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째 맞을 세계거리춤축제, 올해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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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째 맞을 세계거리춤축제, 올해 '멈춘다'
  • 동대문신문
  • 승인 2023.10.0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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區, "민간단체 계속된 불투명한 예산 사용 바로 잡아야"
올해 춤축제 개최를 위한 제10회 세계거리춤축제 포스터 모습. 이 포스터는 올해 미개최가 됨에 따라 쓸모없어지게 됐다.
올해 춤축제 개최를 위한 제10회 세계거리춤축제 포스터 모습. 이 포스터는 올해 미개최가 됨에 따라 쓸모없어지게 됐다.

올해로 제10회가 될 장안동 대표 행사인 '세계거리춤축제'가 지난달 25일 최종적으로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동대문문화재단(대표이사 김경욱)과 민간단체인 세계거리춤축제위원회(위원장 이재식 구의원)는 행사 콘셉트에 대한 이견과 1021~22일 개최 예정인 행사가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최종적으로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앞서 불법안마시술소가 성행한 장안동 일대가 경찰의 집중 단속으로 철퇴를 맞자 장안동 지역 상인들이 지역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차 없는 장한로에서 '세계거리춤축제'를 개최해 신한류문화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목적으로 2012106일 제1회 세계거리춤축제를 개최해 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추기와 맞물려 많은 이가 장안동을 찾았다. 이에 구는 민간이 주도한 행사가 큰 성공을 거두자 제2회 행사부터는 전폭적인 지원으로 행사를 이틀로 늘려 2013년 제2회를 시작으로 2019년 제8회까지 매년 행사를 진행했고, 2020~2021년은 코로나19로 잠시 쉬었다가 2022년 제9회 행사를 통해 실시됐다. 특히 시·구는 장안동 세계거리춤축제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대형 조형물 및 춤축제와 어울리는 가로등 설치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축제가 9회까지 지속되는 동안 문제점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장한로에 설치된 부스 사용료에 대한 정산 문제를 비롯해 축제가 끝난 후 대금 결제에 대한 예산 사용이 불투명하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또한 애초에 장안동은 춤과 관련된 콘텐츠가 전혀 없음에도 ''이라는 소재로 12일간 대형 야시장을 방불케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같은 문제점에 이필형 구청장은 줄곧 "지역상권을 살리는 축제는 필요하다. 하지만 동대문구 콘셉트에 맞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민간단체인 세계거리춤축제 위원회의 위원장 문제도 불거졌다. 2019년 제8회 대회를 끝으로 배턴을 이어받은 장성운 위원장(동대문구의회 의원)20227월 구의회 의원 당선 이후에도 최근까지 위원장직을 유지했다. 이는 이해방지충돌법(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위해 이해충돌 방지)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위원장 교체가 시급했고, 최근에서야 장안1동을 지역구로 둔 이재식 의원이 위원장으로 취임해 준비하고 있었다.

더불어 이번 춤축제가 취소됨에 따라 이와 관련해 확보해 두었던 시·구 예산 14,000만원은 반납이 불가피하게 됐다. 신복자 시의원(국민의힘, 동대문4)이 확보한 '브랜드축제' 서울시 예산 13천만원은 세계거리춤축제를 위한 항목이라 춤축제 외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또한 구도 3,000만원의 춤축제를 위한 예산을 불용 처리해야 한다.

아울러 구 관계자는 "춤축제 위원회와 이번 축제에 대해 수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위원회는 기존 행사 방식을 고수했다. 우리는 축제를 못하게 하자는 것이 아닌 투명하고 동대문구 콘셉트가 드러나는 축제로 바로잡으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문화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방향으로는 이 축제가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콘셉트를 재정비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축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위원장 교체 등 문제를 풀지 않았고, 준비가 되지 않은 축제에 구와 문화재단은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개최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에 춤축제 위원회 이재식 위원장은 "두 자리 숫자인 10회째를 맞는 축제인데 이렇게 무산돼 안타깝다""불투명한 예산이 문제라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스 사용료에 대해서는 문화재단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구의 행정적 지원이 없다면 장한로 교통통제를 도와줄 경찰서 협조도 없다. 결국 11년 동안 장안동 지역에서 장안동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고 노력했던 위원회가 주도했던 축제를 관에서 뺏으려는 것 아니냐? 올해 중단되면 내년에도 후년에도 없다. 이대로 춤축제는 사라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위원회 주장에 구와 문화재단은 올해 춤축제가 개최되지 않는 것에 대해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동대문구 콘셉트에 맞는 축제 개발 TF팀을 조직해 동대문구에 모든 축제를 정비할 방안도 있다""동대문구를 홍보하고 구민들이 더 좋아할 만한 축제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춤축제 개최 취소에 주민들 의견은 서로 엇갈렸다.

한 주민은 "애초에 춤축제는 장안동이랑 전혀 맞지 않는 콘셉트로 행사 기간에는 외부에서 들어온 부스 때문에 지역경제 상권도 안 살고 대형 야시장만 들어섰다. 특히 그동안 축제위원회는 예산 정산 문제로 참여 업체들이 많은 불만을 가졌다. 지금이라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다른 주민은 "처음 콘셉트가 맞지 않았어도 10회까지 이끌어오며 장안동을 대표하는 축제로 명성을 알렸다. 운영상 문제점은 잡아야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이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그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게 한 것은 큰 잘못이다. 더군다나 시·구 예산 확보와 위원회도 미흡하지만 나름 올해 축제를 준비했는데 시 예산 11천만원을 날리면서까지 안하는 것은 잘못이다. 장안동 춤축제는 장안동 주민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대문구 소상공인들 제품과 동대문구 단체들 홍보할 수 있는 동대문구에 가장 큰 축제인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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