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애 낳으라고 하지만, 아이들도 지켜주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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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애 낳으라고 하지만, 아이들도 지켜주지 못해요"
  • 동대문신문
  • 승인 2018.06.0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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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십리초교 앞 예랑어린이집, 건물주 건물 매각으로 폐원 위기
예랑어린이집이 건물 매각으로 폐원 위기에 놓이자 폐원을 막아달라고 학부모들이 구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답십리동 소재 예랑어린이집(원장 한미옥, 전농로3길 20) 건물이 매각이 돼 건물 1층에 월세로 운영되고 있었던 예랑어린이집이 오는 9월 30일까지 이사를 가지 않으면 폐원을 하게 될 위기에 처해졌다. 이에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갑작스럽게 다른 어린이집으로 전원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자 원아들이 이용하는 어린이집이라는 특수상황을 고려해 폐원을 막거나 인근 새로운 건물로 100여 명의 모든 아이들이 함께 이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집회를 구청 앞 광장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진행했으며, 6월 1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잠시 중단하고 있다.

어린이집 폐원의 전말은 이렇다. 예랑어린이집을 포함해 실버빌요양원, 주차장 등을 소유한 건물주는 지난 2월 22일 건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다음날인 23일 새로운 건물주는 어린이집 측에 건물을 신축할 예정이니 오는 7월 31일까지 어린이집을 비워줄 것 전달했다. 이에 어린이집은 이전을 계획하고 인근에 새로운 건물 알아보며 이전을 시도했으나, 현재 임대비용으로는 이미 급격하게 오른 답십리1동의 건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 그동안 예랑어린이집은 보증금 7천만원에 330만원의 월세를 내고 있었으며, 건물주는 예랑어린이집이 운영하고 있었던 2009년부터 9년 동안 단 1차례도 임대료 인상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어린이집 측은 현재 금액으로는 주변 시세를 맞출 수가 없다고 판단해 지난 4월 구청을 방문해 건물이 매각된 사실을 알리고 이전과 폐원에 대해 상담을 했다. 이후에도 어린이집 측은 어린이집 원아들이 전원을 하게 되면 적응이 힘들어 할 수 있는 특수상황을 고려해 소재지를 변경해서 어린이집을 계속 운영하기 위해 인근의 건물들을 물색하고 기존 어린이집 인수도 시도했으나 결국 5월 17일 폐원을 결심하고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학부모에게 폐원 안내문을 18일 발송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구는 지난달 23일 담당팀장, 담당자, 어린이집 대표(원장 배우자), 학부모 대표 등과 건물관리인을 만나 어린이집의 특수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 조율 및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 내년 2월 28일까지 공사를 늦춰달라고 기간연장 요청을 했지만 9월 30일까지가 유예기간이었으나 10월까지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는 것.

아울러 결국 예랑어린이집이 폐원 위기에 처해지자 학부모들은 전원으로 인한 원아들의 적응도 걱정되고, 어린이집 등원 시간 증가 등을 우려하며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5월 24일부터 구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저출산이라며 나라에서는 온갖 정책을 펴내고 있지만 현실은 있는 아이들조차도 지켜주지 못하는 마당에 출산만 강요하는 대한민국이 원망스럽다"며 "부디 상처 없이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지낼 수 있는 곳을 마련해 달라"며 예랑어린이집이 100여 명 원아들과 함께 모두 새로운 건물로 이전을 촉구했다.

이후 매일 집회를 이어 온 학부모들이었지만 "현재 유덕열 구청장이 자리를 비운 동대문구는 학부모들 의견을 들어주지도 않는다"며 지난달 31일 유덕열 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실로 찾아가 면담을 했다. 이에 유덕열 구청장 후보는 "현재는 구청장 신분이 아니라 구 행정에 관여를 하지 못한다. 13일 선거가 끝나고 다시 구청장으로 복귀해 18일 면담을 통해 해결 방안은 마련해 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지난 1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임시적으로 집회를 중지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어린이집을 담당하고 있는 가정복지과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정부는 어린이집 개설에 대한 인가부분을 더욱 강화해 새로운 자리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특히 현재 예랑어린이집 주변으로는 어린이집으로 이용 가능한 건물도 없고, 임대료도 상당히 많이 올라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건물은 이미 15년 전부터 매물로 나왔던 곳으로 15년 만에 매각된 곳으로 알고 있다. 신축을 하려는 건물주의 마음은 잘 알겠지만 어린이집을 생각해 내년 2월말까지 유예해 줄 것을 부탁하려 건물주 만남을 시도했지만, 건물관리인은 건물주가 누구인지 건물주의 전화번호마저 함구하고 있는 처지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예랑어린이집 원아들이 원활하게 보육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학부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이대로 우리 아이들이 쫓겨나는 걸 봐야하는 건지 답답하다. 이 많은 아이들이 어디로 가야하며, 원치도 않은 곳으로 흩어져야 하는 현실 앞에서 너무 화가 난다. 어떻게 학기 중간에 이런 통보를 할 수 있는 것이며, 아무런 해결책 없이 아이들만 상처를 받아야 하는냐?"며 "건물 매각으로 인한 폐원은 말도 되지 않는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없는 건설사로 부터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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