농도의 변동추이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KINS)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밀•신속분석은 낮은 환경준위 수준의 농도를 검출하여 변동추세를 감시하는 분석으로써 특정 지점에서 꾸준히 데이터를 확보해 농도변화의 추이를 감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

이와 반대로 해수방사능감시기 측정방법은 해수 중 방사능을 연속 감시하여, 국내외 원자력 사고 등으로 인해 고농도의 방사능이 국내 해역으로 유입되는 것을 조기 탐지하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둔다.

해수방사능 분석/감시방법 비교
해수방사능 분석/감시방법 비교

그러나 원안위가 의원실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원전 근처 배수구와 봉길해수욕장을 제외한 읍천 및 죽전항은 신속분석구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더 나아가, 읍천 및 죽전항에서 확보한 시료를 정밀•신속분석이 아닌 활어차 현장분석에 탑재되어 있는 NaI(섬광형검출기)(#붙임1)로 분석했다. NaI는 정밀•신속분석에 사용하는 HPGe(감마선분광분석장비)보다 MDA(최소검출가능농도)가 현저히 높아 측정값의 신뢰도는 바닥을 친다. 즉, 드넓은 바다에 누설된 2.35톤의 미세농도를 NaI로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기존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는 정밀•분석 구간이 아닌 곳의 시료를 HPGe가 아닌 NaI를 통해 세슘을 측정하는 것은 올바른 분석방법이 아니며 기존 분석방법과 다르다. NaI로 미세농도 세슘의 측정이 불가능함에도 인체에 유해한 세슘 수치가 나오지 않아 안전하다는 원안위의 답변은 국민을 우롱한 것과 다름이 없다.

추가로 원안위는 사건 발생 7시간이 지나고 원전으로부터 25km, 40km 떨어진 울산 포항에서도 해수방사능감시기 측정이 이루어졌고 결과는 문제없으며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에 이정헌 의원실에서 원자력 관련 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해수방사능감시기는 고농도가 아닌 낮은 환경준위 수준의 농도 측정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해수방사능감시기도 활어차 현장분석에 탑재되어 있는 NaI로 측정하고 있으며 MDA가 현저히 높아 사건 발생 후 즉시 측정에 나서도 고농도의 방사능수치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설치된 해수방사능감시기는 원자력발전소 사고 수준이 아닌, 핵전쟁이 발발하여 핵폭발 20,000여 회가 이루어져야 겨우 유의미한 신호 포착이 가능한 수준의 감도를 가지고 있다(#참고자료)

예를 들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 1m 줄자를 들이대고, 측정이 되지않아 공기가 깨끗하다고 하는 맥락과 같다.

이 의원은 “기존 신속분석 지점에서 채취한 시료가 아닌 것도 모자라 사건 발생 7시간이 지나고 40km 떨어진 곳의 시료를 그것도 HPGe가 아닌 NaI로 측정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발표한 원안위는 문책 대상이다”라면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원안위는 세세한 분석과 조사를 통해 모든 결과를 투명하게 밝히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해수방사능감시기 분석 비교 (출처: 원잔력안전위원회 KINS)

※해수방사능감시기의 계측효율은 MCNP(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전산모사를 통해 산출하였으며, 이동식 해수방사능 측정장비의 계측효율은 시료와 동일한 geometry의 표준선원을 통해 산정된 값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