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제와 설렁탕 시식은 한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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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농제와 설렁탕 시식은 한 몸이다"
  • 동대문신문
  • 승인 2019.04.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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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농대제 시 양질 설렁탕 제공해야

선농제는 인류가 농경문화에 접어들면서부터 지낸 농경의식으로, 우리나라도 신라가 농경을 관리하는 관리를 두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동대문구 제기동 선농단에서 올리는 선농제는 조선 초 임금 태종 때부터 마지막 순종황제가 1910년에 올렸다는 역사적 사실이 사진과 각종 기록으로 남아있다. 선농제는 조선시대에 임금이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친경하던 행사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여 실시하는 동대문구의 대표 문화행사이다. 임금이 친경을 보이고 선농제에 참여한 관리 및 백성들과 함께 먹은 음식이 소로 끊인 설렁탕이다.

설렁탕은 선농제를 올린 후 60세 이상 노인들에게 만들어 대접한 탕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설, 국물을 오랫동안 '설렁설렁' 끓인 데서 유래했다는 설 등이 있다. '조선요리학'에서도 세종이 선농단에서 친경을 할 때에 갑자기 심한 비가 내려서 촌보를 옮기지 못할 형편이 됐다. 그리고 배고픔을 못 견디어 친경 때에 쓰던 소를 잡아 맹물에 넣고 끓여서 먹었다. 이것이 설렁탕이 되었다고 그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선농제 이후 임금과 백성들이 함께 먹은 설렁탕은 임금의 애민정신과 경로사상이 스며든 뜻 깊은 음식이다. 설렁탕은 선농제 이후 모든 백성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동대문구도 선농제 때 수 천명의 참가자들에게 설렁탕을 대접하고 있다.

문제는 매년 선농제 참가 구민들에게 대접하는 정성이 부족한 설렁탕 때문에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는 점이다. 선농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반면, 기타 행사와 설렁탕 때문에 뒷말이 나오곤 한다. 구 문화콘텐츠 사업인 선농제가 행사내용이 빈약하고 설렁탕도 그다지 맛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필자는 올해 선농제 후 제공된 설렁탕에 대해 업주와 구청 담당자에게 설렁탕에 들어 있는 고가가 빈약해 보인다고 말하자 정색하며 "이 정도이면 됐지, 무엇이 빈약하냐?"라고 역성을 냈다. 필자가 다시 고기의 양을 확인한 후 질의해도 "그 돈에 그 양이면 됐지. 왜 부정적으로만 보냐고"고 다시 화를 냈다. 구 관계자는 이날 제공된 설렁탕 비용은 "2천만원이 지불됐고, 약 3천명 분의 식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필자는 제공된 설렁탕에 대해 맛의 여부 보다는 고기의 양에 대해서만 이야기 했지 국물 맛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필자가 확인한 고기의 양은 몇 점이 되지 않았으며, 이 양에 대해 구 관계자는 '적당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선농제 때 먹은 설렁탕 한 그릇 값은 6천 5백여 원 정도의 가격이며, 음식배달은 자원봉사자들이 했기 때문에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물론 여기에는 떡 값도 포함되어 있다. 필자는 이후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 점심식사하면서 먼저 설렁탕 맛에 대해 지적한 기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구청 관계자는 이미 다른 언론사 기자가 맛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후 필자가 또 제기하자 역성을 낸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구청 행사 담당과장이 본지 기자에게 "다음에는 동대문신문사 대표가 음식점을 정하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필자가 음식점 가지고 구청 관계자에게 말한 적이 결코 없다. 단지 설렁탕에 들어가는 고기의 양이 적으니 더 주었으면 하는 의견을 제시한 것뿐이다.

설렁탕 시식은 선농제와 한 몸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3천여 명의 주민들은 선농제보다는 설렁탕 시식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 행사에는 장안동, 답십리, 이문동 등 구석구석에서 설렁탕 한 그릇 시식하려고 먼 곳에서부터 찾아오는 것이다. 행사관계자는 구민들에게 맛있는 양질의 설렁탕을 제공해 주는 것이 타당하다. 정성이 담긴 맛있는 설렁탕을 드신 구민은 내년에도 다시 찾게 된다. 구는 선농제에서 양질의 설렁탕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행사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

이제 선농제는 동대문구의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메김하고 있으므로, 다채로운 행사기획으로 많은 구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맛있는 양질의 설렁탕 대접이 중요하다. 물론 선농제를 위해 구 관계자들이 노력하고 수고했다. 훌륭한 선농제 행사를 위해 수고한 구 관계자들의 공을 폄훼할 의도는 조금도 없다. 다만 선농제가 더 좋은 문화행사로 거듭나고, 더 많은 구민들이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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