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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 함영관수필가.지금도 홍시를 보면 할아버지 생각이 난다. 할아버지는 늦가을부터 겨울에 들어가기 전까지 해수병으로 고생하셨다. 아버지는 늘 할아버지 해수병에 좋다는 홍시를 시기에 맞춰 서둘러 준비를 하셨다. 전통적으로 떫은 땡감을 며칠 동안 볕을 쫴주거나 항아리에 넣어 두면 떫은맛이 제거되고 말랑하게 무르익은 맛있는 홍시가 된다. 달콤한 맛의 홍시는 숙취를 풀어주고 소화를 돕는 등 건강에도 좋다. 홍시는 소화 기능과 잔기침에 좋고 비타민C가 풍부하며 호흡 곤란에도 효험이 있다고 하며 항상 준비하셨다. 우리 형제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와 함께 사랑방에서 함께 생활했다. 그때 옛날 구조 집이라 아랫목 벽에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벽장壁欌이 있었다. 높이가 어른 키만큼 높은 곳에 문이 달려 있었으며 다른 문은 없어 문을 열어봐도 어두컴컴했다. 그곳에 무엇이 있었는지 모른다. 홍시는 깊숙이 넣어두고 자물쇠로 잠그셨다. 그곳은 할아버지의 비밀 창고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항시 자물통으로 잠가 두었다. 홍시는 언제고 기침이 나오면 잡수실 수 있도록 옆에 두시고 할아버지께서 기침이 시작될 징후가 나오면 우리 형제는 홍시를 할아버지께 대령하고 있었다. 홍시는 너무 말랑말랑해서 터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다뤘다. 할아버지가 해수 기침이 시작하시면 한동안은 옆에서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헉헉하셨다. 얼마 후 입 안에 홍시를 물고 계시다 보면 기침이 멈추시어 못다 잡순 홍시를 잡수셨다. 우리 형제는 할아버지가 한참 기침으로 고생하실 때는 그저 바라다볼 뿐 빨리 멈추시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할아버지는 기침이 끝나고 나면 벽장에서 홍시 두 개를 꺼내 너희들도 먹으라고 주셨다. 나는 동생과 함께 '게 눈 감추듯' 맛있게 먹고서 할아버지께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면 “그래 이제 나가서 놀아라.”하셨다. 또 홍시를 보면 생각나는 것이 내가 7~8세 때로 기억난다. 그때 이웃에 사는 숙부님 댁에 놀러 갔다. 그곳에는 사촌 누나와 여동생이 살고 있었다. 한참을 놀다 보니 찬장 속에 홍시가 꽤 많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갖다 먹자고 했다. 그런데 그들이 아무 대답이 없다. 그래서 내가 일어나 광주리에 담겨 있는 홍시를 꺼냈다. 그때 여동생이 “아버지가 나가시면서 우리가 먹을까 봐 세어놓고 나가셨다.”라고 하면서 먹으면 혼난다고 했다. 나는 그래도 내가 먹었다고 할 테니 한 개씩만 먹자고 하면서 세 개를 꺼냈다. 하나씩 먹었다. 동생들이 먹으면서도 혼날 생각으로 맛있게 먹지 못했다. 그 당시 숙부님은 부부 사이가 좋지 않으셨다. 딸들까지 미워서 외출할 때 홍시를 세어놓고 먹지 못하게 하셨다. 그 당시 시골에 주전부리가 없을 때라 그들이 홍시를 바라보면서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그때 내가 용감하게 꺼내주었는데도 잘 먹지를 못하고 있었다. 자기 아버지가 얼마나 무섭게 엄포를 놨으면 먹지 못하고 보고만 있었을까? 나는 그때 사촌 여동생이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서는 내가 먹고 싶으면 얼마든지 먹어도 오히려 너무 많이는 먹지 말라고 하셨다. 나는 그때 자식이 먹는 것이 아까워서 홍시를 몰래 감추신 숙부님이 미웠다.지금도 홍시를 보면 수십 년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사촌 여동생이 생각난다.

뉴스 | 성광일보 | 2024-05-10 15:02

김근당 소설가팀장인 남자는 그로 인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 남자는 허탈했다. 팀원들의 사기도 침체된 것 같았다. 그래서 남자는 퇴근 무렵에 기분풀이를 하자고 문자를 보냈다. 고향의 대학에서 흔히 하던 일이었다.주류와 경양식에 음악이 흐르는 카페였다. 팀원들은 남자가 권하는 술에 오랜만이라 취하는 것 같았다. 구석 자리는 조명이 흐르고 분위기가 묘했다. 몇몇 모여 앉은 팀원들이 계속 뭔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불빛 흐린 구석에 앉아 있는 선임이었다. 선임은 남자를 흘낏흘낏 건너다보며 직원들에게 계속 속삭였다. “분위기가 다운된 것 같은데 건배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자고, 서로 속닥거리지 말고, 자, 건배!”남자는 직원들의 관심을 끌어내려 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선임의 손에 있었다. 건배를 하는 척 술잔을 들고는 조금 지나자 자기들끼리 속삭였다. 남자는 귀를 세웠다. “저 원시인 같은 인간이 팀장이라고 팀원들 족치기나 하지, 어떻게 업무 라인이 마비되었는지도 모르고, 저런 멍청이하고 일 할 수 있겠니.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저 인간 때문에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니까.”선임의 속삭이는 소리가 남자에게까지 건너왔다. 남자는 술을 마셨다.“그러게 말이야, 회사 평가에서도 업무 성적이 늘 꼴찌잖아.”다른 직원이 속삭였다.“그래 저 인간은 우리와 인격 자체가 달라. 한 세기 전 구식 부품 같다니까.“선임이었다. 남자는 기가 막혔다. 이심전심 의식구조 아니면 그들만의 신호체계 남자는 팀 내 업무를 통제하고 여섯 명 팀원들의 의식과 신호체계를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원들끼리 전연 생각지도 못했던 의식이 모아지고 있었다. “이선 씨! 나하고 나가서 바람을 좀 쏘이며 이야기할까요?”남자가 넌지시 말했다. 속삭이던 팀원들이모두 남자를 바라보았다.“좋습니다.”선임이 벌떡 일어났다. 남자가 앞장서고 선임이 따라 나왔다. 카페 옆 작은 공터였다.“이선 씨! 팀장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듭니까?”남자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예, 팀장님. 당신이 우리에게 해 준 게 뭐가 있습니까? 다른 팀에게 내내 뒤지거나 하고 말이야,”선임이 잘 되었다는 듯이 대들었다. 모두가 자기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그래, 내가 팀장이 된 지 얼마 안 되어 서툴다 칩시다. 그래도 우리가 열심히 하면 따라잡을 수 있지 않습니까?”“따라잡는다고? 당신 같은 얼치기로는 어림도 없지,”“팀원들 숨통을 조인 건 당신이야, 업무 체계도 모르는 당신 같은 원시인은 우리 일에 방해만 되거든,” 선임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소리쳤다. 남자의 주먹이 선임에게 날아갔다. 남자도 모르는 순간이었다. 선임이 마른나무 쓰러지듯 땅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사람을 쳤다 이거지,!” 선임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피, 피가......”남자가 급히 손수건을 꺼내 피를 닦으려 했다.“필요 없거든,”선임이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는 어딘가로 달려갔었다.남자가 사거리 앞에서 깜짝 놀란다. 영산까지 야산과 농장이던 푸른 벌판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 있다. 남자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주변을 살펴본다. 건물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남자는 정신이 아득하다. 넓고 푸른 들판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떠나온 고향처럼 한없이 넓은 초원이었다. 염소와 양들이 풀을 뜯고 목동들이 말을 타고 달렸다. 남자는 조금 전에 꾸었던 꿈을 떠올린다. 왜 그런 꿈을 꾸었는지 알 수 없다. 무섭게 소리치던 할아버지도 처음 보았다. 세나도 그토록 초췌한 모습일 줄을 몰랐다. 10여 년 전 겨울이었다. 남자는 눈보라 치는 벌판으로 순록을 방목하고 파오(이동식 천막집)를 지을 자리를 찾으러 나섰다. 세나와 결혼해서 살 자리를 찾기 위해서였다. 고향의 젊은이들은 결혼하면 독립하여 혼자 힘으로 살아야 했다. 남자는 방목지를 찾아 서남쪽으로 얼마를 왔는지 몰랐다. 언덕을 넘어서자 해가 지고 있었다. 남자는 야영을 해야 했다. 천막을 치고 메밀 빵과 순록의 젖을 먹고 잠은 순록의 털을 넣은 침낭 속에서 자면 되었다. 남자는 그곳에서 이상한 풍경을 보았다. 지친 눈에 헛것이 보이는가 싶었다. 멀리 보이는 것, 그것은 보고 또 보아도 하늘의 별빛보다 큰 빛들이 수없이 보는 떠 있는 것이었다. 그는 난생처음 보는 풍경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낙타를 몰아 길을 재촉했다. 확인하고 돌아올 생각이었다. 그러나 가까이 보이던 불빛들은 의외로 멀리 있었다. 밤새 벌판을 가로지르고 강을 건너야 했다. 도착한 곳은 말로만 듣던 도시였다. 남자는 도로를 내달리는 자동차들과 촘촘히 늘어선 건물들에 압도당했다.   <다음 호에 계속>

뉴스 | 성광일보 | 2024-05-10 14:59

서울경찰청과 적십자사 서울지사가 폭력범죄 피해자 지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간담회에서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왼쪽)과 권영규 적십자사 서울지사 회장(오른쪽).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회장 권영규)는 서울경찰청(청장 조지호)과 폭력범죄 피해자 지원 확대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10일(금) 밝혔다.서울경찰청에서 개최된 폭력범죄 피해자 지원 간담회는 조지호 서울경찰청장과 권영규 적십자사 서울지사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폭력범죄 피해가정 긴급지원 현황 보고, △적십자 인도주의 운동 소개, △양 기관의 파트너십 확대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이번 폭력범죄 피해자 지원 간담회는 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고 폭력범죄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응원하려는 두 기관의 노력으로 마련됐으며, 앞으로도 서울경찰청과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서울경찰청과 적십자사 서울지사가 폭력 없는 세상을 위한 ‘더불U’캠페인에 함께한다. 더불U캠페인은 LG생활건강의 후원으로 마련됐다.권영규 적십자사 서울지사 회장은 “가정폭력과 성폭력, 교제폭력, 최근에는 묻지마 범죄까지... 정서적인 폭력을 포함한 가슴 아픈 피해자분들에게 작은 희망을 전해드릴 수 있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적십자사도 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스스로의 의지로 범죄자가 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는 것은 안타깝게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피해자들을 위험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고 고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을 연결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무엇보다도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서울경찰청이 추천한 폭력범죄 피해가정은 적십자사 서울지사의 긴급생활자금 지원 대상자로 접수되며, 적십자사 서울지사는 내·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심의를 거쳐 긴급생활자금을 폭력범죄 피해가정에 전달한다. 필요시 상담 진행 후 생계와 의료비 마련을 위한 추가 지원도 가능하다.한편,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는 LG생활건강의 후원으로 서울경찰청과 연계한 폭력범죄 피해자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019년도부터 총 467세대에 4억 6천1백여만 원을 긴급생활자금으로 전달했고, 올해도 총 1억원의 후원금을 피해자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뉴스 | 이원주 기자 | 2024-05-10 12:11

하동케이블카성동구는 자매도시 경상남도 하동군과 교류 협력을 통해 성동구 주민에게 하동군 관광시설 이용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하동군은 지리산과 섬진강, 한려해상국립공원, 신라의 고찰 쌍계사 등 풍부한 관광자원과 천혜의 자연을 보유하고 있는 경남 제일의 관광도시이다.성동구민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관광시설은 「켄싱턴리조트지리산하동」과 「하동케이블카」 2곳이며, 할인 혜택은 2025년 2월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켄싱턴리조트지리산하동」은 객실마다 설치되어 있는 편백나무 스파에서 지리산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유선 예약 후 체크인 시 투숙자 한 명만 성동구민임을 증명하면 객실별 주중 최소 37%에서 최대 61%까지 할인과 동시에 조식 2인 무료 이용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또한 남해바다의 명산인 금오산과 다도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하동케이블카」를 이용할 경우 하동군민과 동일한 혜택인 왕복 기준 5,000원 할인 혜택을 본인에 한해 제공하고 있다.특히 5월 4일부터 6월 3일까지 한 달간 개최하는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를 포함하여 하동군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축제 기간에 방문하여 성동구민만의 혜택을 누려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한편, 성동구는 국내 9개 도시(▴전남 함평군 ▴충남 서천군 ▴충북 진천군 ▴경남 하동군 ▴경북 영천시 ▴강원 영월군 ▴전남 여수시 ▴경기 화성시 ▴부산 동구)와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있으며, 전남 함평군과 경북 영천시, 강원 영월군에서 지정된 관광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국내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 협력을 통해 성동구민이 참여하고 혜택을 받으며 상생할 수 있는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켄싱턴리조트지리산하동  

뉴스 | 이원주 기자 | 2024-05-10 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