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 동대문구 지킨 성바오로병원, 역사의 뒤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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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년 동대문구 지킨 성바오로병원, 역사의 뒤안길로
  • 동대문신문
  • 승인 2019.01.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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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로 매각 진행, 5월 은평성모병원 통합
올해 은평성모병원으로 이전 할 성바오로병원 본관 모습.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원장 권순용, 이하 성바오로병원)이 지난해 3월 본지 취재 중 인터뷰를 통해 '은평성모병원 이전은 사실 무근'이라며 난색을 표했었지만 결국 현재 전농동 부지를 매각하고 오는 3월 말부터 이동을 시작으로 은평성모병원과 통합을 위한 수순을 비공개로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성바오로병원은 청량리역 일대 개발과 함께 10여 년 전부터 수시로 매각설에 휩싸였었다. 특히 성바오로병원은 청량리4구역 재개발 지역으로 포함해 고층 빌딩으로 개발될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병원 측은 "성바오로병원의 매매는 교황청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부지를 팔 수 없다"며 현 위치를 고수해 현재 진행 중인 청량리4구역 재개발의 지형이 왕산로 뒤쪽으로 지형을 바뀌게 했으며, 개발 속도도 더디게 만들어 동대문구 발전을 늦췄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는 5월 개원 예정인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의 9번째 부속병원이 될 지하7층, 지상17층, 808병상 규모의 은평성모병원이 성바오로병원 의료진 및 시스템을 흡수하기로 하며 70여 년간 동대문구 대표적인 의료기관인 성바오로병원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아울러 성바오로병원 권순용 원장은 교직원들에게 쓴 2019년 신년사를 통해 "2019년은 북한산 큰 숲 아래! 은평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원년이다. 가슴 벅찬 사명감과 긍지를 갖고 은평성모병원에서 새시대, 새지평을 열어가야 할 것"이라며 "72년 전통과 최고를 지향했던 성바오로병원은 오랜 세월 튼튼하게 뿌리를 내렸다. 이제 우리는 이 뿌리를 바탕으로 북한산 큰 숲 아래, 은평이라는 새로운 곳에서 그 꽃을 활짝 피우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최고를 넘어 '좋은 병원'을 만들게 위해 노력하자"고 밝히며 이미 동대문에 대한 미련마저 떨친 듯 느낌이다.

한편 성바오로병원은 1944년 제기동 본당 주임신부인 고 신부(프랑스인)의 초청으로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소속의 수녀 두 명이 파견돼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없이 살던 수녀들이 집 한 채를 기증받아 자그마한 시약소 운영으로 출발했다. 이어 1947년 3월 20평쯤 되는 제기동 소재 작은 건물에 현재 성바오로병원의 전신인 '성모의원'이 개설됐다. 하지만 6·25 전쟁 후 1957년 12월 8일 청량리에 단층 블록집을 짓고 본격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게 된 것이 현재 성바오로병원의 태동이었다.

이후 1961년 5월 15일 성직자들과 지역주민들 염원이 모여 7개과 72병상의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이 탄생했다. 당시 1,000평 단일 건물로는 해가 지날수록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워 병동 증축계획을 확정해 1965년 8월 10일 연건평 1,200평, 지하1층 지상6층 규모의 신병동을 증축해 현대식 종합병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1969년 4월 1일 인턴·레지던트 수련병원으로 인가됐으며, 늘어나는 의료수요와 장비의 교체 등으로 병원공간이 협소해지고 노후해지던 중 청량리역 지하철 공사로 인해 본관 일부에 균열이 생기자 구 본관을 철거하고 새로운 현대식 건물을 신축하기로 결정해 1975년 3월 3일, 지하2층 지상10층의 신관(현재 본관)을 신축해 당시 지역을 상징하는 새 병동을 준공하기에 이르렀으며 병상규모도 250병상으로 확장했다.

이후 1997년 7월 현재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2008년 7월 가톨릭대학교 중앙의료원의 다섯 번째 직할병원으로 편입됐다. 현재는 본관(지하 2층, 지상 10층), 별관(지하2층, 지상2층), 바오로관(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에 총 325병상, 9개 전문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80명의 전문의, 750명의 교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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