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길
시인, (사)세계문인협회 이사
시인, (사)세계문인협회 이사
어느 한순간 섬광처럼
눈썹 위로 콧등으로 쏟아져 내려온 빛
그는 혼자서도 참 잘 발광(發光)하고 있구나
돌이켜 보면 그리 아픈 데 없는데
나 혼자 너무 아파하며 사월을 보내고 있구나
이제는 힘들게 붙잡고 있던 밧줄 그만 놓으렵니다
그 밧줄이 내 허약한 자존심이었든
부질없는 삶을 지탱했던 밥줄이었든
눈감고 그만 놓으렵니다
그래도 될 것 같아요
그 숱한 이무기들과 수수깡들이
깡통소리 내며 하늘에서 들판에서
쏟아져 내리고 돌아다녀도
밧줄 놓고 검은 숲에서 걸어 나오는
장한 그대를 맞아 주렵니다
오오! 이 한밤 영원히 잠들어 깨어나지 못할지라도
오늘은 그만 돌아서서 나를 놓아주렵니다
그만 용서하라고 조용히 말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서울로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