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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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는 무엇일까?
  • 동대문신문
  • 승인 2024.02.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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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도를 하루 코스로 다녀온 적이 있다. 용산역에서 KTX 타고 목포역 도착 이후 택시, , 마을버스를 이용해 선왕산과 그림산 2개의 산을 타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 일정이었다. 신안군이 퍼플섬으로 유명해졌고, 온통 보랏빛인 섬의 풍경이 궁금하기도 했다. 산행이 목적이라 퍼플섬인 반월도는 가지 못했지만, 선왕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마을은 파란색 지붕 일색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신안군은 보랏빛을 시작으로 마을마다 퍼스널 컬러 마케팅으로 지역소멸을 막아내려고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는 사람의 얼굴에 가장 어울리는 색상을 찾는 미용 이론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다. '퍼플섬'인 반월도와 박지도는 다리, 지붕, 차도, 인도, 벽화, 보라색 계열의 꽃까지 온통 보랏빛으로 바다 풍광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섬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나, , 모자, 가방, 소지품 중에 보라색이 하나라도 있으면 무료입장이다. 지역에 자생하는 보랏빛 꽃을 피우는 도라지 군락지를 활용한 컬러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다. 보라색 꽃인 아스타 국화와 자목련을 심고 라벤더 정원도 조성했다. 천사(1004)대교 역시 도라지와 콜라비, 꿀풀의 보랏빛에서 착안해 보라색으로 채색했다고 한다. 왜 보랏빛을 선택했는지를 알 수 있다.

202112, 퍼플섬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 세계관광기구 총회에서 '1회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로부터 '한국 관광의 별' 본상도 받았다. 퍼플섬은 201415천여 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가고 싶은 섬' 선정 이후 2021년에는 약 30여만 명이 찾았다고 한다. 지역자원을 활용한 보랏빛 색상으로 도시를 꾸며서 소위 '대박' 난 사례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관광명소로 언론보도에 소개되고 있다.

2023년 그룹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세빛섬, 남산타워, 시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 8곳을 BTS 상징색인 보랏빛 조명으로 꾸몄었다. 2023년 동대문구도 미래도시 도약의 의지 표현으로 보라색을 도입했다.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김영세의 저서 '퍼플피플'에서 변화에 굴복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신인류'를 의미하는 '퍼플피플'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새로운 브랜드 동대문구 '퍼플시티'를 위해 '꽃의 도시', '탄소중립도시', '스마트도시' 3가지를 성장 모델로 제시했다. 18년째 공터로 방치된 전농7구역 내에 청보리, 코스모스 식재를 통해 생태학습장 '초화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도 했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혼합색인 보라색을 활용한 도시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이 가능한 정열적인 빨간색을 선호하거나, 가로등을 파란색으로 바꾸고 난 후 범죄율이 줄었고, 자살이 많은 다리의 색을 초록색으로 칠해 자살률이 34% 감소했다는 보고서들이 있다. 그만큼 인간과 색의 인과관계는 많은 연구가 있고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다. 보라색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소위 왕실의 색으로 불리며 귀족들의 의복이나 장신구 등에 사용되면서 고귀함과 신비스러움을 연상시켜 준다. 반면 외로움, 우울감, 슬픔, 상처, 갈등, 애증의 느낌을 준다고 한다. 보라색은 개성이 강한 색이기 때문에 잘못 사용하면 아주 천박하게 보일 수도 있고, 지나치게 인공적으로 인식되기 쉬운 색으로 사용에 주의를 요하는 색상이기도 하다.

푸른 바다와 넓은 시야 확보가 가능한 섬 지역의 보랏빛으로 유명해진 신안군의 사례는 지역쇠퇴와 소멸 방지를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성공 사례다. 세계 유명 그룹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로 보랏빛 조명 등장 또한 파격적인 평가를 받았다. 회색 도시인 서울 자치구에서 보랏빛을 활용한 도시 이미지 전환 노력의 성과는 무엇으로 측정할지가 궁금하다. 동대문구와 부합한 스토리텔링으로 탄생한 것인지, 자살률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할 것인지, 주민의 만족도는 어떠한지 등에 대한 자료들이 준비돼야 할 시점이다.

 

양세훈 행정학 박사

(본지 논설위원, 한신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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